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PHOTO 경기 표지

[Issue] ‘막오른 19대 국회’ 경기지역 국회의원 본격 활동 公約일까… 空約일까…

경기도내 52명의 19대 국회의원들은 지역공약으로 교통과 교육 현안문제뿐 아니라 지역 내 숙원사업, 지역특성 강화 등을 내세우며 지역 주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이 같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들은 5월 3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4년간의 임기를 수행한다. 이에 따라 이들을 뽑은 지역 유권자들 역시 국회의원들이 내세운 공약을 제대로 지켜내는 지, 감시하고 채근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제19대 국회의원들이 내세운 공약을 면밀히 살펴 본다. <편집자주> 지난 411총선에서 당선된 경기지역 52명의 의원들은 지역공약으로 교통과 교육관련 공약을 제일 많이 내세운 것으로 분석돼 경기도의 심각한 교통난 및 공교육 부재 해소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도내 의원들이 내세운 주요 교통공약은 여야를 막론하고 수도권 광역 교통인프라 구축, 지역특성 강화 등을 위한 GTX 조기추진, 제2외곽순환도로 조속한 완공 등이다. 경기일보가 도내 52명의 19대 국회의원 선거공보물을 분석한 결과, 세부적인 지역공약으로 전철 지하화지하철 노선연장M버스 노선 신설도로확장 등 철도 및 도로관련 교통 공약을 내세운 당선자가 47명에 달했다. 이들은 이 같은 공약을 내걸며 지역주민들과 임기 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통관련 공약(중복공약 포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철도관련 37명, 도로 확장 및 신설이 26명, 광역버스 신설 등 대중교통이 14명, 주차장 확충이 13명, 철도역사 설립이 10명 등으로 집계됐다. 교통관련 공약 다음으로는 교육관련 공약이 52명 중 33명으로 많았다. 도서관 건립 등 교육예산지원 확대 16명, 학교설립 및 시설개선혁신학교 확대지정 13명, 대학 유치 12명 등이다. 복지관련 공약도 도내 52명 중 절반이 넘는 28명이 내세웠다. 복지센터 건립 등이 24명이었으며,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 보육관련 공약은 9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병원유치 공약을 내세운 당선자도 14명에 달했으며, 파출소 설립 등 치안강화 7명, 터미널 신축 및 증축도 3명이나 있었다. 교통교육 공약 최다복지분야 뒤이어 특히 자치단체별 이슈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당선자도 있어 지역현안들이 제19대 국회에서 원만히 해결될 지 주목되고 있다. 수원시 지역내 4명의 당선자 중 3명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공약에 넣었으며, 군 부대가 밀집한 경기북부 지역 당선자들은 대다수가 군 부대 이전 추진과 같은 군 관련 공약을 내세웠다. 교통분야 _ GTX 등 철도관련 공약 가장 많아 교통분야 공약은 대부분의 당선자들이 해결하겠다며 나섰다. 40여명에 달하는 당선자들이 지하철 및 GTX 등 철도관련 공약을 내놨다. 도로 확장 및 신설 공약도 절반이 넘는 30여명의 당선자가 약속했다. 지역별로 교통분야 공약에도 차이가 있었다.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낙후된 도로확장 및 신설 등 도로분야 공약이 철도관련 공약보다 비중이 높았고 지하철 및 도로 등 비교적 교통시설이 잘 형성된 성남부천안양지역에서는 주차빌딩 추진 및 공영주차장 건립 등 주차관련 공약이 두드러졌다. 또한 서울과 인접해 서울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고양시, 수원시, 남양주시 등은 광역버스 노선 신설 및 확대 공약이 많았다. 이와 함께 지하철 노선연장이 계획된 지역에서는 조기착공 및 조기완공, 신설 역사 추진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교육분야 _ 도서관 확충대학 유치 주목 도내 19대 총선 당선자들은 교육분야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우선, 도내 당선자 52명 중 20명에 달하는 당선자들이 부족한 도서관 시설 확충을 위해 지역 내 도서관 신규설립 또는 예산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원병 남경필 의원(새)과 성남 중원 김미희 의원(통), 부천 오정 원혜영 의원(민) 등은 도서관 건립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역에 대학이 없는 12명의 당선자는 대학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의정부갑 홍문종 의원은 국제학교와 국제대학 유치를, 양주동두천 정성호 의원(민), 이천 유승우 의원(새), 하남 이현재 의원(새)도 지역 내 우수대학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성남 분당갑 이종훈 의원(새)과 분당을 전하진 의원(새)은 각각 판교테크노밸리와 연계한 IT-BT 연구 대학원과 IT를 활용한 인성교육 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고양 일산서 김현미 의원(민)과 의왕과천 송호창 의원(민)은 서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해 이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도 지역 내 초중고교의 설립과 리모델링, 강당 신축, 혁신학교 확대지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의원들도 있었다. 복지분야 _ 복지센터 건립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관심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 국민들이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복지관련 공약도 봇물을 이뤘다. 지역 복지공약을 밝힌 도내 당선자는 절반이 넘는 28명에 달했다. 당선자들은 복지공약으로 복지센터 건립 등 시설 확충을 가장 많이 꼽았다. 24명의 당선자가 지역구 내에 복지센터 등을 건립하겠다고 지역주민과 약속했으며 이어 9명의 당선자가 지역 내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 보육관련 복지 공약을 내세웠다. 지역별로는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성남 분당, 안양, 오산, 용인, 남양주, 광주 지역 당선자들이 보육관련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로 부터 관심을 받았다. 주민숙원사업 분야 _문화 -체육시설공원병원파출소 신설 등 도내 52명의 당선자 가운데 40명에 달하는 당선자들은 자연과 주민이 어우러진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지역 내 공원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가운데 고양 덕양갑 심상정 의원(통)은 공릉천변 누리길 조성과 목암천 등을 생태하천으로 가꾸는 공약을, 고양 덕양을 김태원 의원(새)은 행주산성 역사공원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천 원미갑 김경협 의원(민)도 부천 자연생태 수목원을, 시흥을 조정식 의원(민)은 자연형 생태하천 및 호수공원,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조성 등을 공약사항으로 내세웠다. 도민들 교통난 해소공교육 개선 기대감 또한, 20여명의 당선자는 건강하고 활기찬 지역을 만들기 위해 문화체육시설 확충에, 10여명의 후보들은 지역 내 병원건립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남양주을 박기춘(민), 안산 단원갑 김명연(새), 파주갑 윤후덕 의원(민)등 6명은 치안 강화를 위해 파출소 신설을, 이밖에 고양 덕양갑 심상정(통), 오산 안민석(민), 용인을 김민기 의원(민)은 버스터미널 유치를 약속했다. 군 부대 이전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눈길 군 부대가 밀집한 파주와 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 의원들은 하나같이 군 부대 이전 추진과 같은 군과 관련된 공약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었다. 의정부을 문희상 의원(민)은 호원동의 군 부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근린공원 조성을, 파주을 황진하 의원(새)도 도심지 내 군 부대를 이전하는 한편, 군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지역주민과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이천 유승우 의원(새)은 임금님표 이천쌀과 장호원 복숭아 등 브랜드 세계화를 위한 입법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여주양평가평 정병국 의원(새)은 신륵사와 이포보, 강천보 주변 문화관광단지 조성을 공약했다. 글 _ 윤승재권혁준기자 ysj@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CoverStory | 만나고싶었습니다] 현삼식 양주시장

