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사브르 오상욱, 대한민국 첫 金 찔렀다 [파리 올림픽]

‘꽃미남 펜서’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제펜싱연맹(FIE) 세계 랭킹 4위 오상욱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2일째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서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14위)를 15대11로 따돌리고 한국 남자 사브르 사상 첫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또한 한국 펜싱 선수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인전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로써 오상욱은 3년전 2020 도쿄 대회서 당시 세계 1위였음에도 불구하고 8강서 탈락해 메달에 실패했던 아쉬움을 두 번째 올림픽 출전서 씻어내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되찾았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어져온 한국의 개막 다음날 첫 금메달 전통도 이어갔다. 오상욱은 1피리어드서 연속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1점을 빼앗겼으나 다시 1점을 보태 3대1로 앞서갔다. 하지만 페르자니에게 연속 공격을 내줘 3대3 동점을 허용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오상욱은 다시 연속 득점으로 5대3으로 앞서갔고, 페르자니가 한점을 쫓아오자 다시 연속 득점으로 7대4로 달아났다. 기세를 몰아 1점을 보태며 1피리어드를 8대4 더블스코어로 마쳐 승기를 잡았다. 2피리어드 들어서도 3연속 득점으로 11대4로 달아나 분위기를 이어간 오상욱은 1점을 내줬으나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3대5로 완전히 주도권을 장악한 후 상대의 파상적인 반격을 잘 막아내 4점 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서 오상욱은 루이지 사멜레(이탈리아·7위)와의 준결승전서 경기 시작 후 연속 3점을 먼저 내주며 이끌렸으나, 이후 폭발적인 득점행진을 이어가며 연거푸 득점을 올리고 단 2점 만을 내줘 15대5, 10점 차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이날 오상욱은 첫 경기인 32강전서 에반 장 아바 지로(니제르·41위)를 15대8로 가볍게 물리쳐 산뜻한 출발을 보인 뒤, 16강전서는 이전까지 2승2패로 호각지세를 이뤘던 알리 파크다만(이란·13위)을 15대10으로 완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어 준준결승전서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인 파레스 아르파(캐나다·35위)를 접전 끝에 15대13으로 돌풍을 잠재우고 4강에 진출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레스는 32강전서 지난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한 아론 실라지(헝가리·5위)를 15대8로 제치는 파란을 일으킨 뒤, 16강전에선 홈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볼라드 아피티(프랑스·12위) 마저 15대8로 꺾었었다. 한편,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은 32강전에서 세계랭킹 6위인 콜린 히스콕(미국)을 15대10으로 제쳤으나 16강전에서 선천펑(중국)에게 11대15로 막혔고, 대표팀 ‘맏형’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은 32강전에서 파레스 페르자니에 8대15로 패해 탈락했다. 오상욱은 “결승에서 맞붙은 선수가 올라올 지 몰라 살짝 당황했는데 원우영 코치선생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대한민국 첫 금메달이라는 소식을 경기 후에 알았다”라며 “서로 도와가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단체전서 우승한 뒤 당분간 푹좀 쉬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우민, 男 자유형 400m 銅…12년 만의 수영 메달 [파리 올림픽]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 김우민(강원도청)이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막혔던 대한민국의 올림픽 수영 메달 물꼬를 12년 만에 다시 텄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으로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1초78), 엘리아 웰링턴(호주·3분42초21)에 이어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예선 전체 7위로 힘겹게 결승에 진출해 1번 레인에서 경기를 치른 김우민은 출발 반응 속도가 0.62초로 8명 중 가장 빨랐고, 50m까지 마르텐스에 이어 2위를 유지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150m까지도 마르텐스가 1위, 김우민이 거의 비슷한 순간 2위로 통과했다. 200m까지 마르텐스와 김우민은 세계 기록 페이스로 역영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져 월링턴에게 추격을 내줘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김우민은 한국 수영 역사상 박태환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기록됐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대회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을 따낸 후, 2012년 런던 대회서는 두 종목 모두 2위를 차지해 홀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보유 중이다. 김우민은 “꿈꿨던 메달 획득이라 제게 뜻깊은 의미고, 첫 올림픽 메달이라 기쁘다”며 “이 무대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보상받는 기분이라 감정이 복받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도쿄 대회 이후 황선우를 보고 자극받았다. 금메달 획득을 못해내서 아쉽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할 수 있다. 다음 올림픽 잘 준비하겠다”며 “남은 대회 일정인 200m서 집중을 잘할 것이고, 계영에서도 다 같이 힘을 합치면 또 하나의 기적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엄마’의 이름으로 값진 은메달 획득한 금지현(경기도청) [파리 올림픽]

