엄마가 말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세계적 권위의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선욱(18ㆍ한국예술종합학교 3년) 군. 그가 외국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그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어린 나이에도 비르투오소(대가) 같은 면모를 풍기는 비결은 뭘까. 김군의 어머니 임미재(46ㆍ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동초등학교 교사) 씨에게 그 해답을 들어봤다. 임씨는 아들 선욱군에 대해 "어려서부터 부모가 놀랄 정도로 큰 꿈을 가졌고, 그 꿈을 이루기 전까지 절대 좌절하거나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인 임씨는 남들이 하는대로 선욱 군을 피아노 학원에 보냈다고 한다. 선욱 군은 음악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타고난 머리와 특유의 끈기를 바탕으로 리즈 콩쿠르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던 것. "선욱이는 뭔가 하나에 몰두하면 2년 동안은 거기서 못 헤어나와요. 최근에는 '7막7장'의 주인공인 홍정욱 씨에 빠졌는데, 그 분의 책을 거의 끼고 살았어요. 그 전에는 정명훈이 쓰던 지휘봉, 입던 셔츠까지 사야 직성이 풀릴 정도였죠.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야구선수 이상훈을 좋아해 왼손으로 얼마나 많은 공을 던졌는지 몰라요." 선욱 군도 지난달 31일 인터뷰에서 "(자신은) 음악 내외의 것에 한 번 관심을 가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며 "요즘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그레고리 소콜로프의 희귀음반을 모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임씨는 선욱군의 또다른 장점으로 자립심을 꼽았다. 어렸을 때 국내 콩쿠르가 열리는 날 바쁜 시간 쪼개 콩쿠르 개최 장소 근처까지라도 데려다주려 했지만 선욱 군은 늘 혼자 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는 것. 이번에도 혼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선욱 군의 꿈은 다니엘 바렌보임이나 정명훈처럼 지휘와 피아노 분야에서 모두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서는 것. 그는 방안에서 혼자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음반을 틀어놓고, 벽에는 '지휘자 김선욱'이라고 쓴 종이를 붙여놓은 채 지휘하는 모습을 흉내내기도 한다. 임씨는 "별로 잘해준 것도 없는데 선욱이한테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며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아들 덕분"이라며 웃었다.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선욱 군은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한 대학생으로, 현재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금호문화재단의 영재콘서트를 통해 발굴됐으며, 지난해 대원문화재단이 신예 음악가 발굴을 위해 제정한 제1회 대원예술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바흐 스페셜리스트 안젤라 휴이트 내한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여류 피아니스트 안젤라 휴이트(48)의 내한공연이 다음달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그는 1994년 음반사 하이페리온과 바흐가 작곡한 주요 건반악기 작품을 모두 녹음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11년 만인 지난해 그 대장정을 마쳤다. '인벤션'(1994년), '프랑스 모음곡'(1995년), '평균율 제1권'(1997년), '골드베르크 변주곡'(1999년), '바흐 피아노 편곡집'(2003년) 등이 이때 나온 음반들. 