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 염원을 담은 기념음반 ‘2002 Soccer Festival’이 음반계의 불황 속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뮤직박스 집계에 따르면 이 음반에 수록된 조성모의 ‘함께 하는 순간’, 김건모의 ‘I Love Soccer’, 박효신ㆍ전소영ㆍAnn이 함께 부른 ‘One’은 월드컵 개막일인 5월 31일 각각 15회, 12회, 19회가 방송돼 단일 음반 사상 최다 방송횟수(46회)를 기록했다. ‘2002 Soccer Festival’은 지난주 음반점에서 발매되자마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어 아나스타샤의 ‘Boom’이 담긴 월드컵 공식 음반을 위협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국내 톱스타들이 대거 참여한데다가 축구공 모형의 패키지에 국악음반을 함께 수록해 음반 애호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힙합’ 문화는 이제 우리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주류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헐렁한 바지와 울긋불긋 염색한 머리, 피어싱, 빠른 비트의 랩 그리고 곡예에 가까운 춤은 더 이상 낯선 문화가 아니다. 힙합을 소재로 한 댄스영화 ‘턴잇업’(감독 강용규)은 이런 우리 청소년들의 정서를 반영해 고교생들의 힙합에 대한 열정과 사랑, 도전 등을 다뤘다. ‘제대로 된’ 힙합 춤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공을 쏟았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대규모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주연 배우들의 춤솜씨가 기대 이상이다. 테크노음악에 맞춰 온 몸을 이용해 묘기를 부리듯 춤을 추는 젊은 ‘춤꾼’들의 현란한 몸짓과 다양한 카메라 기법을 이용한 몇몇 장면들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춤을 감상하는 것으로만 위안을 삼을수는 없지 않은가. 영화적 완성도를 따지고 들어가면 감상은 좀 달라진다. 진부한 이야기의 틀거리부터가 ‘반항’과 ‘이탈’ 등 힙합 특유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어 괴리감이 느껴진다. 대통령의 딸과 가정 불화로 고민하는 학생, 무당집의 아들 등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비전문’ 배우들이 펼치는 어설픈 연기는 학예회 수준에 가깝다. 이들의 극중 대사 역시 2000년대 고교 교실에서 이뤄지는 대화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신파조다. 막판에 김대중 대통령(물론 대역이다)이 힙합 경연 대회에 나간 딸을 격려하기위해 행사장을 찾는다는 ‘깜짝 설정’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나 볼 수 있었던 태국영화들이 극장가에 대거 상륙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99년과 지난해 각각 흥행 1위를 차지한 ‘낭낙’과 ‘철의 여인들’, 지난 7월 부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차지한 ‘티어스 오브 블랙 타이거’ 등 10여편이 이미 수입돼 개봉 시기를 고르고 있다. 먼저 태국영화 ‘충무로 입성 1호’로 기록될 ‘방콕 데인저러스’(Bangkok Dangerous)는 22일 간판을 내건다. 지난 7월 ‘티어스 오브 블랙 타이거’와 함께 부천을 찾았으며 지난해 토론토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을 받았다. 주인공 콩은 고독한 킬러. 어릴 때부터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지녀 따돌림을 받고 자라다가 킬러인 조로부터 사격솜씨를 인정받아 조와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된다. 콩은 약국에서 일하는 폰의 순수한 모습에 이끌려 서로 가까워지는데 공원에서 깡패들의 습격을 받으며 콩의 정체가 드러나자 폰은 그를 멀리하려고 애쓴다. 한편 조는 애인인 밤무대 댄서 아움이 조직폭력배로부터 강간당하자 복수에 나섰으나 죽음을 맞고 아움마저도 무참히 살해된다. 콩은 폰에게 편지를 남긴 뒤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마피아의 아지트로 향하고 콩의 죽음을 예감한 폰은 그를 만나기 위해 집을 뛰쳐나온다. 옥시드 팽과 대니 팽 쌍둥이 형제는 지난해 장편 극영화 데뷔작인 이 영화로 태국비평가협회상 6개부문을 휩쓸며 ‘태국의 우위썬(吳宇森) 감독’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검붉은 피가 화장실 타일 바닥을 적시며 흘러내리는 시작 타이틀이나 총알이 머리를 관통하고 튀어나오는 장면 등은 확실히 우위썬의 비장미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총구에서 뿜어져나온 원이 점점 커지다가 장면이 바뀌는 대목을 비롯해 광각렌즈촬영, 스텝 프린팅(저속촬영후 정상속도로 프린트하는 기법), 핸드 헬드(들고 찍기)등을 동원한 화면을 보면 왕자웨이(王家衛)에 가깝다. 