“동메달이라도 따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박)하준이와 호흡이 잘 맞아 은메달을 획득한 것 같습니다. 다소 아쉽긴 하지만 내일 열릴 개인전에서 다시 한번 메달에 도전하고 싶다.” 27일(한국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단체전서 ‘동갑내기’ 남자 ‘간판’ 박하준(KT)과 짝을 이뤄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은메달을 선사한 ‘주부 사수’ 금지현(24·경기도청). 울산여상 2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듬해 2018년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 월드컵대회서 공기소총 단체전 우승과 혼성 단체전서 동메달을 따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2019년 베이징 월드컵 공기소총 개인전 동메달, 2022년 대구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 금메달, 같은 해 바쿠 월드컵서 이날 호흡을 맞춘 박하준과 혼성 단체전서 우승하는 등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활약했다. 2019년 경기도청에 입단해 ‘명장’ 이권도 감독과 김승환 코치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으며 기량을 향상시킨 금지현은 지난해 5월 딸 (정)서아를 출산하며 3개월간 잠시 총을 놓았으나 사선에 복귀한 지 7개월 만인 지난 4월 대표선발전서 2위로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22년 ISSF 카이로 세계라이플선수권대회서 자신이 획득한 올림픽 쿼터를 지켜냈다. 금지현의 빠른 대표팀 복귀에는 임신 소식을 전해 듣고 “팀 걱정은 하지말고 편하게 하고싶은 대로 하라”는 감독과 코치의 배려가 큰 힘이 됐다. 평소 훈련과 대회 출전으로 인해 딸 서아와 떨어져 있는 그는 주말이면 친정어머니가 돌보는 딸을 보기 위해 주말엔 멀리 울산시까지 차를 몰아 재회하고 돌아온다. 갓 돌을 지난 서아가 늘 눈에 아른거리지만 사선에서는 이 모든 것을 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지현은 “서아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이 크다. 훈련에 더 집중해 꼭 올림픽서 메달을 따 걸어주고 싶다”고 밝혔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금지현은 지난 2021년 한국열린사이버대에 진학, 뷰티디자인학부서 체육관련 수업을 받으며 ‘주경야독’을 하는 등 선수와 엄마, 학생 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MZ 세대 ‘워킹맘’이다.

금지현·박하준,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첫 은메달 ‘쾌거’ [파리 올림픽]

‘동갑내기 총잡이’ 금지현(경기도청)과 박하준(KT)이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서 값진 은메달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2000년생 금지현·박하준 듀오는 대회 27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서 호흡을 맞춰 금메달 결정전서 황위팅·성리하오(중국) 조에 12대16으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파리 올림픽 첫 메달이다. 금지현·박하준은 본선에서 631.4점으로 황위팅·성리하오(652.2점)에 0.8점 뒤진 2위로 결선에 진출 금메달 결정전서 첫 발을 20.6점을 기록해 중국에 0.3점 앞서며 시리즈 포인트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2번째 시리즈부터 20.4-21.2, 20.0-21.4, 20.3-20.6점으로 연속 뒤지며 2대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5번째 시리즈서 20.8-20.7점으로 앞서 4대6으로 축겨한 금지현·박하준은 6번째를 다시 20.9-21.2점으로 내줘 4대8 더블스코어가 됐다. 7번째 시리즈서 21.4점을 쏴 21.0점의 중국에 앞서 다시 힘을 낸 한국은 8번째와 9번째 시리즈를 연속 내주며 6대12로 이끌렸다. 10번째 시리즈서 20.8점으로 중국(20.6점)에 0.2점 앞서 다시 추격을 시작한 한국은 11번째 시리즈를 20.3-20.7점을 빼앗기며 매치 포인트에 몰렸다. 12번째 21.0-20.8점, 13번째 21.4-20.7점으로 12대14까지 추격하며 다시 힘을 낸 금지현·박하준은 14번째 시리즈서 21.1-21.5점으로 내줘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1호 메달리스트가 된 ‘주부선수’ 금지현과 고교때부터 줄곧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박하준은 당초 최대한(경남대), 반효진(대구체고)과 짝을 이뤄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현지에서 둘의 컨디션이 좋아 파트너를 바꿔 출전했다. 이권도 감독·김승환 코치의 지도를 받는 금지현은 울산여상 2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이듬해 창원 세계선수권대회 공기소총 여자 단체전서 금메달을 획득한 강심장으로 지난해 출산 때문에 잠시 사선을 떠났으나, 복귀 7개월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은 근성의 명사수다. 또 박하준은 인천체고 2학년 때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등 종목 1인자 자리를 줄곧 지켜온 간판 스타로, 한국체대를 거쳐 KT에 입단해 첫 올림픽 출전서 큰 일을 냈다. 특히, 금지현과 박하준은 앞서 지난 2022년 바쿠 월드컵사격대회서 함께 호흡을 맞춰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었다.

