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미남-미녀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딸 샤일로 누벨을 낳은 것은 진화론의 필연적 결과? 영국 정경대학(LSE)의 사토시 가나자와 박사는 졸리-피트 같은 매력적인 부모는 첫 아기로 아들보다 딸을 낳을 가능성이 26%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더 매력적으로 돼가는 것은 불변의 과정이라고 가나자와 박사는 말하고 있다. 이것은 남자나 여자나 각 성은 생존하기를 선택한다는 "진화 전략" 때문이라고 가나자와 박사는 설명했다. 가나자와 박사는 "육체적 매력은 유전성 형질이고 딸들은 아들보다 육체적 매력으로부터 더 많은 혜택을 받기 때문에 아름다운 부모는 못생긴 부모에 비해 딸을 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남자들은 짝을 찾을 때 좀 더 젊고 육체적으로 좀 더 매력적인 여성을 선호한다. 남성에게 상대 여성의 지위나 재산은 연령이나 육체적 매력보다 훨씬 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비해 여성에게는 남성의 지위나 재산이 외모보다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가나자와 박사는 지적했다. '이론생물학 저널'에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가나자와 박사는 2만명이 넘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키, 체중, 연령 등에 따른 육체적 매력과 첫번째 아기의 성 사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진화의 역사에서 아름다운 부모가 딸을 더 낳는 경향이 축적돼 오면서 여자가 남자보다 더욱 더 매력적이 됐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결론을 우리는 내렸다"고 가나자와 박사는 말했다. 할리우드의 또 다른 미남-미녀 커플 리즈 위더스푼과 라이언 필립이 처음 낳은 아기도 딸이라는 점에서 가나자와 박사의 주장에 무게를 더해준다고 선데이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 현상은 할리우드 스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선데이 타임스는 말했다. /연합뉴스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 제작 청어람)의 흥행 질주가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이 영화가 보여준 흥행성적을 감안할 때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왕의 남자'를 앞지를 기세다. 30일 정오 현재 제작사 청어람이 밝힌 '괴물'의 흥행성적은 전국 188만1천670명(서울 54만8천814명). 26일 전야제를 포함해 개봉 나흘 간의 기록이다. '괴물'은 주말 첫날인 29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79만2천762명(서울 22만4천359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30일에도 이와 맞먹는 관객이 이 영화를 본다고 가정할 때 개봉(전야제 포함) 5일 만에 25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태극기 휘날리며'와 관객 200만 돌파기록으로는 같지만, 26일 진행된 '괴물' 전야제를 제외하면 하루 앞선 신기록이다. '괴물'의 이런 흥행 질주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현재의 외부조건과 맞물려 흥행 신기록 달성 가능성도 점치게 한다. 지난 4월 '왕의 남자'가 세운 1천230만1천289명이라는 한국영화 최고 관객동원 기록을 깰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외부 조건은 어느 때보다 좋다. 우선 여름방학 성수기라는 점과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한반도'를 제외하면 외화를 포함해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다는 것도 '괴물'에게는 득으로 작용한다. '한반도'는 개봉 3주차여서 흥행 기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의문. 여기에 한국 블록버스터의 약점 중 하나인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이 작품을 통해 상당부분 극복됐다는 점, '괴물' 캐릭터 이외에도 가슴 뭉클한 드라마가 있다는 점, 평단의 높은 점수와 배우들의 곰삭은 연기, 한강이라는 익숙한 공간의 재해석 등 높은 영화의 완성도는 관객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 첫주를 맞은 '괴물'의 행보가 올 상반기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한국영화의 부흥에 얼마만큼 기여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개봉 첫주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 제작 청어람)의 관객몰이 속도가 놀랍다. 26일 전야제를 거쳐 27일 정식 개봉한 '괴물'은 29일까지 전국 188만1천670명(서울 54만8천814명)을 모았다. 29일 하루 동안에만 전국에서 79만2천762명(서울 22만4천359명)이 관람했다. 이는 웬만한 영화의 최종 스코어와 맞먹는 수치로 역대 하루 최고 관객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하루 60만명을 넘긴 영화가 없었다. 