비트 강한 금속성 배경음악,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빠른 장면 전환, 극도로 절제된 대사, 방콕 홍등가의 오색 불빛과 암흑가 흑백풍 조명의 대비 등은 비교적 단순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고독한 킬러의 내면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지난해 MBC 충주문화방송과 한국향토음악인협회가 추최한 ‘제1회 대한민국향토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송봉수씨(44·수원 중앙주부대학 학장)가 대상곡 ‘토야’ 등 14곡을 담은 CD와 테이프를 최근 오아시스에서 출시했다. 대상 수상곡이자 타이틀곡인 ‘토야’(작사 송봉수·작곡 남성)는 민요풍으로 올해 8월10일부터 열리는 세계도자기엑스포의 마스코트 토야를 소재로 삼았다. 도자기엑스포의 성공개최를 기원하고 개최지 여주·이천·광주를 소개한 이 곡은 향토성 짙은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향토음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데 요즘 라디오 방송 등에서 자주 소개되고 있다. 또 ‘혜경궁 마마(작가 박상길·작곡 남성)’와 ‘효원의 종(작사 박상길·작곡 남성)’은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용주사의 범종소리 등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이 한껏 배어 있다. 이밖에 ‘할미꽃 사연’, ‘힘내요’, ‘아! 통일이여’, ‘혼’ 등과 7곡의 반주음악을 실었다. 한편 송봉수씨는 세계도자기엑스포 여주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여주도자기의 우수성과 행사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양악기로 연주하는 산조(散調) 음반이 최초로 출시됐다. 신나라뮤직에서 발매한 이 음반에는 김국진씨가 작곡한 ‘피아노를 위한 산조’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산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산조’ 등이 들어 있다. 산조는 가야금이나 거문고, 아쟁, 대금, 피리 등 민속악기로 연주하는 기악독주음악으로 삼남 지방에서 발달했으며 대개 느린 속도의 진양조로 시작해 차차 급한 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으로 바뀌어 끝난다. 이번에 출시된 음반 역시 이같은 산조 고유의 형식을 살려 다스름-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굿거리-자진모리-엇모리-휘모리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피아노를 위한 산조’는 피아니스트 안수미씨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산조’는 첼리스트 우지현씨와 피아니스트 김영한씨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산조’는 바이올리니스트 주일엽씨와 피아니스트 한영애씨가 연주했다. ‘피아노를 위한 산조Ⅰ,Ⅱ’ 음반과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산조’및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산조’를 한데 묶은 음반 등 2장으로 발매됐다. 신나라뮤직 정문교 대표이사는 “새로운 세기를 맞아 우리 전통음악의 한 장르인 산조를 서양음악의 표현방식을 빌려 세계화시키고자 이 음반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처음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 음반이 EMI에서 출시됐다. 정경화는 그동안 각종 연주회에서 비발디 ‘사계’를 많이 연주했지만 음반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내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협연은 미국 실내악단인 세인트 루크 체임버 앙상블이 맡았으며 정경화는 바이올린 독주와 지휘를 동시에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음반에서 정경화는 고국 팬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곡 내용을 한국어로 해설한 부분과 ‘사계’를 뮤직비디오 형태로 연주한 부분을 별도의 CD로 만들었는데, 이처럼 ‘2 for 1’ 형태로 묶은 CD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발매된다. 