한국 女양궁, ‘전무후무’ 단체전 10연패 신화 도전 [파리 올림픽]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단체전서 사상 최초의 ‘10연패 신화’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양궁은 단체전이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9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번 파리 대회서 우승하면 전무후무한 ‘10연패’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여자 단체전은 정식종목 채택 이후 단 한 차례도 다른 나라가 가져본 적 없는 금메달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임시현(한국체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으로 구성됐다.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의 역사적인 장소 레쟁발리드 특설 경기장서 단체전 경기에 나선다. 지난 25일 열린 랭킹라운드서 여자 태극 궁사들은 임시현(694점), 남수현(688점), 전훈영(664점)이 합계 2천46점을 기록하며 3년전 도쿄 대회서 역시 우리 대표팀이 세운 올림픽 기록(2천32점)을 14점 경신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에이스’ 임시현은 강채영(현대모비스)이 5년 전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작성한 692점의 세계기록을 2점 경신한 세계 신기록으로 여자 전체 1위에 올랐다. 1번 시드를 확보한 한국 여자 대표팀은 1회전을 건너 뛰고 막바로 8강전부터 경기에 나선다. 8강전서는 1라운드 대만-미국전 승자와 맞붙는다. 승리 시 프랑스·네덜란드·인도 중 한 팀과 준결승을 치르고, 결승전에서는 중국이나 멕시코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맞수’ 중국은 최근 세 차례 월드컵서 1·2차 대회 단체전을 석권한 강팀이지만,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서 어느 팀에도 패한 적이 없기에 이번 대회서도 강심장인 태극 여전사들의 ‘금빛 과녁’을 기대케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유도 남자 66㎏급에는 ‘경량급 간판’ 안바울(남양주시청)이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나선다. 안바울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 은메달, 2021년 도쿄 대회서는 동메달을 획득했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 그리고 꾸준함이 장점으로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며 건재를 과시한 안바울에 대해 대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는 “지난 2016년 리우에서 은메달, 2020 도쿄에서 동메달을 딴 바 있는 선수”라며 “그가 일본 아베 히후미의 정상 수성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날 한국 수영의 ‘에이스’ 황선우(강원도청)는 자유형 200m 예선에 나서 메달 획득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예선 4조에서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 루크 홉슨(미국), 판잔러(중국)등 강자들과 경기를 펼친다. 특히 예선부터 우승 후보인 포포비치와 만나게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밖에 여자 배드민턴의 세계 최강자인 안세영(삼섬생명)도 세계랭킹 76위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상대로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개회식서 ‘대한민국→북한’으로 소개…북한 두번 입장한 셈[파리 올림픽]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린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 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황당 사건이 벌어져 선전을 다짐하는 선수단에 찬물을 끼얹었다. 27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세느강 일원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은 206개 출전국 가운데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Corée’로 48번째로 세느강 유람선을 타고 당당히 입장했다. 하지만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소개한데 이어 영어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소개했다. 둘 모두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으로 소개했다. 불어의 정식 명칭으로 대한민국을 소개하면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로 했어야 했다. 반면,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 표기에 따라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은 한국을 소개 할 때와 같은 정식 명칭으로 소개해 이번 개회식에서 북한 선수단이 두 번이나 소개한 셈이 됐다. 올림픽 사상 유례가 없는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소개에 대한체육회는 현지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정부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8년 만의 최소 규모로 대회 개막과 함께 선전을 다짐한 태극 전사들의 사기를 꺾어 놓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있을 수 없는 실수가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날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개회식장에는 올림픽기가 거꾸로 게양되기도 했다.

사상 첫 ‘수상 개회식’…파리 올림픽 화려한 개막[파리 올림픽]

