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가출, 힘든 삶 꾸려가는 안지애양

부모의 가출로 지난해부터 8백만원짜리 전세 단칸방에서 11살난 동생과 함께 힘든 삶을 꾸려가고 있는 소녀가장 안지애양(13·평택비전초교6). 동생이 비뚫어지지 않도록 보살피는 것이 가장으로서 제일 힘들다는 안양은 반에서도 늘 5등이내 석차를 유지하는 모범생으로 유치원교사가 장래희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힘겨운 삶을 꾸려가는 경기도내 20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의 가슴에 따스한 온정이 전해졌다. 수원지방법무사회(회장 조정곤)는 28일 호텔캐슬에서 열린 제22회 정기총회에서 어린나이에 가장이 돼 가족들의 생계를 떠안은채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이천 호법초교 1학년 이성준군(8) 등 소년·소녀가장 20명에게 장학금 50만원씩, 모두 1천만원을 지급한뒤 점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지난해에도 어린 가장들에게 써 달라며 1천만원을 본사에 선뜻 쾌척한데 이어 지난 4월중순께 또다시 1천만원을 기탁해와 이날 장학금을 지급하게 됐다. 지난해 법무사회의 이같은 선행이 본보(99년 4월28일자 15면보도)에 실리자 타지역 법무사회에서도 취지에 공감한다며 소년소녀가장 돕기운동에 나서는 등 사랑의 손길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 법무사회의 설명. 이날 장학금을 받은 안양은 “오늘 받은 성금을 담임선생님과 상의해 은행에 저축에 뒀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학비에 보태 쓸 생각”이라며 “이 다음에 훌륭한 어른이 돼 법무사 아저씨들의 은혜에 꼭 보답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정곤회장(60)은 “소년소녀 가장 지원에 적극적인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앞으로도 계속적인 후원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황금천기자 kchwang@kgib.co.kr

인천시 부평구 부개여자고등학교 영상반 학생들

“어른들의 잣대에 맞춘 판에 박힌 영화보다 우리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성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부개여자고등학교 영상제작반 학생들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교육부의 특기·적성교육 방침에 따라 지난해 부개여고에는 13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영상제작반이 구성됐다. 이들 학생들은 시나리오에서부터 감독 배우 카메라 조명 편집에 이르기까지 직접 도맡아 감각적인 촬영기법으로 자신들의 감수성을 필름에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자장면 집과 교실·운동장을 오가며 자신들의 첫작품인 단편영화 ‘단무지’를 제작, 교육부가 후원하는 ‘금강청소년영상연극제’에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또 전국적인 행사인 ‘무술목청소년축제’와 ‘국제가족영화제’에도 출품해 최우수상과 대상을 수상하는등 청소년 영화제를 휩쓸며 무한한 가능성과 탁월한 잠재력을 인정 받고 있다. “아이들이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의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는 지도교사 장인수 선생은 “현실에서 미래를 적시하는 적성에 맞는 교육이야말로 학생들의 정체감은 물론 미래 지향적인 도전의식을 높일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여상제작반 학생들은 오늘도 실험정신이 강한 새로운 영화 제작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에 시간가는줄 모른다. /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인천연수경찰서 최윤정, 최효정 자매

“어린이 여러분 안녕, 자 다같이 배꼽 인사∼ 반가와요” 취학 전후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흥미있는 교통교육을 실시,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내고 있는 경찰 자매가 있어 화제다. 인천연수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하며 어린이·노인 교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최윤정(경장·32)·효정(23·순경) 자매. 이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휘나·보명어린이집 등 연수지역 30여개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교육을 받고난 후 부터는 아이가 오히려 어른들의 잘못된 교통의식을 지적하기까지 한다”며 감사의 말을 전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 교육이 시작된 지난 3·4월 2개월 동안 관내 유아·어린이 교통사고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65%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언니 최윤정 경장은 “저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연수서의 기획이었고 마침 저와 효정이가 담당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지난 88년과 99년 각각 경찰에 입문한 이들 두 자매는 그러나 지난 2월 교육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승복 경위·양영자·허길행 경사·안정헌·이문호·박주상 경장 등과 의논 끝에 원론에서부터 접근키로 하고, 대학의 교육학 서적을 탐독한 후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의 경험을 토대로 교육 교안을 작성했다. 시청각 효과를 내기 위해 손수 그림판도 그렸다. 특히 연수서에서는 사이카 3대와 순찰차량을 교육용으로 지원해 주기도 했다. 준비한 만큼 효과도 보았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앞다투어 교육신청이 들어 왔고, 노인정에서도 교육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의 가족이며 누나 형 동생”이라며 활짝 웃는 최윤정 순경은 전북대에서 고고인류학을 전공한 인재이기도 하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