이 음반들은 영국의 한 언론으로부터 '우리 시대가 내놓은 가장 영광스러운 음반 가운데 하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전설적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를 기리기 위해 198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 바흐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굴드를 잇는 바흐 스페셜리스트로서 입지를 굳혀가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 같은 캐나다 출신인 굴드의 연주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서 "저 괴짜 아저씨 누구야"라고 묻곤 했다고 한다. 3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4세 때 대중 앞에서 공연한 그는 바이올린, 리코더, 성악, 발레 등에도 능하고 미모도 겸비한 '팔방미인'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그는 바흐 '영국 모음곡' 6번 d단조와 '프랑스 모음곡' 4번 내림E장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비창'과 3번 C장조를 들려준다. 3만-7만원. ☎02-541-6234. /연합뉴스

댄스그룹 출신 솔로, 발라드로 승부수

선입견이다. 하지만 '아이돌 댄스 그룹은 가창력이 떨어진다'는 데 이견(異見)도 드물다. 가요계에 크리스ㆍ아유미ㆍ박정아ㆍ손호영 등 댄스그룹 출신 솔로 가수의 등장이 봇물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이들 중 클릭B의 오종혁(23)과 베이비복스 출신의 간미연(24)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공통점은 발라드 가수로 홀로서기 했다는 점. 그룹 시절 오종혁과 간미연의 음색을 대부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의 감성적인 음색과 가창력은 새롭다. 댄스 가수 백지영의 '사랑 안 해'가 '터진' 이후 한동안 유행했던 발라드 가수 대열에 동참한 만큼 트렌드에 부합한 건 아닐까. 이들의 가창력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음악 팬들이 솔로 1집에 거는 기대는 얼마나 될까. 두 가수에 던져지는 몇 가지 우려의 시선에 대해 직접 물어봤다. ◇오종혁 "춤출 거란 뻔한 이미지 싫어" 오종혁은 가수 더 네임이 작곡한 발라드곡 '죽을 만큼'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댄스곡을 고려했다"는 그는 "대중은 당연히 춤추는 오종혁을 생각할 것"이라며 "너무 뻔한 이미지여서 장르의 변화를 꾀했다. 모험이기에 모든 걸 걸었다"고 말했다. 음반을 들은 후 "어~ 오종혁 목소리가 이랬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자 "나 역시 내 목소리가 이랬나 싶어 계속 들어봤다"며 수줍게 웃었다. "사실 대중은 발라드를 부른 오종혁의 음반에 큰 기대를 안 한다고 생각해요. 가창력에 큰 자신이 없어 녹음 과정에서 스스로 실망도 했죠. 타이틀곡 디렉터인 더 네임 형으로부터 노래할 때 나쁜 습관 등을 고치며 많은 걸 배웠어요. 그간 클릭B란 이름 속에서 편하게 지낸 절 발견했죠." 그는 홀로서기하며 느낀 많은 감정들을 쏟아냈다.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팬에 의존해요. 팬이 줄면 상심하고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죠. 우린 클릭B로 활동하며 정상에 선 적이 없어요. 톱 인기그룹이 아니었기에 밑바닥까지 가는 시간도 빨랐죠. 지금 우린 밑바닥까지 간 것이나 다름없거든요." 오종혁 1집의 프로듀서를 맡은 우연석을 비롯해 멤버들은 그에게 미안해 했다고 한다. "(김상혁 음주 교통사고, 전 소속사와 계약해지 등을 겪어) 클릭B 활동이 힘든 상황이어서 먼저 음반을 내게 됐다"는 그는 "멤버들이 '안 좋은 상황에서 짐을 지워준 것 같다'고 미안해 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직은 홀로 무대에 서는 게 낯설다. 조용히 서서 노래하려니 손 동작도 어색하다. 그는 "발라드 가수로 전향한 건 아니다"라며 "여러 장르를 시도해 최대한 많은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한편 1999년 7인조로 데뷔한 클릭B는 3.5집을 마친 후 2002년 세 명(하현곤, 유호석, 노민혁)이 빠졌고 4인조로 체제를 정비했다. 현재 오종혁ㆍ우연석ㆍ김상혁ㆍ김태형만이 그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종혁은 "2월 입대한 하현곤, 방위산업체에 근무중인 노민혁, 가족과 이민 갔던 유호석과도 연락하고 있다"며 "원년 멤버 7명이 반드시 클릭B로 다시 뭉칠 것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종혁은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 메가웍스 이사로 재직중이며 우연석은 타이탄엔터테인먼트를 설립, 대표 명함을 팠고 오종혁은 이 회사 소속이다. ◇간미연 "댄스가 더 부담, 발라드 마니아" "평소 발라드곡을 좋아했어요. 댄스가 더 부담이었죠. 노래방에서도 메번 발라드곡만 부르니까요." 간미연은 작곡가 방시혁의 발라드곡 '옛날 여자'를 타이틀로 정하며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지구력을 키워야 했다. "사람들이 기대한다는 생각은 안 해요. 