또한 30일에도 29일과 비슷한 관객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개봉 첫 주 전국 관객 누계가 270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개봉 4일(전야제를 포함하면 5일) 만에 전국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왕의 남자'의 7일 기록을 이틀 이상 앞당긴 신기록이다. '괴물'의 투자ㆍ배급사인 쇼박스는 30일 정오 현재 "29일까지 전국 관객 188만1천670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방에서 관객 집계가 조금씩 추가되고 있어 백 명 단위로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28일 스크린 수가 681개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던 쇼박스는 29일 이를 개봉 스크린 수인 620개(서울 142개)로 정정 발표했다. 26일 전야제에서 전국 15만1천486명(서울 5만3천116명)을 모은 '괴물'은 27일 전국 45만3천6명(서울 13만448명)을 모아, 전야제와 개봉일 스코어에서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한 28일에는 전국 48만4천422명(서울 14만890명)이 관람했다. /연합뉴스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팝아티스트 에릭 클랩튼의 모스크바 붉은광장 공연이 모스크바 시당국의 일방적인 공연 불허 통보로 취소됐다고 30일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에릭 클랩튼은 내달 3일 붉은광장에서 세계투어콘서트 유럽 공연일정의 대미를 장식하려고 했지만 사전에 공연을 허가했던 모스크바시가 지난 28일 갑자기 공연 불가를 통보했다. 시 당국자는 갑작스런 공연 허가를 철회하게 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공연티켓 판매는 중단됐다. 에릭 클랩튼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수많은 러시아 팬들에게 매우 미안하지만, 이번 공연 취소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붉은광장에서는 조 카커, 폴 매카트니,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가졌다. 지난 2004년 9월에는 KBS '열린음악회'가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붉은광장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가 같은 달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이 터지면서 안전문제로 취소된 바 있다. /연합뉴스
신인 탤런트 이유하(23)가 강력한 '엽기걸' 이미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유하는 인터넷 만화 '다세포 소녀'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 다세포 소녀'에 출연한 신예. '시리즈 다세포 소녀'는 8월23일부터 케이블TV 수퍼액션 채널에서 15분짜리 40부작으로 방송되는 TV영화이다. 이 중 이유하는 '여자 화장실' 편에서 신인답지 않게 파격적인 '화장실' 연기를 소화해냈다. 여자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변비로 고생하는 '도라지 소녀'. 모처럼 화장실에 간 그는 '큰일'을 보며 한껏 찡그리는 표정부터 자학하듯 화장실 문에 이마를 들이받고 피를 흘리는 장면, 눈이 뒤집어지는 장면 등 민망하고도 엽기적인 연기를 펼쳤다. 데뷔작에서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이유하는 "처음에 대본을 받고 너무 엽기적인 설정에 망설였으나 험난한 연기자 활동을 앞두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유하는 가수 바비킴의 'Its alight its all good', 선플라워의 'Kiss the Kids' 등의 뮤직비디오와 우리홈쇼핑, KTF 등의 CF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연합뉴스
MBC TV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서 정려원과 김래원 사이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탤런트 박시후(28)가 영화에 데뷔한다. 박시후는 '미스터 총알'(감독 조경두, 제작 쟁이픽처스)에서 서울 중부경찰서 강력계의 간판스타 형사 역을 맡아 타이틀롤인 공형진과 호흡을 맞춘다. 의대를 졸업하고 형사가 된 특이한 경력의 엘리트 형사로 잘생긴 외모와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다. 그는 공형진과 짝을 이뤄 아나운서 연쇄살인사건을 함께 수사해나간다.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바로 영화에 출연하고 또 곧바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았잖아요. 열심히 해야죠. 정말 기대됩니다." 그가 이 영화에 발탁된 것은 MBC TV '결혼합시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를 본 제작진의 눈에 띈 덕분. 오디션 한번 안 보고 영화에 주연급으로 발탁됐으니 행운이다. "군대 가기 전에는 그렇게 노력해도 잘 안되더니 제대하고 나서 일이 잘 풀리네요. 역시 군대를 다녀와야 하는 모양이에요." 그는 2004년 제대 후 KBS TV '쾌걸춘향'에 출연하면서부터 본격 연예활동에 들어갔다. 군에 가기 전 연극판에서 1년6개월 정도 기본기를 다진 덕분에 제대 후 TV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신인 같지 않은 면모를 보일 수 있었다. '미스터 총알'의 제작진 역시 그런 그의 역량을 간파한 것. 그 역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출연 결심을 했다고 하니 영화와의 궁합을 기대하게 한다. "권모술수에 능하고 야망을 불태우는 인물이에요. 