2012학년도 고교입시에서 양주의 신흥 명문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율형 공립고 삼숭고와 기숙형 공립고 덕계고에 180점 이상 학생이 200여명이나 입학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인근 의정부시의 명문고를 누르는 대박을 터트렸다는 사실에 가장 반가워한 사람은 누구일까? 교육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지는 사람, 바로 현삼식 양주시장이다. 5월 7일 현 시장을 만나 민선5기 지난 2년간의 주요 역점 사업을 진단해보고 앞으로 양주시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책 42,195페이지 읽는 독서마라톤 대회 대성황 그동안 인재양성 가능도시를 과제로 인재를 육성하기 좋은 학교와 평생학습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고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매력적인 교육도시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 첫 성과로 지난 2010년 8월 교과부로부터 삼숭고가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되는 등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매력적인 교육도시로의 기틀을 마련했고 이번에 그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 현 시장은 인근 지역의 인재가 양주시로 역유입되는 반전이 일어났고, 고교 학력수준도 향상돼 관내 6개교의 입학 평균점수가 2010년 150.8점에서 지난해 158.2점, 올해 168.6점으로 상승했다. 180점 이상 우수 학생도 2010년 30%에서 올해 70%로 늘어나는 등 교육도시로서 자리매김을 공고히했다고 자랑한다. 4년제 경동대학교를 고암동에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4년제인 예원예술대학교가 올해 9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 양주시는 초중등은 물론 대학까지 갖춘 명품 교육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현 시장은 취임 때부터 추진해온 교육도시 건설이 완성돼 가는 모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 시장은 독서광이기도 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이 같은 면모가 잘 드러난 것이 독서마라톤 대회다. 책읽는 양주 만들기의 일환으로 시민들의 독서생활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독서마라톤은 마라톤 주자가 총 구간 42.195㎞를 완주하는 일반 마라톤대회와 같은 경기방식으로 풀코스(4만2천195페이지), 하프코스(2만1천100페이지), 단축코스(1만페이지) 등 3개 코스에 참가한 시민들이 참가 신청한 해당 페이지의 책을 모두 읽으면 코스를 완주한 것으로 인정하는 대회다. 지난해 688명이 참가해 최종 58명이 완주했으며 올해엔 10배가 넘는 6천여명이 등록할 만큼 열기가 뜨겁다. 현 시장은 아이들만 공부할 게 아니라 어른들도 책 읽고 공부하는 품격있는 도시로 만들어 양주시에 책읽는 향기가 퍼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용차 사양 버스출근으로 녹색운동 솔선수범 현 시장은 월례조회가 있을 때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업무에 임해줄 것을 강조한다. 민선5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정방침으로 정한 공무원의 생각이 바뀌어야 양주시가 변화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큰 틀에서의 변화를 꿈꾸는 현 시장은 이제 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시장실에서 간부 공무원들과의 대화가 아닌 전 직원들과 대화하기 위해 각 국별, 사업소별로 나눠 순회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부서는 등산을 함께 하면서, 신바람 체조를 좋아하는 부서는 신바람 체조를, 라이닝을 좋아하는 부서와는 라이닝을 함께 즐기며 소통행정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현 시장의 요즘 최대 관심거리는 어떻게 하면 많은 시민들을 녹색실천운동에 동참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 4월 18일 1일 차 없이 출근하기에 솔선수범해 내가 먼저(Me First)!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실천의지를 가지고 자택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면서 버스 안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녹색생활 실천 및 에너지 절약 실천을 통해 고유가 시대의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자고 동참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 28일에는 청담천~의정부시계 구간에서 양주시계 자전거 전용도로 완성을 축하하기 위해 개최한 범시민 자전거타기 운동에 참석해 청담천부터 중랑천까지 깨끗하게 정비돼 북쪽으로는 동두천까지, 남쪽으로는 서울 강남까지 자전거도로가 연결돼 이제 어디든 자전거로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건강도 챙기고 녹색성장에 기여하는데 솔선수범 하자고 강조했다. 한국의 밀라노 가시화섬유패션도시 도약 현삼식 시장은 7월이 되면 민선5기 취임 2주년을 지나 후반기에 접어든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패션산업도시이자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현 시장은 섬유산업은 노동집약적이고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런던,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세계적인 섬유패션의 도시를 보면 모두 선진국들이라면서 현재 양주시에는 한국섬유소재연구소, 섬유특화 창업보육센터(섬유패션비즈니스센터), 그린니트연구센터, LG패션 복합타운 조성과 더불어 섬유종합지원센터까지 명실상부한 섬유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섬유패션산업 관련 연구시설들의 기술적 지원과 집적화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 LG패션 패션복합타운이 준공되고 패션그룹 형지도 양주에 패션복합타운을 조성할 계획으로 국내 굴지의 패션 대기업들이 속속 양주에 둥지를 트는 것만 봐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고급 니트의 90%를 양주에서 생산하고 있고, 섬유업체 최대 밀집지역인 경기북부지역의 중심에 양주가 있다. 섬유산업 클러스트와 산업단지 조성으로 섬유패션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는 이미 끝났다고 본다. 이제 양주시를 한국의 밀라노로 만드는 꿈을 조금씩 현실로 옮기는 일만 남았다. 