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사의를 표명한 손석희(50) MBC 아나운서 국장이 MBC를 떠나 다음달중 신설되는 성신여대 인문과학대 문화정보학부 정교수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석사 출신의 언론인이 정교수로 스카웃되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문화정보학부는 2006년 1학기 첫 신입생 60명을 받는 신설학부로 문화 자원 컨텐츠 전공과 방송 화법 전공 등 두개의 세부전공으로 나뉜다. 손 국장은 방송 화법 전공 전임 교수직을 맡게 될 계획이다. MBC는 지난 연말 손 국장의 사표가 제출되자 최문순 사장 이하 전 경영진이 나서 사표 철회를 요청한 바 있다. MBC 경영진은 9시 뉴스데스크 메인 앵커 자리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까지 손 국장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1984년 입사한 손 국장은 최근 시사프로그램인 라디오 ‘시선집중’,TV ‘100분 토론’을 진행하면서 MBC의 스타 아나운서이자 대표 언론인으로 자리매김 받고 있었다. 손 국장은 97년부터 99년까지 미국 미네소타대 저널리즘 석사를 마쳤고,성균관대 겸임교수 등 활발한 강의활동을 하면서 여러 대학으로부터 교수 제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보도국 이인용 앵커의 삼성전자 홍보팀장 전격 스카웃에 이어 또다시 스타급 아나운서의 이직으로 MBC는 새해부터 술렁이고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손태영이 데뷔 이후 첫 주연을 맡는다. ‘역전의 명수’를 연출한 박흥식 감독의 새영화 ‘경의선’(제작 민영화사)을 통해서다. ‘경의선’은 정신적 아픔을 가진 두 남녀가 경의선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후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 극중 손태영은 술에 취해 우연히 올라탄 경의선 막차에서 남자 주인공을 만나 처음엔 서로 경계하지만 결국 진실한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는 독문학과 시간강사 ‘이한나’로 출연한다. 메가폰을 잡은 박흥식 감독은 “손태영은 대학강사라는 직업에서 풍기는 지적인 이미지는 물론 극중 캐릭터가 갖는 내면의 불안함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손태영의 소속사인 싸이더스HQ는 “박흥식 감독과 함께 실제로 경의선 기차를 타고 여주인공 한나가 지나갔던 곳을 답사할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이번 영화에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경의선’은 다음달 10일 첫 촬영을 시작한다.
정지찬(34). 그가 솔로음반을 발표했다. 1996년 ‘네가 날 볼 수 있게’로 유재하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정지찬은 남성듀오 ‘자화상’으로 적지 않은 골수팬을 확보한 싱어송라이터. 2003년에는 프로젝트 앨범 ‘휴’를 발표해 잔잔한 반향을 불러모았다. 이번 앨범에서 역시 작사, 작곡, 프로듀서, 세션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다. 앨범 타이틀도 ‘원맨’이다. “2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앨범을 컴퓨터 하드를 날리는 바람에 몽땅 잃을 뻔 했죠. 3개월에 걸쳐 일대일로 모든 작업을 복구했는데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혼자 다녀온 인도여행의 느낌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렸어요.” 정지찬은 “주변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몽환적이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고 했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앨범작업을 하면서 수를 놓는 느낌이었다고.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눈사람’을 비롯해 그가 지난 10년간 직접 작사,작곡한 12곡이 수록됐다 타이틀 곡 ‘눈사람’은 아련한 느낌의 발라드 곡이고 ‘바다의 노래’는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곡이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경에 반대하는 내용은 담았을뿐 아니라 가만히 들어보면 슬픈 고래소리가 들린다. 그밖에도 사랑의 상처를 담은 피아노곡 ‘상처’를 비롯해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의 조합이 인상적인 ‘멈춰버린 시계’ 미디움 템포의 팝 ‘드라이브 인 더 레인’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다. “내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에 대해 한번 돌아보게금 하는 앨범이에요. 그 중에서 ‘상처’라는 곡은 헤어진 그녀의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불에 데인 것 같은 느낌을 담은 노래에요” 자화상으로, 휴(HUE)로, 솔로 가수로 음악 팬들을 만나온 정지찬. 노래를 부르는 이는 하나였지만 그 맛은 제각기 달랐다.정지찬은 “자화상이 친구같은 앨범이었다면 휴는 백화점 같은 앨범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솔로 앨범은? “한 사람이 혼자 여행하는 느낌이라면 적절할까요.” 얌전한 이미지와 달리 재치 넘치는 입담과 썰렁한 유머의 소유자인 정지찬은 10여곳의 라디오 고정패널로 맹활약 중이다. 활동을 하지 않는 시기에도 방송국을 오가며 라디오 출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보니 언더그라운드계에선 그를 “라디오계의 유재석”이라 부른다. 정지찬은 토이 출신의 김연우, 김형중과 단짝으로 통한다. 음악적 동료를 넘어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사이란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발표했다. 정지찬은 특유의 썰렁한 유머로 “떡볶이 집도 모여야 장사가 잘 된다”며 호탕한 웃음을 흘렸다.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김종국 싱글앨범에 함께 부른 ‘회상’이 큰 인기다. ‘회상’은 김종국과 마이키가 듀오 터보로 활동했던 시절 많은 사랑을 받았던 히트곡으로 에픽하이와 김종국이 이번에 ‘2006 회상’을 통해 새롭게 리메이크했다. 그렇다면 김종국이 에픽하이와 ‘회상’을 리메이크하게 된 이유가 뭘까. 