캐릭터 설명을 듣자마자 딱 느낌이 왔어요. 소재도 독특하고 제 캐릭터도 확실하게 살아 있으니 이런 기회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제대 후 단 세 편의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그는 어느새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 아직 이름 석자는 각인시키지 못했어도 그의 얼굴을 낯익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181㎝의 키에다가 합기도와 복싱 등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매인 그는 얼굴에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날이 올까 싶었는데, 요즘 길에 나가면 제 손 한번 잡아보려고 다가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기쁘기도 하고 얼떨떨하기도 하죠. TV 드라마의 힘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웃음)" 1960~70년대 CF 모델로 활발히 활동한 박용훈 씨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가 연예계 생리를 잘 아시기 때문에 처음에는 우려를 많이 하셨지만 지금은 모니터도 해주시며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신다"며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 같은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올 연말 실베스터 스탤런이 출연하는 영화 '록키6' 의 개봉이 예정된 가운데 TV에서 '록키' 시리즈 5편 전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케이블TV 액션채널 수퍼액션은 8월2~6일 밤 10시 '록키' 시리즈 5편을 매일 한 편씩 차례로 방영한다. 단 4탄이 방영되는 5일에는 밤 11시 방영. '록키' 시리즈는 이탈리아계 이민자의 후손인 청년 로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런)가 가난한 뒷골목 건달에서 일약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된 뒤 은퇴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대표적인 권투 영화다. 1976년 1편 제작 후 지금까지 5편이 제작됐으며 올 연말 6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록키' 시리즈는 실베스터 스탤런이라는 무명 배우를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탄생시켰는데 그는 1편의 주인공과 각본을 도맡았을 뿐 아니라 2편 이후에는 감독까지 겸하며 천부적인 영화적 재능을 과시했다. '록키'란 제목과 주인공 이름은 전설적인 백인 헤비급 챔피언 로키 마르시아노의 이름을 따 만들었다. 또한 '록키' 시리즈의 OST는 영화와 함께 크게 화제가 됐는데 'Gonna Fly Now'(록키1), 'Eye Of The Tiger'(록키3) 등은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드라마 '대장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장금이의 꿈'이 드라마에 이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장금이의 꿈'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는 픽스트랜드 측은 "일본,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과 아랍지역 17개국에 수출했으며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얀마 등과 협상 중"이라며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아시아 지역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워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장금이의 꿈'은 2기가 제작돼 내년 1월 MBC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2기에서는 장금이 수랏간의 최고 요리사가 돼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연합뉴스
"뺨을 때려 피아노 천재를 만들 수는 없다." 중국 선양(瀋陽)시 출신으로는 랑랑(郞郞.23)씨에 이어 피아노 천재로 주목받고 있는 후딩치(胡丁琦.14)양이 '폭력교육'으로 낙인이 찍힌 부친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딩치는 선양만보(瀋陽晩報) 28일자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아버지 후둥전(胡東振)씨가 400번의 따귀를 때려 자신을 피아노 천재로 만들었다는 과거의 언론 보도에 대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 딩치는 2005년 10월6일 중국 선전(深천< 土+川 >)에서 열린 슈만 콩쿠르 아태지구 결선에서 4개 종목에서 1등, 2개 종목에서 2등을 차지하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올해 독일에서 개최된 본선에 출전, 소년부에서 2등을 차지해 일약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당시 중국 언론은 딩치의 쾌거가 무려 400번이나 뺨을 때려가면서 딸을 훈련한 아버지의 혹독한 훈육방식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보도하는 바람에 아버지 후씨에게는 졸지에 '폭력교육'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딩치의 항변이 바로 "뺨을 때려 (재능이 없는 사람을) 피아노 천재를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딩치에 따르면, 아버지는 자신을 피아니스트로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성악을 전공한 아버지는 딩치가 5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매일 6시간 연습은 기본이고 명절이나 휴일에는 연습시간을 더 늘려서 맹훈련을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놀기를 좋아했던 딩치는 게으름을 피웠고 아버지의 교육방식도 점점 엄격해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딩치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따귀라는 체벌을 가했던 것이다. 자신이 9살 나던 해 아버지는 딩치를 데리고 베이징(北京)에 있는 유명한 피아노 선생을 찾아갔다. 당시 실업자였던 아버지는 아내가 매달 벌어 오는 600위안(약 7만2천원) 중 500위안을 레슨비로 내면서 딸의 교육에 헌신했다. 좋아하던 술과 담배도 끊고 고기도 먹지 않느라 체중이 무려 25㎏이나 빠지기도 했다. 또 딸의 교육비를 마련하느라 집을 팔았고 위에 종양이 생겼지만 수술도 받지 않았다. 이제 40살을 갓 넘긴 그는 치아가 몇 개 남지 않아 마치 깡마른 노인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아버지의 헌신적 희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딩치는 "한 번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다"며 "아버지의 엄격함은 제가 피아노를 좋아하도록 만들었고 성공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 딩치 역시 '폭력교육'이라고 낙인을 찍은 언론보도에 상처를 입었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 그는 "딸이 이렇게 성장한 만큼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해도 상관하지 않겠다"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엄격한 교육방법이 정신력을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피아노 천재가 되는 결정적 요소는 될 수 없다"며 "피아노 천재는 우선 천부적 재능이 있어야 하고 두번째가 후천적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 사람들 모인다잖아. 욕에서 끈끈한 정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31일부터 전파를 타는 SBS 새 아침드라마 '맨발의 사랑'엔 여기저기서 욕이 툭툭 튀어나온다. 오른쪽 관자놀이에 둥근 점을 콕 찍고 자글자글하게 머리를 볶은 김애경의 입에서다. 말끝마다 육두문자가 어김없이 따라붙지만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정겹다. 늘 듣다가 어느 날부터 안 들리면 서운한 이웃집 아줌마의 욕지거리처럼. 27일 오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누군가 빼꼼히 문을 열고 들어섰다. 몸빼바지 차림의 김애경이다. "촬영 좀 하게 빨리 끝내달라"고 애교 섞어 손짓하는 김애경을 붙잡았다. "드라마에서 가끔 욕을 하긴 했지만 이렇게 줄줄이 욕하는 건 처음이에요. 처음에 배역이 욕쟁이라기에 PD한테 '쎈' 욕 해도 되느냐고 물어봤더니 맘껏 하래. 그래도 TV는 영화랑 다르니까 좀 신경을 쓰는데 살짝 안 들리게 '쎈' 욕도 했어(웃음)." 최근 몇 년간 드라마 출연이 뜸했다. 몇몇 영화에 특별 출연하거나 간간이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쳤지만 한동안 드라마는 떠나있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다가 나중엔 기운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 못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하고 싶은 게 뭐였나' 곰곰 생각하다 보니까 긴장한 어깨가 펴지더라고. '왕의 여자' 이후에 쉬다가 리듬 잃을까봐 쇼 프로그램에 간간이 나갔는데 이 드라마는 재미있어서 하게 됐어요." 코맹맹이 소리로 애교 있는 웃음을 보여주던 KBS '서울뚝배기' 이후 사람들은 '김애경' 하면 아줌마 이미지를 떠올린다. 배운 것 없어 보이지만 남 눈치 안보고 정겨운 아줌마 역에 김애경을 당할 사람이 없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이제는 드라마에서 점잖게 체면도 차리고 우아한 옷도 입어보고 싶지 않을까. 김애경이 웃어넘기며 답한다. "나이도 들었는데 재벌 사모님이나 점잖은 아줌마로 나오고 싶지 않느냐고 사람들이 물어보긴 하는데 나는 즐거운 게 좋아. 나도 남도 즐거운 게 좋더라고. 이제 와서 굳이 캐릭터 바꿀 생각은 없고 즐겁게 살고 싶어. 나 그래도 연극에선 주인공으로 수녀며 왕비며 안 해본 게 없다니까." 우악스러우면서도 정 많은 주인집 아줌마를 표현하려고 오른쪽 관자놀이에 점도 찍었다. 눈썹 연필로 크기와 위치를 바꿔가며 점을 찍어보고 나서 결국은 수박씨만 하게 점을 그렸더니 훨씬 친근해졌다. 이번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또 쉴 생각이다. 연기가 쳇바퀴 같은 '일'이 될까 봐서, 그때 그때 하고 싶은 것을 놓칠까 봐서다. "드라마에 주연이 없어도 안되지만 감초가 없어도 안될 것 같아. 목사님 설교도 재밌어야 되잖아. 항상 '내가 잘해야 드라마가 잘될 텐데' 하는 마음으로 고민하고 고민해. 그렇지만 이거 끝나면 또 한동안 드라마 안 하고 즐겁게 살려고(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