이 음반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원전연주 스타일과는 달리 비교적 모던하고 ‘정경화적’인 연주를 들려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EMI 코리아측은 “정경화가 우리 나라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연주자일 뿐 아니라 비발디의 ‘사계’ 역시 국내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레퍼토리인 만큼 작년 50만장이상 팔렸던 조수미의 음반 못지 않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클래식 음반계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독주체제였다. 미디어신나라가 발표한 ‘2000년 클래식 음반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3월에 나온 조씨의 ‘온리 러브’(워너)는 국내 클래식 음반으로는 전무후무한 56만여장의 판매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음반의 지나친 독식으로 인해 클래식 인접 장르인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등의 시장뿐 아니라 심지어는 가요나 팝 시장까지 일정 부분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음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50만장이나 팔린 음반을 클래식 음반으로 봐야 하는가’하는 이상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번째로 많이 팔린 음반은 맹인가수 안드레아 보첼리가 오케스트라 반주로 이탈리아 전통민요를 노래한 앨범 ‘소뇨’(유니버설)였다. 지난해 4월 출시됐으나 올해 몇몇 CF와 방송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 올해만 10만장 가까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1997년 발매돼 전세계적으로 2천만장 이상이 팔리면서 보첼리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그의 첫 앨범 ‘로만자’도 덩달아 잘 팔려 판매 순위 6위를 기록했다. 판매순위 3위는 영국출신 뮤지컬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의 크로스 오버 앨범 ‘라 루나’(EMI)가 차지했다. 6만장 이상이 팔린 이 음반은 잔잔한 분위기의 팝송과 베토벤 교향곡 7번의 2악장에 이탈리아어 가사를 붙여 노래한 ‘필리오 페르두토’,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중 ‘달에 부치는 노래’ 등이 실려 있다. 올해 국내 클래식 음반계는 조수미, 보첼리, 브라이트만 세 가수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들 음반은 모두 정통 클래식이 아니라 크로스오버 앨범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 가수 외에는 KBS 1FM이 개국 20주년을 맞아 만든 ‘네티즌들이 뽑은 클래식베스트 편집음반’에는 ‘위 겟 클래식 리퀘스트 36’(유니버설) 1, 2집(각각 4, 6위)과 태교음반 ‘최정원의 태교음악-내 안의 작은 천사’(신나라뮤직.7위), ‘모차르트 이펙트’(워너) 1, 5집(각각 8, 9위) 등이 판매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연합
연예협회 경기도지회(지회장 이기원)가 지난 9월 30일 주최한 제4회 곶고리 창작가요제의 음반(도레미레코드사)이 출시됐다. CD와 카세트 테이프로 나온 이번 음반에는 대상수상곡인 그룹 실버의 ‘슬픈사랑보다 아픈 이별’을 비롯해 금상수상자 음광식의 ‘첫사랑’, 은상수상자 강현주의 ‘히드라’, 동상수상자 빅 투(BIG TWO)의 ‘다시 널 만날때까지’와 장려상 ‘내게로 돌아와줘’, 특별상 ‘다시 시작 하는거야’등 이번 가요제 본선 참가자 12명의 곡을 실었다. 한편 곳고리 창작가요제는 전국 규모의 창작대중가요 경연대회로 건전한 대중가요의 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문의 233-1140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ss
‘차(茶)’를 주제로 한 다악(茶樂) 음반 ‘찻잔에 스미는 사계(四季)’(서울음반)가 나왔다. 한국창작음악연구회가 우리 차와 어울리는 국악 창작 실내악곡을 모아 내놓는 ‘다악 시리즈’ 네번째 음반. 서울대 백병동 교수의 ‘녹향송(綠香訟)’과 황병기의 ‘다향이제(茶香二題)’ 등 작곡가 6명의 작품들을 모은 1, 2집을 98년에, 초의선사(草衣禪師)를 테마로 한 ‘잎·물, 빛’, ‘동다송’, ‘초당-비 개인 귤숲’ 등 다섯 작품을 엮은 3집을 지난해 각각 선보였다. 이번 ‘찻잔에 스미는 사계’는 봄과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을 주제로 한 다악 모음집. 계절의 변화에서 느끼는 차의 정취를 표현한 정태봉(서울대)교수의 ‘새벽-여린 찻잎 이슬에 맺힌 한세상’과 ‘한낮-타는 마음 한 가운데’(이병욱·서원대 교수), ‘저녁-낙엽이 받쳐든 찻잔’(김일섭. 국민대 교수), ‘밤-다우삼매(茶友三昧)’(박일훈·국립국악원 연구실장) 등 네 작품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