악플도 달리니까요. 하지만 그런 말엔 무심한 스타일이죠. 기대한다는 소수의 팬들이 있기에 힘을 냈어요. 제가 다른 가수의 노래에 위로받듯이 제 노래가 단 몇 명에게 마음의 위로가 된다면 전 성공한 셈입니다." 1997~2005년 베이비복스로 활동한 간미연에게 솔로 음반을 내는 과정은 가장 힘든 시기였다. 소속사가 베이비복스 1기를 해체하고 2기 베이비복스 탄생을 준비해 베이비복스란 이름으로 음반을 못 내게 되자 상처 입은 팬들의 글을 보며 눈물도 흘렸다. 또 혼자 걸어야 할 길에 대한 자신도 없었다. 지금도 홀로 노래할 때, 인터뷰할 때 부담이 된다. 그런 간미연에게 연예계 친목 모임으로 유명한 일명 '야채파'가 솔로 음반에 지원사격을 했다. '야채파'에는 간미연(애호박), 슈(당근), 유진(고구마), 소이(마늘), 박지윤(옥수수), 레나(오이), 심재희(감자) 등이 속해 있다. 이들은 '그 앤 너에게 반하지 않았어'란 곡을 함께 노래했다. "평소 밥 먹고 차 마시고 속상할 땐 술도 한잔 하는 모임이에요. '너 솔로로도 충분히 잘할 수 있어'라고 늘 격려해줬죠. 이번 합동 작업을 계기로 언젠가 프로젝트 그룹으로 음반을 내기로 했습니다."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인 '동안클럽'에 출연하며 친해진 노홍철도 '키스'란 곡에 피처링 참여해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간미연은 솔로 활동 개시와 함께 중국ㆍ대만ㆍ태국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를 위해 1집에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끈 량징루(梁靜茹)의 '아이니부스량산톈'을 '하얀 눈이 내리면', 대만가수 차이이린(蔡依林)의 '애정삼십육계'를 '그게 다야?', 태국 가수 마이 차로가 부른 '록 항 쾀 펀엔푸라'를 '그 사람을 찾아주세요'로 리메이크했다. 현재 중국 음반사 성문문화전파유한공사, 태국 GMM그래미와 진출을 협의중이며 한류 1세대인 베이비복스 출신답게 연말부터 중국에서 연기자 및 가수로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의리의 앨범’ 낸 낙지 “구준엽이요? 감사합니다!”

“이거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음반 아닙니다. 시간 지나면 엄청 비싸질 거거든요. 조심히, 조심히….” 개그맨 아니랄까봐 넉살이 보통이 아니다. 개그맨 낙지의 말이 허풍만은 아니다. 디지털 싱글 앨범이니 ‘시중에서 살 수 없는 것’만은 사실이다. “옥동자 은상탈 때 대상 받은 거 모르셨죠? 이제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3년 할부로 산 스포티지 아직 2년은 더 할부금 부어야 하는데 내다 판 거 아시죠?. 이번에 ‘너무나 다행히’ 디지털 음원 계약이 됐어요. 안 그랬으면 전세 보증금도 빼려는 찰나였는데요.(웃음)” 그랬다. 가수 지망생도 아니고 개그맨이 음반 하나 내겠다고 타던 차를 팔아 음반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그렇다고 가수로 전업하자고 낸 음반도 아니다. 개그를 더 잘해 보겠다고 만들었다. “2000년 KBS 신인 개그연기자 콘테스트에서 ‘옥동자’ 정종철이 은상 탈 때 제가 대상 받고 개그맨 데뷔했거든요. 그럼 뭐합니까. 옥동자 잘 나갈 때, 저 사실 지난 6년 동안 크게 한 거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발짝 물러서서 어떤 개그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지 분석했죠. ‘음악적 요소’가 가미된 개그를 좋아하시더라구요. 음악과 개그, 그 접목 지점이 어딜까 고민하다 ‘랩’이란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랩에 도전했거든요, 이 음반을 시작으로 더욱 멋진 개그맨이 되겠습니다.” “백댄서 귀걸이 하나까지 발로 뛴 뮤직비디오예요” 살아도 개그맨, 죽어서도 개그맨이라는 낙지가 개그의 연장선에서 시작한 도전이지만, 얼렁뚱땅 음반을 준비하지 않았다. 타이틀곡 ‘오빠잖아’를 비롯해 ‘공사중’ ‘Flower Snake’의 가사를 직접 쓰고, 3개월간 랩을 연습하고,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애마’를 팔아 벤틀리 포르쉐 페라리를 빌리고, 백댄서들이 착용할 목걸이 하나, 귀걸이 하나를 협찬받기 위해 동대문 시장을 누비고 다녔다. 3곡짜리 디지털 싱글 앨범 내는데 가수라면 한 달이면 넉넉하겠지만, ‘개그맨인데 뭐, 이 정도면 되지’라는 마음가짐이었대도 금세 끝났겠지만 낙지는 9개월이 걸렸다. “물론 전 언제까지나 개그맨이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엔 가수잖아요. 공을 들여 노래를 만들고 안무를 하고, 수준있는 무대 매너를 갖추고…. 