현 시장은 섬유산업 클러스트가 완성되면 양주시는 세계 어느 섬유패션도시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양주시 관내에는 다문화가족 800여 세대와 외국인 8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족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건립해 교육은 물론 상담,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족들이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으로 가족생활을 영위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외계층 없는 복지서비스를 실현하고 건강한 가정 만들기 등에 중점을 두고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적극 대비해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데도 힘쓸 생각이다. 현 시장은 이를 위해 고암동에 여성보육정보센터를 건립 중에 있으며, 보육료 100%지원 대상 확대, 맞벌이부부 보육료 산정 소득기준 변경, 차상위계층 보육시설 미이용 아동 양육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 시장은 후반기 임기동안 시정 기조를 창의와 열정, 활력이 넘치는 신바람 양주로 정하고 7대 추진정책을 마련, 매력적인 자족도시를 만들어가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7대 추진정책으로 △인재들이 찾아오는 교육도시 △100년 기업을 만드는 기업도시 △더불어 함께하는 문화복지도시 △쾌적하고 살기 좋은 친환경 도시 △체계적인 교통 인프라를 갖춘 물류허브도시 △도농이 상생하는 희망농촌도시 △감동과 변화가 있는 열린행정도시 등을 제시했다. 민선5기 2년 시정성과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새로운 각오와 도전으로 새출발할 시기다. 20만 양주시민과 800여 공직자가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시정의 생산성과 대외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공직자는 더 열심히 뛰어야 하며 어려운 과제일수록 열정을 갖고 풀어가야 한다. 이 모든 일에 제가 먼저 앞장서겠다. 창조적 변화와 도전 속에 새로운 도약과 번영을 다져 쾌적한 도시, 살기 좋은 도시, 아름다운 도시로 명실상부한 경기북부지역의 중심도시 양주시를 만들어 가는 현삼식 시장의 다짐이 성공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_ 양주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아름다운경기도]개관앞둔 양주 ‘회암사지박물관’

조선 초기 최대 규모의 사찰이었던 양주 회암사(檜巖寺)는 안타깝게도 16세기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400년, 깊은 땅속에 묻혀 있던 회암사가 베일을 벗고 위용을 드러냈다. 찬란했던 회암사의 역사와 귀중한 유물을 한데 모은 회암사지박물관(양주시 율정동 299-1번지)이 오는 7월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당시 왕실과 연관된 불교문화의 정수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들이 대거 전시되는 만큼 시민들과 고고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암사지박물관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미술체험을 즐길 수 있는 양주 장흥 조각공원과 야생화천국 양주 자생 수목원, 고려 때부터 전승되어 온 양주 별산대 놀이에 이어 양주시의 또다른 문화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왕실 후원 아래 최대 사찰로 위상 떨쳐 회암사가 언제 창건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고려말 인도의 고승 지공(指空)이 회암사의 산수형세가 천축국(印度)의 나란다 사원과 같기 때문에 이곳에서 불법을 펼치면 크게 흥할 것 이라고 하였는데, 지공의 제자인 나옹(懶翁)이 그 말에 따라 회암사를 대대적으로 중창했다고 하니 늦어도 12세기 무렵에는 이미 창건돼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암사가 거대한 규모로 중창될 수 있었던 것은 고려말에서 조선초에 걸쳐 왕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많은 불사가 이뤄졌고, 당시 불교계를 주도하던 고승들이 머물던 최고의 사찰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조선 전기 이색이 지은 천보산회암사수조기에 따르면 회암사는 승려 3천여명이 머무르는 대사찰로 건물은 모두 262칸이며 높이 15척의 불상이 7구와 10척의 관음상이 봉안되었으며 건물들은 크고 웅장하며 아름답고 화려하기가 동국 제일로 중국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당시의 회암사가 얼마나 웅대하고 화려했는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들어서 유신들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회암사는 왕실의 원찰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조선 초 무학(無學)이 회암사의 주지가 되었으며, 이성계가 왕위를 물려준 뒤 회암사에서 수도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성계의 아들인 효령대군과 양녕대군을 비롯해 정희왕후, 문정왕후 등 많은 왕실 인물들이 불사를 후원해 최대 사찰로서의 위상과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와 같이 웅장한 규모와 위세를 자랑하던 회암사는 문정왕후 사후에 사세가 급격하게 기울었으며, 1566~1595년 무렵 유생들의 방화로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명조실록에 유생들이 회암사를 불태우려 한다(명종21년, 1566년) 라는 기록과 선조실록에 회암사 옛터에 불탄 종이 있다(선조28년, 1595년)는 기록이 남아 있다. 왕실 불교 문화의 정수청기와봉황무늬기와 등 전시 현재 8차까지 이뤄진 발굴조사 결과, 회암사는 일반적인 사찰건축과는 달리 궁궐건축의 건물구조나 방식이 나타난다. 즉 회암사지(사적 제128호)는 1997년부터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그 규모가 드러났는데 가람의 배치가 평지가 아닌 산간에 위치하면서도 8단의 단축을 이루면서 남쪽의 회랑(回廊지붕이 있는 긴 복도)을 두고 있다는 점은 고려시대의 궁궐이나 가람배치의 특징과 같다. 또한 남북의 축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면서 모두 64개소의 건물을 배치, 종교적인 공간으로서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각 건물의 기능적인 용도에 따라 건물의 형태를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회암사 가람의 특징은 남북축 선상에 건물을 배치하는 가람 배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왕실사찰로서의 성격에 부합하도록 건물을 배열하고 위계를 설정하면서 나타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회암사의 건축양식과 당시 생활상은 1층 상설전시실에 마련된 모형축소물과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왕실에서만 한정적으로 사용된 용무늬기와, 봉황무늬기와, 청기와, 잡상 등의 기와류나 왕실전용 자기를 생산하던 관요(官窯경기도 광주 소재)에서 제작된 도자류 등이 다량 전시돼 있다. 이 역시 조선전기 왕실의 막강한 후원을 받았던 회암사의 성격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증거는 이 외에도 많다. 궁궐건축에서 주로 나타나는 지붕마루를 장식하는 특수기와인 청기와와 잡상, 용두, 토수 등이 출토됐다. 뿐만 아니라 왕실을 상징하는 문양인 용이나 봉황이 시문된 기와가 다량으로 출토돼 국찰(國刹) 회암사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기와에 유약을 발라 청색의 색채가 나도록 번조한 청기와의 경우 재료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이 컸다. 