김종국과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가수 선후배로 평소 절친한 사이. 김종국은 ‘회상’ 리메이크에 앞서 프로듀서,작곡가와 함께 재편곡한 ‘회상’을 모니터 하던 중 래핑 부분에서 타블로가 스쳤다고. 그는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타블로와 함께 하는 건 어떠냐?”고 물었고 모두들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소식을 접한 타블로는 “종국 형이 같이 노래하자고 제안해 너무 기뻤다”면서 “‘회상’은 터보 노래중 가장 좋아한 노래였는데 이런 기회를 갖게돼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키 형과 다른 스타일의 래핑을 유감없이 보여 주겠다”고 덧붙였다. 김종국과 타블로의 ‘2006 회상’은 지난주 발표돼 현재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상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버블시스터즈가 배용준, 손예진과 같은 일본 소속사에서 활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3일 30개월만에 2집 ‘Ready For Soul’을 발표한 버블시스터즈는 일본 진출을 앞두고 기획사를 물색 중이다. 그 중 한 곳이 일본의 IMAX. IMAX는 배용준, 손예진의 일본 활동 전반에 대해 담당하고 있는 일본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로 최근에는 영화 ‘외출’의 주제가를 불렀던 우성민이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IMX의 일본 관계자에 따르면 버블시스터즈의 앨범이 발매된 후 온라인에서 재희ㆍ김유미가 열연한 ‘사랑 먼지’ 뮤직비디오를 접하고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음반을 들은 후 뛰어난 가창력과 흡입력 있는 음악성에 감탄해 현재 버블시스터즈의 소속사인 프렌엔터테인먼트와 접촉 중에 있다는 것이다. 앨범을 발매한지 일주일도 채 안된 사이에 일본 진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프렌엔터테인먼트의 이수명 대표는 “IMX의 일본 관계자로부터 일본 진출에 대한 내용으로 타진이 왔는데 양쪽 모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내외에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반응이 오고 있어 기쁠 따름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버블시스터즈 측에서는 앨범을 발매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국내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발매한 앨범인 만큼 팬들에게나 가수들에게나 음악적 욕심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버블시스터즈가 바로 일본 진출을 할지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이러한 활발한 반응으로 인해 일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활동에 치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버블시스터즈는 현재 영화배우 재희와 김유미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담긴 뮤직비디오 ‘사랑 먼지 Part. 1’으로 케이블과 온라인 음악 채널을 통해 음악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1970∼1980년대면 배우도 못했을, 지금에서야 배우를 하게 된 봉태규입니다.” 봉태규가 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썬데이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봉태규는 15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정소녀가 “과거엔 남녀배우 모두 외모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봉태규씨의 외모가 어떻다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말하자 마이크를 넘겨받아 “1970∼1980년대엔 배우 못했을 봉태규다”며 재치있게 받아쳤다. 정소녀는 극중 ‘늑대인간’으로 열연을 펼친 봉태규에 대해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랐다. 꽃미남인데다 피부도 너무 고왔다”며 “우리 때만해도 예쁘게 웃고 우는 꾸미는 연기가 많았는데 요즘 후배 연기자들은 연기에 몰입하는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에 봉태규는 “두 선생님(정소녀,김추련)의 열정이 어린 나보다 더 대단하셔서 놀랐다. 앞으로 같은 작품에 함께 출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날 봉태규와 함께 주연을 맡은 이청아는 “박성훈 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 ‘성냥팔이 재림’ 때도 3년을 기다렸는데 이 영화 역시 1년여를 기다렸다”며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공백기에 영화가 개봉돼 시기적으로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청아는 이번 영화에서 권법소녀 ‘영자’ 역을 맡아 왈가닥 터프걸로 변신했다. ‘S 다이어리’ ‘새드무비’ 등의 프로듀서로 활약해 온 박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썬데이 서울’은 짱개 청년 덕규와 진수의 눈에 비친 기막히고 황당한 사건들을 예전의 성인잡지 선데이 서울풍으로 풀어낸 독특한 영화. 관객 입장에서 보면 호러, 스릴러, 액션, 코미디가 혼합된 장르이지만 박 감독은 “탈장르의 영화”라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우리 영화시장도 너무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다. 그런 것을 벗어나고 싶었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에피소드별로 의도적인 반전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내달 9일 개봉되는 ‘썬데이 서울’은 봉태규, 이청아, 고은아가 주연을 맡았으며, 1970년대 스타 정소녀와 김추련이 15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기이한 부부로 출연했다. 또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의 윤상현, 가요계의 악동 DJ DOC, 스타감독 용이, 김수미와 이현우 등이 카메오로 출연해 간간이 유쾌한 폭소를 선사했다.