‘낭만 올림픽’ 제33회 파리 하계 올림픽이 27일 새벽(한국시간) 환상적인 개회식을 갖고 열전에 돌입했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 개회식은 사상 유례가 없는 ‘강위의 개회식’으로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에 이르는 세느강 6㎞ 구간에 걸친 선수단의 수상·선상 행진으로 눈길을 끌었다. ‘혁명의 도시’ 답게 앞선 올림픽 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개회식은 종전 스타디움에서 이뤄진 행사가 아닌 도시 전체가 개회식장으로 변모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개회식에서 21개 종목 선수 143명이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우상혁(육상 높이뛰기), 김서영(수영)을 기수로 206개 출전국 가운데 48번째로 선상 입장했다. 북한은 153번째로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날 개회식은 다양한 공연으로 ‘낭만의 도시’ 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한 개회식은 선수단 입장과 문화 공연 외에도 성화의 여정을 표현한 영상과 퍼포먼스로 거대한 쇼를 보여줬다.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파리의 명소들이 공연의 배경으로 등장했고, 프랑스가 자랑하는 풍부한 문화·예술 유산도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돼 문화 올림픽의 개막을 알렸다.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물랭루주 공연으로 유명한 ‘프렌치 캉캉’,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공연, 드비이 육교 위에서 펼쳐진 패션쇼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봉송 때에는 에펠탑 레이저 쇼와 프랑스 일렉트로닉 뮤지션 세론의 ‘슈퍼네이처’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수어 댄스를 창작한 청각장애인 댄서 샤힘 산체스의 춤으로 개회식 분위기는 고조에 달했다. 또한 성화 점화는 파리의 명소들을 여러명의 주자들이 이어달린 뒤 함께 모여 열기구에 점화하는 것으로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개회식은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는 질 바이든 미국대통령 영부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 글로벌 리더들과 세느강 주변으로 30만명의 관람객이 운집했다.

개막 첫날 ‘금빛 낭보’ 전통, 파리서도 잇는다 [파리 올림픽]

27일 화려한 개막식을 갖는 2024 파리 올림픽이 28일부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21개 종목에 143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지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하계올림픽 기준 최소 인원이다. 메달 목표 역시 하향돼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심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반 선전이 중요하다. 한국은 하계 올림픽서 개막 다음날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4회 연속으로 개막 후 첫 날에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베이징 대회서는 개막 다음 날 유도의 최민호가 금메달을 따냈고, 2012년 런던 대회서는 역시 개막 다음 날 사격의 진종오가 50m 권총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는 개막 다음 날 양궁 남자 단체전서 금과녁을 명중시켰으며, 2021년 도쿄 대회서도 양궁 혼성 단체전서 첫날 금메달을 생산했다. 이번 파리 대회서도 개막 첫날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있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 나서는 김우민(강원도청)이 한국 선수단 ‘1호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김우민의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은 28일 오전 3시 42분에 시작될 예정이다. 김우민은 올해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서 우승했었다. 또 ‘효자종목’ 펜싱에서는 남자 사브르 오상욱(대전광역시청)과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여자 에페의 송세라(부산광역시청)와 강영미(광주서구청)가 금빛 찌르기에 도전한다. 펜싱 결승전은 28일 오전 4시30분에 여자 에페, 4시55분에 남자 사브르가 열린다. 사격에서도 ‘금빛 총성’을 준비 중이다.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에 나서는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 최대한(경남대)·반효진(대구체고)이 결선에 오를 경우, 27일 오후 5시30분부터 열리는 동메달 결정전이나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유도에서는 남자 최경량급인 60㎏급의 ‘베테랑’ 김원진(양평군청)과 여자 48㎏급의 이혜경(광주교통공사)이 메달에 도전한다.

‘어게인 우생순’…女핸드볼, 독일에 짜릿한 역전승 [파리 올림픽]

‘우생순 재현’에 나선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독일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을 향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세계 랭킹 22위 한국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핸드볼 조별리그 A조 1차전 독일(세계 6위)에 23대22, 1점 차로 제쳤다. 이번 파리 올림픽 유일한 구기 종목 출전 팀인 여자 핸드볼 팀은 같은 A조의 노르웨이(2위), 덴마크(3위), 스웨덴(4위), 독일, 슬로베니아(11위) 등 객관적 전력에서 모두 열세지만, 이날 승리로 8강 다음 상대인 슬로베니아(28일) 만 잡으면 8강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 전반 강경민(광명 SK 슈가글라이더즈)의 선제 득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전반 5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강경민을 앞세워 11대8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하지만 전반 막판 달아날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독일에 추격의 빌미를 내주며 연이어 실점, 11대10까지 쫓긴 채 전반을 마쳤다. 독일은 후반 첫 공격에서 득점하며 11대11 동점을 만들었고, 10분까지 14대14로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이후 독일이 연달아 3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가져가며 리드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간판’ 류은희(헝가리 교리)와 전지연(삼척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1골 차로 따라 붙었다. 이어 강은혜(SK 슈가글라이더즈)가 종료 8분여를 남기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시소게임을 이어가다 한국은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우빛나(서울시청)의 7m 스로 성공에 이어 종료 22초 전 강경민의 득점으로 2골 차로 앞서간 끝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쌍포인 강경민과 류은희가 나란히 6득점을 기록하며 첫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