따라서 궁궐을 비롯한 왕실과 관련된 건축물에 한정적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암사지에서는 고려시대의 청자를 비롯해 조선시대의 청자와 백자, 분청사기를 비롯해 각종 도기 등 다양한 유형의 도자기류가 출토됐는데, 쓰임새를 보면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용기가 주류(主流)를 이루지만 제사 등에 사용된 의례용기도 있다. 또한 이들은 표면의 장식수법 또한 매우 다양해 우리나라 도자기를 개괄적으로 망라해 보여준다. 30cm 넘는 청동금탁 조선초기 왕사 입증 회암사지에서 출토된 도자기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굽바닥이나 내저면에 명문을 새긴 백자다. 이러한 음각명 백자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예는 내용(內用)이라는 명문이 새겨진 것으로 조선시대 왕실의 공납품을 제작했던 관요가 성립되기 이전에 경기도 광주 우산리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사찰에 기거하던 승려들을 비롯한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중품(中品)과 하품(下品)에 속하는 도자기가 대거 출토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어느 절에서도 볼 수 없는 완벽한 온돌구조를 가진 난방시설은 물론이거니와 보광전 추녀 모서리에 걸려 있던 청동금탁(풍경)은 지름이 30cm가 넘는 것으로 134자의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는데 회암사란 절 이름이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태조, 현비, 세자(방석), 왕사 묘엄존자(무학)란 글씨도 들어 있어서 조선 초기 왕사임을 뚜렷이 증명해준다.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 양주역(30번)-회암동 김삿갓교 입구, 덕정역(78번 마을버스)-회암사지 입구 자가용 : 의정부에서 3번 국도를 타고 동두천으로 향하다가 덕계동을 지나 덕정동에서 우회전 56번 지방도를 타고 5KM쯤 포천방향으로 진행 글 _ 강현숙 기자 mom1209@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아름다운경기도] 양주지역산림조합, 조합원에 의한 산주를 위한…

창립 반세기 맞아 제2의 도약 양주지역산림조합(조합장 윤희구)이 산림조합 창립 5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양주지역산림조합은 지난 1962년 5월 2일 설립된 이래 지난 50년동안 마루밑의 기둥 같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오면서 황폐한 산지를 복구하고 민둥산이었던 국토를 푸르게 녹화하기 위한 사방사업과 조림사업 등 지역산림을 가꾸고 보호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임업기술지도와 산림시책사업을 통해 산지 자원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제는 푸르게 된 산을 경제적인 산으로 가꾸기 위한 육림사업과 환경친화적 산림경영에 목표를 두고 산주와 조합원을 위한 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6대 조합장으로 취임한 윤희구 조합장은 말 보다는 발로 뛰는, 행동이 앞서는 조합장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조합 사업 실적 67억원을 달성했으며 1억2천500만원의 흑자, 조합원 출자배당 6.5%, 사업 이용고 배당 등 총 7.6%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조합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이익잉여금 전액을 적립해 산림조합의 재무구조 또한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양주산림조합은 조합원 지원사업 활성화를 위해 기존에 실시하던 조합원 나무 심어주기 행사, 조합원 자녀 장학사업을 비롯 신규사업으로 산림경영지원사업, 산주와 조합원과의 만남 행사, 조합원 소식지 발간사업, 조합원 숲 체험행사, 우수 조합원 선진지 견학행사 등 새롭고 다양한 환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윤 조합장의 목표는 산림조합의 자립경영이다. 이를 위해 신용사업 강화는 물론 신규 사업 창출과 수익기반 조성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조합원 1통장 만들기 운동, 평균출자금 증좌 1인당 35만원(70좌) 운동을 전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양주지역산림조합의 조합원은 총 2천902명. 조합원의 62%가 실제 산지를 소유한 산주들이다. 관리하는 산지 규모만도 6만890㏊에 이른다. 하지만 산주들은 산지를 소유하고 있지만 경영에는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조합은 산주들의 어려움을 대신해 산림경영 일체를 대행해 주는 대리경영제도를 통해 산림의 재산적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이 필요할 때면 언제 어디라도 즉시 달려가 조합원의 의견을 청취해 조합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양주지역산림조합은 지난해 벌인 사업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 지도사업에서는 6명의 산림경영지도원을 중심으로 현지 위주의 입업기술지도를 통해 조림, 육림, 영림계획, 사유림 벌채지도 등 1천746회 임업기술 현지지도를 실시했으며, 임업기술상담 1천290건, 산주행정업무 대행 53회, 산림사업시행자 제도를 위한 대리경영사업으로 73.87㏊를 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제사업에서는 시공사업부문으로 임도보수 3.8㎞, 임도 구조개량 3.48㎞, 사방사업 4건, 훼손지 복구 11건, 산사태 복구사업 13건, 경관조성 11건을 수주해 시공 완료했다. 산림조성사업부문은 조림 122.4㏊, 육림 858.2㏊, 산림경영계획 18.5㏊, 산림조사 9천612㎡ 등의 시책사업을 완료해 조합 자립기반 조성에 기여했다. 신용사업에서는 신용사업 수신액이 190억300만원으로 전년대비 12억3천400만원(6.9%) 증가했으며 여신은 139억8천200만원으로 34억100만원(24.3%) 증가했다. 예대비율도 전년도 59.5%에서 73.6%로 지속적인 여신 증가로 수익기반이 확대됐다. 이용사업에서는 버섯종균 공급을 통해 병종균 14㎏, 성형종균 165판을 공급했으며 사유림 설계용역 4건, 묘지관리 대행 68기 등의 용역사업과 자체 양묘 3천740본을 생산 공급했다. 이밖에 각종 구판사업과 수묘알선 등을 통해 조합원이 보유하고 있는 수묘, 조경수, 관상수 등을 소비자와 직거래 하는 사업과 함께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와 남양주 수동면과 오남읍의 경기도유림에서 자생하는 고로쇠수액 채취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지역주민들에게 양여지도해 농한기 조합원 소득사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한 조합원 지원사업으로 조합원 유자녀와 관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8명에게 푸른산장학금 560만원을 지급하고 나무심기 기간에는 조합원 581명에게 무상으로 나무 나눠주기 행사 등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윤희구 조합장은 양주산림조합이 해마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전 조합원과 직원들이 물심양면으로 헌신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도 혼연일체가 돼 조합 발전은 물론 조합원의 권익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_ 양주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Interview] 윤희구 양주지역산림조합장 올해 신용사업 부문 활성화 올인 조합원 권익보호는 물론 다양한 환원사업 전개 올해는 양주지역산림조합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녹색성장과 기후변화에 대응한 산림부문의 역할을 강화하고 친환경 임산물의 생산, 유통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힘찬 도약을 위한 초석을 굳건히 다지는 산림조합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옛 양주지역인 양주시, 의정부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구리시 등 5개 지역의 산림을 관리운영하는 양주지역산림조합 윤희구 조합장(65). 