탤런트 홍수아가 영화 ‘작업의 정석’에 출연한 손예진을 패러디한다. 손예진·송일국 두 배우의 과감한 코믹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작업의 정석’은 작업계의 고수인 두 남녀가 펼쳐가는 로맨틱 코믹 영화. 홍수아는 27일 MBC 설날특집으로 방송 예정인 오락프로그램‘작업의 고수’에서 애교만점의 여우 기질을 적재적소에 발휘하는 귀여운 작업녀 ‘수아’로 변신한다. 이번 패러디 드라마에서 홍수아의 상대 역은 가수 김정민. 김정민은 뻔뻔한 유혹을 일삼는 작업계의 ‘고수’로 송일국을 대신한다. 그 외 감초역할로 노홍철,박명수,하하,김미연 등이 캐스팅되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홍수아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라 촬영 내내 너무 즐거웠다. 비록 원작이 아닌 패러디이긴 하지만 원작만큼 재미있고 유쾌한 코믹 드라마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논스톱5’와 영화 ‘잠복근무’에서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로 합격점을 받은 홍수아는 이번 드라마를 시작으로 연기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홍수아의 소속사인 스타제국 관계자는 “현재 여러편의 시나리오를 검토 중에 있다. 구체적인 검토가 끝나는 대로 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오지호가 박예진에게 ‘기습 뽀뽀’로 사랑을 표현했다. KBS 주말연속극 ‘인생이여 고마워요’ (극본 박은령 연출 김성근)에 출연 중인 두 사람은 지난 24일 극중 윤서의 집으로 설정되어 있는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 앞에서 작별 인사 대신 이마에 ‘기습적으로’ 입을 맞추는 장면을 촬영했다. 극중 각각 인기 아나운서이자 영화배우인 ‘윤진수’ 역과 외강내유형의 내과의사 ‘최윤서’ 역으로 출연 중인 두 사람은 이번 장면으로 그동안 미묘하게 흘러왔던 애정 무드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오지호와 박예진은 병원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한 첫 만남 이후, 병원에서 주최하는 ‘사랑의 음악회’ 행사를 통해 서로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껴왔다. 그러던 중 행사 뒤풀이 후 오지호가 직접 박예진을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오지호가 ‘기습 뽀뽀’로 자신의 감정을 먼저 드러내게 되고, 그런 오지호의 행동에 애써 감정을 외면하려 했던 박예진 또한 마음이 크게 동요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두 사람의 애정 관계가 결코 평탄치만은 않다. 극중 설정상 오지호는 비록 아내와 전혀 애정이 없는 부부이지만 어린 남매를 둔 유부남이고, 박예진은 미국에 두고 온 딸이 있는 이혼녀이기 때문. 그야말로 ‘허락될 수 없는 사랑’에 돌입한 이 두 사람이 겪게 될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이 앞으로 ‘인생이여 고마워요’ 의 중요한 한 축이 될 전망이다. 한편, 간만에 러브신 촬영에 나선 오지호는 이날 촬영장에서 일명 ‘캔커피 매너’를 보여줘 ‘로맨틱 가이’로서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당시 촬영은 영하의 기온에 찬 바람까지 가세해 상당히 추운 날씨에서 진행되었는데 촬영을 앞두고 오지호가 자신의 매니저에게 부탁해 인근 편의점 등을 돌아다니며 뜨거운 캔커피 50개를 긴급 공수해 온 것. 오지호는 우선 추운 날씨로 고생 중인 스탭들에게 캔커피를 돌린 뒤, 자신은 촬영 직전까지 캔커피를 따지 않고 수시로 입술에 갖다대며 온기를 유지시켰다. 이유는 바로 상대 배우인 박예진에 대한 배려로, 그렇지 않아도 차가워질 얼굴에 자신의 차가운 입술을 대는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라고. 극중 캐릭터인 ‘윤진수’ 만큼이나 훌륭한 매너를 보여준 오지호의 박예진을 향한 ‘기습 뽀뽀’ 장면은 오는 29일 KBS 주말연속극 ‘인생이여 고마워요’ 8회를 통해 방송된다.
