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출신 정지찬,라디오계 유재석?

정지찬(34). 그가 솔로음반을 발표했다.

1996년 ‘네가 날 볼 수 있게’로 유재하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정지찬은 남성듀오 ‘자화상’으로 적지 않은 골수팬을 확보한 싱어송라이터. 2003년에는 프로젝트 앨범 ‘휴’를 발표해 잔잔한 반향을 불러모았다.

이번 앨범에서 역시 작사, 작곡, 프로듀서, 세션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다. 앨범 타이틀도 ‘원맨’이다.

“2년에 걸쳐 공들여 만든 앨범을 컴퓨터 하드를 날리는 바람에 몽땅 잃을 뻔 했죠. 3개월에 걸쳐 일대일로 모든 작업을 복구했는데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혼자 다녀온 인도여행의 느낌을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렸어요.”

정지찬은 “주변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몽환적이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고 했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앨범작업을 하면서 수를 놓는 느낌이었다고.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눈사람’을 비롯해 그가 지난 10년간 직접 작사,작곡한 12곡이 수록됐다

타이틀 곡 ‘눈사람’은 아련한 느낌의 발라드 곡이고 ‘바다의 노래’는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곡이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경에 반대하는 내용은 담았을뿐 아니라 가만히 들어보면 슬픈 고래소리가 들린다.

그밖에도 사랑의 상처를 담은 피아노곡 ‘상처’를 비롯해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의 조합이 인상적인 ‘멈춰버린 시계’ 미디움 템포의 팝 ‘드라이브 인 더 레인’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다.

“내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에 대해 한번 돌아보게금 하는 앨범이에요. 그 중에서 ‘상처’라는 곡은 헤어진 그녀의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불에 데인 것 같은 느낌을 담은 노래에요”

자화상으로, 휴(HUE)로, 솔로 가수로 음악 팬들을 만나온 정지찬. 노래를 부르는 이는 하나였지만 그 맛은 제각기 달랐다.정지찬은 “자화상이 친구같은 앨범이었다면 휴는 백화점 같은 앨범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솔로 앨범은?

“한 사람이 혼자 여행하는 느낌이라면 적절할까요.”

얌전한 이미지와 달리 재치 넘치는 입담과 썰렁한 유머의 소유자인 정지찬은 10여곳의 라디오 고정패널로 맹활약 중이다. 활동을 하지 않는 시기에도 방송국을 오가며 라디오 출연에 여념이 없다. 그러다보니 언더그라운드계에선 그를 “라디오계의 유재석”이라 부른다.

정지찬은 토이 출신의 김연우, 김형중과 단짝으로 통한다. 음악적 동료를 넘어 정신적으로 교감하는 사이란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발표했다.

정지찬은 특유의 썰렁한 유머로 “떡볶이 집도 모여야 장사가 잘 된다”며 호탕한 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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