그는 2천900여 조합원의 권익보호는 물론 다양한 환원사업을 전개하며 제2의 도약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용사업부문 성장에 포커스를 맞춰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비록 농협에 견줄 수 없는 작은 규모지만 지난달 신용부문 수신고 2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 속에 수신고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조합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립경영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신용사업부문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조합장은 조합원들을 위해 매년 수익 중 1억2천만~1억3천만원을 지도사업과 환원사업에 할애하고 배당금도 매년 6천만~7천만원을 현금배당하는등 조합원 챙기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조합원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은 기본이고 신규 사업으로 산림경영지원사업과 조합원 숲체험행사, 우수 조합원 선진지 견학 행사 등 다양한 환원사업을 펼치고 있어 조합원들의 호응도가 또한 높다. 윤 조합장은 자립경영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임산물 유통센터 건립을 위해 양주시 마전동 일대에 사업부지를 마련한데 이어 수목장사업에도 진출해 장묘문화 개선에도 한몫 하고 있다. 나무시장 활성화, 개인산 가꾸기사업 등 산림조합의 전문성을 살린 사업 개발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제는 미래를 내다보는 조림사업을 해야 한다는 윤 조합장은 50~60년대는 녹화사업 위주의 단순한 숲가꾸기 사업으로 목재의 활용가치가 적었다. 이제는 지역의 기후와 토질에 맞는 경제성 있는 조림사업으로 바꿔나가야 할 시점으로 양주지역 산림조합이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해 훼손지 복구는 물론 임도 개설 등 산림보전사업을 병행하면서 산림의 이용률을 극대화 해 산주와 조합원들에게 산림이 보물산으로 인식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이 혜택을 받는 조합으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산림조합이 사유림 경영의 주체로서 산주 조합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윤 조합장은 올해 양주와 남양주에 지사를 설립하는 한편 금의지구 뉴타운사업지구에 포함된 현재 사옥을 이전, 넓은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제대로 갖춰 조합원들이 마음놓고 찾을 수 있는 산림조합을 만드는 꿈을 진행하고 있다. 글 _ 양주이종현 기자 major01@kyeonggi.com

[아름다운경기도] 동두천시 ‘제6회 왕방산국제MTB대회’

오는 10월 개막 사상 최대규모 예감 산악레포츠 메카 걸맞게 대회 준비 착착 동두천시가 산악레포츠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취임한 오세창 시장이 새롭게 도약하는 동두천의 기상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도시브랜드로 산악자전거를 채택, 산악레포츠 산업 육성에 주력한 결과다. 오 시장은 MTB동호인들이 안전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도록 임도를 정비하고 산악자전거 전문가를 모아 코스와 편의시설도 확충했다. 이로 인해 2007년 제1회 왕방산MTB대회 참가인원이 700800명에 불과하던 것이 2008년 2회 대회에는 1천1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이후 대회가 거듭될수록 참가인원이 늘어 국제대회로 격상한 지난해 5회 대회는 참가선수 1천500여명과 선수가족, 진행요원, 임원 등 2천4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시는 오는 10월 28일 개최되는 제6회 왕방산 국제MTB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경기도 관광공사를 통해 전 세계 MTB동호인들을 초청하는 한편, MTB코스 재정비, 상징물 설치 등 대회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 활용한 명품 레포츠 관광도시 동두천시는 시 전체면적인 95.66k㎡ 68%가 산림으로 MTB대회를 개최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환경 조건에 착안해 지난 2001년 왕방산에서 처음으로 MTB대회를 개최했지만 참가자 확보문제로 후속 대회가 개최되지 못하면서 일회성행사에 그치고 말았다.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1년 제1회 대회 이후 끊어진 동두천 왕방산MTB대회를 2008년 부활시켰다.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산악레포츠의 메카로 부상하기 시작한 동두천시는 대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동두천 왕방산 MTB대회가 각광을 받는 것은 시와 시민들의 MTB 대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 기인한다. 오 시장을 비롯해 500여 공무원이 대회당일 MTB대회 안전요원으로 근무하며 선수 안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야외 샤워장 등 선수들을 위한 편의시설 등 타 지역과 차별화된 서비스에 감동을 받은 참가선수들이 입소문을 내며 매년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지난 2009년 전국 최초로 MTB대회 참가선수들을 위한 자전거 테마 전용열차를 운행,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MTB동호인들을 동두천으로 유입시키는데 성공한 것도 MTB대회 성공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맞춤형 MTB코스 MTB란 영어로 Mountain Bike란 단어로 말 그대로 산을 달리는 자전거이다. 경사가 심한 비탈길 등 산이나 들의 오프로드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운동이다. MTB경기종목은 20100km의 산악 능선을 종주하는 크로스컨트리(XC. Cross Country), 언덕 오르기의 힐 클라이밍(Hill Climbing), 언덕 내려가기의 다운 힐(Down Hill), 스키의 점핑에 해당하는 트라이얼(Tril) 등 4종목이 있다. 왕방산 MTB코스는 초급자와 중, 상급자 2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초급자코스는 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장림해룡산왕방산쇠목어등산종합운동장을 돌아오는 34.7km코스이며 중상급자 코스는 종합운동장을 출발, 칠봉산해룡산왕방산쇠목어등산종합운동장을 돌아오는 35km 코스이다. 왕방산 MTB코스의 최대장점은 천혜의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라이딩을 즐기며 주변의 소요산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산악자전거코스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임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왕방산 MTB라이딩 코스는 오프로드 길에 적절한 경사로 등 난이도가 골고루 배치돼 있어 MTB라이딩의 참 맛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초급자용 코스와 중상급자용 코스로 나눠져 있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초급자코스 34.7km는 임도코스로 이뤄져 있어 무리 없이 MTB라이딩을 즐길 수 있으며 중, 상급자 코스는 싱글 코스를 포함한 높은 언덕과 급경사로 등 고난이도가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MTB동호인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지구촌 동호인 함께 즐기는 MTB대회로 격상 오는 10월 28일 개최되는 제6회 왕방산 국제MTB대회는 세계 유명 MTB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동두천 왕방산 일원에서 MTB 크로스컨트리방식으로 초급자와 중상급자로 나눠 경기를 진행한다. 