그렇게 해야 본업이 가수인 분들에게도 예의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관객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음반, 뮤직비디오 구석구석에 저와 모든 스태프들의 땀이 묻어 있습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요.” “구준엽이요? 감사합니다!” 들고 온 뮤직비디오도, 앨범도 들어보라고 성화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얘기다. 모니터를 언뜻 보고 지나가던 한 기자가 “어? 구준엽이에요?”라고 말하자, 낙지는 “구준엽이요? 아이구 감사합니다!”라며 넙쭉 절을 한다. “가끔 이런 얘기 들어요, 가수 구준엽 뮤직비디오인 줄 알았다는…. 저야 기분 좋죠. 완벽한 댄스를 구사하는 대가수와 혼동되다니, 영광입니다.” 사실 ‘반짝이는’ 머리가 같다고 착각하진 않는다. 적어도 뮤직비디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설퍼 보이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낙지의 노력이 ‘보람’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의리로 만든 앨범! 사실 개그맨이 음반 낸다고 하니 주위에서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고, 대뜸 “너 밤무대 뛰려고 그러지” “벌써 캐롤 내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단다. 그런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제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낙지. 그는 모든 능력을 갖지 않았으면서, 혼자서 모든 걸 해내겠다고 고집만 피우는 사람은 아니다. 주변의 능력있는 동료와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덕분에 ‘오빠잖아’에서는 섹시하게 변신한 춘자의 모습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고 개그맨 신봉선과 정경미를 볼 수 있다. 양혜승은 ‘공사중’의 피처링을 맡아줬다. “밤 11시에 춘자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당장에 ‘얼른 와, 100곡이든 1000곡이든 다 해줄게’라고 말하더라구요. 연예인이란 게 소속사와 사전 조율 없이 답을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참 고맙더라구요. 혜승이 누님도 ‘내가 회장이거든, 누가 뭐래. 내가 도와줄게’라며 흔쾌히 찜질방에서 달려오셨고, 후배 봉선이도 ‘개그콘서트’ 녹화를 피해 새벽에 일어나 와줬습니다.” 이들 외에도 보이지 않게 도와준 사람들이 많았다. 거마비, 운영비 주며 작업을 진행하는 게 보통인데, ‘무료’로 도와주는 것도 모자라 ‘찬조금’까지 보태줬다. 일일이 이름을 밝히진 못하지만, 감사한 마음 잊지 않을 것이고 살면서 갚겠단다. 춘자, 낙지 위해 드레스를 입다 낙지가 춘자의 데뷔곡 ‘가슴이 예뻐야 여자지’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무대에 함께 섰던 것을 생각하면, ‘의리의 보답’일 수도 있건만 낙지는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위해 드레스를 입고 ‘여자로 변신한’(?) 춘자에게 각별히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에 춘자가 발라드 곡을 선보이거든요. 그 분위기에 손상을 줄 수도 있는데, 댄스곡에 기꺼히 참여해 준 것도 기쁘구요. 중성적인 이미지를 벗고 제 뮤직비디오를 위해 과감한 노출을 감행해 준 것도 고마워요. 처음엔 드레스 입지 않겠다고 도망다니고, 겨우겨우 입혔더니 찍지 말라고 도망다니고…. 혜승 누님이 ‘입어봐라’ ‘즐겨라’ 부추겨 주신 덕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습니다.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을 연상시키는 춘자의 섹시한 모습, 아마 제 뮤직비디오에서 처음으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의리의리한’ 쇼케이스? 앨범 표지며 음반 디자인이 멋지다는 평을 건네자, 알고 지내는 보석디자이너가 직접 해줬다는 답이 돌아온다. “주얼리 브랜드 ‘토니 앤 태리’ 만드신 분인데, 표지뿐 아니라 쇼케이스 자리까지 마련해 주셨어요. 오는 10월에 인사동에서 보석쇼를 여는데, 자신의 브랜드를 위해 준비한 행사면서 ‘그냥 네 쇼케이스로 생각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멋지게 쇼케이스 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의리로 만든’ 낙지의 디지털 싱글 앨범의 쇼케이스가 ‘의리의리한’ 보석들 속에서 열리게 됐다. 10월18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홀에 가면 가수 낙지를 만날 수 있다.