다양한 해석과 정치적 카타르시스 '만끽' 영화 ‘왕의 남자’는 관람객에게 다양한 해석과 정신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영화는 6백만 관객을 돌파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영화관에서 ‘왕의 남자’를 보고 나올 때, 주변의 관객들로부터 “이 영화는 어딘가 다르다,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왕의 남자’의 어떤 점이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가? 이 영화는 관객이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왕의 남자’는 각기 다른 감정이입이 가능한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연산군, 장생, 공길, 녹수 그리고 이들의 관계에서 파생된 이야기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과 시선이 가능하다. 어떤 이는 ‘왕의 남자’에서 모성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 연산군을 폭군으로 만들었다는 ‘모성정치’ 혹은 ‘모성경영’의 의미를 읽어내기도 한다. 즉 영화를 통해서 포용과 인정 그리고 섬세한 감수성이 경영과 정치의 핵심적 키워드임을 읽어내는 것이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왕의 남자’를 봄으로써 이 영화에 대한 정치적 해석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왕의 남자’가 역사적 사실을 단순한 전통 복고적 차원에서 재현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비록 전통에 어느 정도 기대고 있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의 삶에서 부딪히는 경제, 계급, 섹슈얼리티(동성애)의 문제를 해독할 수 있는 코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풍자와 해학의 주체인 광대와 관객은 하나가 되어 대리만족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정치권력의 허무감, 경제적 차이에서 오는 계급갈등, 그리고 동성애 등을 비교적 명료하게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시대의 영웅이나 최고 권력자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의 사극과는 달리 다시 태어나도 광대가 되고 싶다는 신명난 광대들의 시각으로 영화를 그려내고 있다. 한국사회의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져 있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정치적 카타르시스, 예술적 에로티시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우리 문화의 원형적 유산(리소스)을 어떠한 방식으로 문화산업화 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이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즉 아시아의 문화는 교류와 집적의 과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우리의 문화원형을 전통 그대로 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재구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역사적 사건과 이야기들을 설명하는 사극영화를 벗어나, 현대적 감수성으로 풀어내는 미학적 기술과 작가적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우리의 역사적 문화유산들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작업과 문화콘텐츠화 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여기에 영상미학, 퓨전음악, 캐릭터, 인문학적 상상력 등을 가미하여 창조산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즉 영화 ‘왕의 남자’는 오늘의 문화산업이 나아가야 할 창조적 재현양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수미와 신현준이 국내 최고 ‘모자 콤비’로 맹활약 중이다. 영화 ‘가문의 위기’에서 촌철살인의 웃음을 선사했던 이들은 새영화 ‘맨발의 기봉이’(감독 권수경)에서도 어머니와 아들 역으로 캐스팅돼 독특한 모자 인연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는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8세 지능을 갖고 있는 엄기봉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엄마와 아들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휴먼 드라마. 신현준은 8세 지능을 갖고 있지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마흔 살 노총각 ‘기봉’ 역을, 김수미는 힘 없는 팔순의 할머니지만 아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엄마’로 분한다. ‘가문의 위기’에서 천하를 호령했던 백호파의 대모와 믿음직스러운 맏아들로 분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루 아침에 8세 지능의 마흔 살 노총각과 힘없는 팔순 노모로의 연기변신은 그야말로 ‘가문의 대개조’가 아닐 수 없다. 극중 기봉은 비록 몸은 불편하고, 생활은 힘들지만 엄마가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엄마를 위해 달려야 하는 것이 기봉의 일. 그에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이빨이 없어서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엄마를 위해 틀니를 해 드리는 것이다. ‘기봉’ 역을 위해 신현준은 특수 제작한 틀니를 끼고 기봉의 독특한 발음과 몸동작을 소화해 내고 있다. 지금까지 맡은 배역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배역이라는 김수미 역시 구부정한 허리와 백발의 머리 때문에 영화 촬영 중에는 허리를 펴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신현준과 김수미는 촬영장 내에서 못말리는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의 특성상 기봉의 해맑은 미소만으로도 엄마에 대한 사랑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촬영장에서도 엄마 김수미를 대하는 깍듯한 모습에 실제 모자지간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라는 후문이다.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전해 줄 영화 ‘맨발의 기봉이’는 현재 70% 정도 촬영을 진행했으며, 4월 말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