시는 이번 제6회 왕방산 국제MTB대회를 국내 산악자전거 동호인은 물론 전 세계 MTB동호인들을 초청해 2천명 이상 참여하는 국내 최고의 MTB마스터스 대회로 자리를 굳혀 나갈 계획이다. 동호인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색 있는 기념품 준비, 다양한 시상, 선수들에 대한 세심한 편의를 마련할 계획이며 초급자 35km코스와 중상급자 43km 코스로 나눠 대회를 치루며 각종 표지판 등 편의시설을 보완, 정비해 안전한 대회를 위한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대회 당일에는 참가선수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전, 식후 행사로 어린이 태권도, 에어로빅시범, 난타, 그룹사운드 공연 등 타 대회와 차별화된 다양한 이벤트 공연, 시음행사 등 충분한 볼거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글 _ 동두천한성대 기자 hsd0700@kyeonggi.com

[포토에세이] 만석호 저녁 풍경

[경기초대석] 정진복 농협중앙회인천본부장

정진복 농협중앙회 인천본부장의 트레이드마크는 미소다. 그만의 온화한 성품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인천농협을 이끌어가는 제일 커다란 원동력이다. 특히 인천에서 태어나 1975년 농협에 입사한 뒤 줄곧 인천농협 기획관리과장, 남동공단지점장, 인천시청지점장, 금융사업부본부장 등을 역임했던 터라 지역내 대인관계도 넓고 원만하다. 올 초, 인천농협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도 자신의 특성을 잘 살려 농협회원들 뿐만 아니라 지역안팎을 보듬는 살뜰한 경영을 펼치며 신망을 얻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 후 소통과 화합으로 연착륙 농협의 가장 큰 역할은 농민과 시민이 서로를 믿는 동반자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본부장은 농협은 시민에게 안전하고 질 좋은 농축산물을 공급하면서 안정적인 유통구조를 만들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금융기관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농협은 농업농촌농업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농협이 올해 초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인천지역에서도 초기에는 일부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간내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도 소통과 화합을 중요시하는 정 본부장의 경영방침 덕분이다. 올해 농협은 지난 50여년간 다져온 조직을 뒤흔드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며 대변혁을 겪었다. 지난 3월 금융지주회사와 경제지주회사로 분리된 것. 금융지주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의 금융자회사를 두고, 경제지주는 농협유통 등의 경제 자회사를 둔다. 이에 따라 인천농협도 신용부분은 농협은행 인천영업본부와 농협생명보험 인천총국, 농협손해보험 인천총국 등으로 독립했으며, 농협중앙회 인천본부는 과거 농협중앙회의 신용업무를 제외한 기존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농협조합 감사업무도 맡는다. 먹을거리 산업 농업 안정화 되려면 영농지원 강화가 우선 정 본부장은 사업부분간 책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효율성은 높이고 혼란은 최소화했다. 정 본부장은 사업구조개편이 조기에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했다며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인천농협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53만 구성원이 한가족처럼 인천농협은 중앙회 및 지역농협 157개, 2천40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 3만4천여명, 준조합원 43만1천여명, 영농회 2만9천여명, 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모임 1만3천여명, 부녀회 1만3천여명, 기타 조직 5천여명 등을 더하면 무려 52만7천여명을 웃도는 거대한 조직이다. 정 본부장은 구성원 모두가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토대를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20여년간 지속되온 지역농협 주부대학은 인천농협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남동농협을 비롯해 서인천농협, 중구농협 등에서 일제히 주부대학을 개강했다. 올해 인천지역 9개 농협에서 교육을 받는 주부회원들은 1천300여명. 지금까지 배출된 주부대학 졸업생은 수만명에 달한다. 이렇게 오랜기간 쌓여 만들어진 인천농협의 인력네트워크는 지역내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농협의 우리농산물지킴이다. 주부대학과 고향주부모임, 소비자단체 회원 가운데 여성지도자 자질을 갖춘 회원들이 소비자감시단으로 구성돼 인천지역 농협 전체 매장을 돌면서 원산지관리 및 식품안전 관리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우리농산물지킴이는 소비자이자 집 안의 식탁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눈으로 농협판매장을 일제히 점검하기 때문에 농협식품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고 우리농산물을 보호할 수 있다며 농협을 소비자들이 언제나 믿고 살 수 있는 농식품 안전지대로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농협 NH봉사단을 꾸려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찾아가 도움의 손길도 내밀고 있다. 최근에는 봉사단 400여명이 남동구 도림동 배 재배농가인 해강농원 등 20개 농가에서 배솎기와 고추지지대 세우기 등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인천농협 봉사단은 10년이 넘도록 남동구내 배 농가를 찾아 일손을 돕고 있으며 올해는 5~7월까지 3개월을 일손돕기 집중 기간으로 정해 봉사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정 본부장은 인천지역 농가들은 만성적으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천농협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조합원들이 뭉쳐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농협은 이와 함께 회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인천쌀 팔아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인천 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는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인천지역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연계해 쌀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과 인천시민들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통해 쌀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고 각 지역마다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인천쌀의 브랜드도 높여가고 있다. 