女3 男1 ‘아일랜드시티’청일점 “여장하고 파티 가요”

“저 여장하고 여성전용 파티가요 ^.^” 혼성 4인조 모던락 밴드 ‘아일랜드시티’의 청일점 기타리스트 연수의 얘기다. 최근 고려대, 서울대, 세종대, 인하대, 경민대 축제를 비롯해 연·고전 폐막제까지 여러 대학행사에 초청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아일랜드시티’가 이번에는 여성 전용 파티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그런데 말그대로 ‘여자만 출입 가능한’ 여성 전용 파티라 멤버들은 고민에 빠졌다. 연수를 빼고 세 명의 여자 멤버만 참석할 것인가, 아니면 참석 못할 것인가.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의 ‘연수의 여장’. 연수의 새로운 도전(?) 덕분에 22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선유도공원 환경놀이터에서 ‘2006 여성전용파티’의 피날레는 ‘아일랜드시티’가 장식하게 됐다. 사실 처음부터 연수가 흔쾌히 여장을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남자가 여장을 할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공연의 취지를 듣고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아일랜드시티’ 가는 곳에 내가 빠질 순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장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왕 하기로 한 거 더 이쁘게 하고, 멤버들과 함께 신나게 공연하려고 합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문화미래 이프’ 관계자는 “ ‘아일랜드시티’의 방송 출연 내용과 공연 활동을 유심히 지켜봤다. 밴드가 부르는 노래 ‘난 유쾌한 당신의 공주를 꿈꾼다’는 물론이고 멤버들의 강렬한 여성적 이미지가 행사의 취지에 부합된다고 생각해 초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여성전용파티’는 여성의 ‘안전한 밤’을 되찾자는 취지에서 열리는 행사로 ‘여자만’ 참여할 수 있다. 기존의 록밴드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여자 셋, 남자 하나’의 멤버 구성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일랜드시티’는 24일 오후 1시 ‘KBS 뮤직뱅크’에서도 만날 수 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영국 리즈콩쿠르 우승

김선욱(18ㆍ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년) 군이 세계적 권위의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김군은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즈 타운홀에서 끝난 제15회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앤드루 브라우넬(미국)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강충모 교수의 제자로,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 밟고 있는 김성훈(28) 씨는 5위를 차지했다. 이번 콩쿠르에는 39개국 235명이 참가 신청서를 냈으며, 김선욱 군은 최연소로 6명 가운데 우승자를 가리는 결선에 올라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 갈채를 받았다. 한국인이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 1975년 정명훈 씨가 공동 4위를, 1984년에는 서주희 씨가 2위, 1990년에는 백혜선 씨가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김군은 지난해 9월 열린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콩쿠르 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한 대학생으로, 현재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장래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7일부터 시작된 이번 콩쿠르는 25일 리즈대학 그레이트홀에서 6명의 결선 진출자들이 출연하는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리즈 콩쿠르는 1963년 창설돼 3년 마다 한번씩 열리며, 차이코프스키, 퀸 엘리자베스, 쇼팽 등 세계 3대 콩쿠르 못지 않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사정상 열리지 못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면 런던 필하모닉, BBC 심포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기회가 많아져 그만큼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니엘 하딩이 이끄는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다음달 1일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선정된 독일 출신 라르스 포그트(36)도 1990년 콩쿠르 2위 수상자이며, 라두 루푸(루마니아), 드리트리 알렉세예프(러시아) 등도 이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