새로운 농업농촌을 만들자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 산업인 농업이 안정화되려면 영농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오르고 영농자재 가격도 덩달아 상승해 지역 농업인들이 큰 어려움에 빠지자 영농자재 무상지원을 확대하기도 했다. 영농기에는 농기계은행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올해는 농작업 대행실적을 최대 5천ha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천200ha나 늘어난 수치다. 또 신규 농기계도 40대(13억원 상당)나 구입해 농민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기질 비료도 지난해보다 3억원 가량 늘어난 30억원 상당을 지원한다. 농민들은 힘들게 한 해농사를 지어도 손에 남는 게 많지 않습니다. 영농지원을 강화해 농업소득 안정화를 꾀해야 농업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천농협은 영농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1농협 1주유소 갖기 운동, 1사1촌 자매결연 맺기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1사1촌 자매결연을 복합교류형으로 전환해 단순히 일손돕기 등 봉사활동 수준에 머물던 것을 농산물 판매, 영농생활체험, 관광 등을 연계해 복합체험활동으로 개발했다. 그 결과 자매결연을 맺은 곳은 지난해보다 50곳이 늘어난 130곳으로 확대됐으며 신규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곳도 20곳이나 된다. 1교1촌 자매결연 및 농촌체험활동도 지원해 인천지역 내 8개 학교 1천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식(食)사랑 농(農)사랑 운동을 펼치며 식문화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장학법률의료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펼쳐 인천농협은 지역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면서 인천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관이 되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 국내 대학병원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15년 동안 의료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도서지역 주민 1만여명에게 무료진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1995년부터 법률에 취약한 농업인들의 법률문제 해결을 돕고자 강화, 옹진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무료 법률지원을 해주는 농업인 법률구조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매년 800여건에 달하는 소비자 피해사례를 접수해 처리하고 있고 소송으로 평균 18억원 상당의 피해를 구제하는 등 농업인들의 고충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혜택으로부터 소외돼 있는 농촌마을을 위해 지역문화복지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모두 11곳의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조합원과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농협 장학생도 선발해 지역 인재를 키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장학사업을 벌여 농업인이나 자녀들이 대학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는 것. 농촌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돕는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농촌 결혼이민여성들이 모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항공권과 체제비용을 지원하거나 이민여성 농업인을 위한 1대 1 맞춤 농업교육을 실시하고 농촌 정착지원과정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최근 농촌에는 10쌍중 4쌍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고 10년 후면 농촌 청년의 절반이 다문화가정을 이루게 된다며 다문화가정도 농협을 구성하는 중요한 일원이 되고 있는 만큼 이들이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글 _ 인천김미경 기자 kmk@kyeonggi.com

[길을걷다] 도시의 뒷 무대로 물러나 앉은 ‘수인역’

시야에서 사라지는 열차의 끝을 보면 슬프다. 내 사람, 내 물건을 싣고 가는 것도 아닌데 아득한 곳으로 기차를 떠나보내고 나면 공허함이 몰려온다. 수인역에 가면 마치 등 굽은 노인네 같은 노쇠한 철길 때문에 슬프다. 수인역은 도심 후미진 곳에 물러나 있다. 아파트에 가려져 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어 이제 그 존재감은 없다. 역 이름도 희미해지고 역사(驛舍)는 아예 사라졌지만 아직 철길은 살아 있다. 철길 따라 사람들도 살아 있다. 닿을 듯 말 듯한 간격으로 철길과 마을이 사이좋게 공존하며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입영열차 출발지 수인역은 수원과 인천역을 오가던 수인선의 한 정거장이었다. 1948년에 세워진 옛 역사는 곡물시장 인근, 지금의 화물주차장에 있었다. 요즘은 흔히 수인역하면 신광초등학교와 CJ 인천공장 사이를 말한다. 쇠락한 동네 수인역에 가면 애절한 음악들이 번갈아 귓가에 맴돈다. 가난한 철도원 가장의 삶을 그린 피에트로 제르미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철도원(Il Ferroviere, 1956). 슬픈 멜로디가 내내 깔리는 이 주제 음악은 중간에 사이렌 소리와 투박한 아버지의 말투, 그리고 어린 아들의 목소리가 섞여 나오며 묘한 애틋함을 준다. 그리스 음악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가 작곡한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독일 나찌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청년을 떠나보낸 여인의 슬픈 노래로 첫 소절부터 가슴을 저미게 한다. 수인역이 슬픈 것은 무엇보다 이곳이 입영열차 정거장이었기 때문이다. 70년대말까지 수많은 청춘들이 이곳에서 출발하는 논산훈련소행 입영열차에 몸을 실었다. 빡빡머리들은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 마지막 포옹을 하고 눈물을 삼키며 열차에 올랐다. 창문으로 몸을 내밀어 애인과 이별의 키스를 하는 순간 열차는 야속하게 기적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차가 용현동 동양화학 옆을 지나는 순간 호송관들의 살벌한 외침소리와 동시에 열차 안은 금방 군기 바짝 든 훈련소로 변했다. 하루 10여 차례 화물차 통과 집들 사이로 난 기차 길을 보고 있노라면 기차가 먼저 길을 냈는지 마을이 먼저 자리를 잡았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1937년 협궤열차 수인선이 건설되었고 철로는 정미소가 있던 수인역에 닿았다. 기차가 서는 곳에 사람과 물자가 몰려들었고 자연스럽게 마을이 들어선 것이다. 검은 연기 내뿜으며 달려온 기차는 역에 가까이 왔다고 왝왝 거리며 소리를 지르곤 했다. 수원, 군자, 소래 등지에서 온 사람들은 자신이 키운 닭이며 각종 곡식을 이고 지고하며 수인역에 내려놓는다. 금방 큰 장이 서고 거래로 왁자지껄 소란해진다. 장이 서는 동안 열차 맨 앞 기관차는 거대한 회전기를 이용해 다시 수원 방향으로 놓여진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렇게 수인역은 번창했다. 1979년 종착역이 송도로 변하면서 급격히 쇠락했다. 이제 수인역은 젊은 택시기사들은 그 위치를 잘 모를 정도로 도시의 뒷무대로 한발짝 물러앉아 있다. 지금은 농산물 대신 포항에서 실은 철강 코일과 강원도에서 실은 시멘트와 석탄을 채운 화물차만이 하루에 10여 차례 지나간다. 철길과 마주한 낡은 가게들과 빛바랜 이야기들 열차 때문에 생긴 수인곡물시장엔 여전히 정이 넘쳐 기찻길 옆으로 보신탕 집이 늘어서 있다. 오후 두 시경, 한 숟가락 뜨려는 순간 국물이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보신탕 국물이 열차가 오고 있는 것을 먼저 감지한 것이다. 이어 건널목 간수의 호각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가게의 간판과 지붕 처마를 아슬하게 스치듯 동네 한가운데로 시커먼 열차가 꽉차게 들어온다. 수인역 마을에서 철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우측으로 가면 인천역, 좌측으로 달리면 부두행이다. 하나 둘 셋기차는 24개의 화물칸을 힘겹게 끌고 간다. 건널목을 지나가는데 2분 넘게 걸린다. S자로 휜 철길 위를 달리는 열차의 모양이 마치 구렁이 같다. 동네 사람들은 그저 일상인 듯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제 할일을 할 뿐이다. 명맥 이어가는 곡물상과 기름집 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열차 때문에 생긴 시장은 그 명맥을 이어 가고 사람들도 남아 있다. 곡물상과 고추집, 그리고 기름 짜는 집 등 40여 개의 점포가 신광초교 담벼락에 기대어 수인곡물시장이란 이름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지금의 한별아파트 자리에는 인천 최대의 농산물 깡시장이 있었고 이후 김치공장과 농협 하나로마트가 개장하는 등 농산물과 관련된 시장이 계속 이어져 왔다. 이제는 연백상회, 개풍상회, 충남상회 등 고향을 가게 간판으로내건 곡물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예전만 못해. 대형마트 때문이야. 그냥 심심하니까 가게 문을 열고 있는 거지. 충북 영동에서 올라와 한자리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 흥진상회 이영주 할아버지는 곡물이란 이름 붙은 곡식은 다 있고 다른데 보다 30% 정도는 싸다고 설명하면서도 연신 소리쳐 참새떼를 쫓는다. 그나마 기름집들의 사정은 좀 나은 듯하다. 그것은 냄새로도 알 수 있다. 수인역 인근에 가면 하루 종일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90년대 말 기름집 전성시대에는 기름집 옆에 있던 약국도 한켠에서 기름을 짤 정도였다. 소문을 들은 약사회에서 현장에 나와 흰 가운을 입고 기름짜는 그 약사에게 약을 팔 건지, 기름장사를 할 건지 선택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전설로 남아 있다. 만수기름집, 대영기름집 등 40년 넘게 오래된 가게들은 이제 대를 이어 기름을 짜고 있다. 부모의 손길로 모서리가 닳아버린 되박, 깔대기, 함지박 등 기름 짜는 도구들을 아들이 이어 받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세월이 흘러도 옛맛 그대로 고소한 맛을 만들어 내고 있다. 수인역 시장 역사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가게가 또 한군데 있다. 47년간 국수를 말아 온 골목국수집이다.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버거운 좁디좁은 골목에서 시작한 이 가게는 시장 사람들과 부두노동자들의 허기를 달래 주던 국수집이다. 장사가 잘 될 때는 밤에만 야식으로 100여 그릇씩 팔았다고 한다. 열차를 끌고 온 기관사가 잠시 기차를 세워놓고 이 집에서 요기를 해결할 정도였다. 이제는 골목에서 나와 기차길 바로 옆 2층 건물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할머니는 국수를 말고 할아버지는 여전히 철길 건너 시장통을 누비며 배달을 하신다. 오늘도 그렇게 수인역 철길에는 사람과 기차가 다닌다. 글 _ 유동현 굿모닝인천 편집장 사진 _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Museum&Gallery] 국내 최초 짜장면 박물관 신장개업 "띵호와"

중화요리 전문점 공화춘 리모델링역사와 추억 고스란히 담아 어릴 적 아버지께서는 주말마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집으로 데려가곤 하셨다. 짜장면의 원조는 이곳이야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난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이색적인 건물과 한문으로 적혀 있는 간판, 주문을 받자마자 종업원이 주방장에게 중국어로 소리치는 모습에 어린시절 괜스레 짜장면의 맛도 동네 중국집보다 더욱 맛있게 느껴졌던 기억. 변함없이 이곳에는 역동적인 한문과 붉은 빛으로 장식된 수십 곳의 중국집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어느새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짜장면의 원조가 된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이곳에 국내 최초로 짜장면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에는 100여년전 개항기 무역상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지난 1980년까지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명성을 떨쳤던 공화춘 건물이 있다. 등록문화재 제246호이기도 한 이곳은 모두 846.2㎡의 넓이에 지상 2층 건물로 짜장면이 최초로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중구청은 문을 연 지 100여년이 된 이곳을 리모델링해 국민 음식으로 사랑받는 한국식 짜장면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짜장면 박물관을 건립, 지난 4월 28일 문을 열었다. 짜장면은 1883년 인천 개항과 더불어 중국 산둥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삶은 국수에 된장과 채소를 얹어 비벼먹는 고향의 음식 짜장면(作醬麵)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짜장면의 역사가 시작됐다. 중화요리가 번성하던 일제강점기에는 중국음식점의 메뉴 가운데 하나가 됐고, 해방 후 달콤한 검은 빛의 캐러멜이 첨가된 춘장의 보급으로 한국식 짜장면으로 발전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근로자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명 산업화 시대의 전투식량으로, 뜻깊은 날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중요한 외식 메뉴로도 자리를 잡았다. 짜장면 박물관은 이처럼 개항기 인천에서 탄생해 한국 100대 민족문화 상징의 반열에 오른 한국식 짜장면의 모든 역사와 추억을 담고 있다. 박물관은 모두 7곳의 전시공간과 기획전시실, 수장고, 편의시설, 사무공간으로 구성돼 짜장면에 대한 각종 유물과 모형, 영상물 등 다양한 자료로 채워져 있다. 2층으로 입장해서 1층을 거쳐 기획전시를 관람하고 퇴장하는 동선으로 연결된다. 상설전시는 △프롤로그(개항기 인천의 화교사) △제1전시실(짜장면의 탄생) △제2전시실(1930년대 공화춘) △제3전시실(1970년대 짜장면의 전성기) △제4전시실(현대 한국 문화 속의 짜장면) △에필로그(세계속의 짜장면) △1960년대 공화춘 주방으로 구성돼 있다. 상설전시공간에는 일명 철가방인 배달통과 면기, 화교사 관련 자료, 공화춘 관련 자료 등 200여점의 소장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공화춘 창립자의 이름을 따 우희광 기념홀로 명명된 기획전시실은 박물관 건물로 사용되는 공화춘 건물과 공화춘 집안 사람들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통해 짜장면 박물관의 전시내용을 보다 풍성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간이다. 지난 1980년대까지 명성을 떨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도 즐겨 찾았던 짜장면의 발상지 공화춘. 30여년전 문을 닫아 역사가 끊겼던 이곳은 새로이 짜장면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맛있는 음식 냄새는 사라졌지만,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박물관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글 _ 인천신동민 기자 sdm84@kyeonggi.com 사진 _ 짜장면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