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사태로 각구단 전력차질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사태가 한국야구위원회의 대화 거부와 선수협의 법정투쟁 선언 등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올 시즌 각 구단의 전력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쌍방울을 제외한 7개 구단이 나름대로 해외전지훈련에 돌입하는 등 시즌에 대비하고 있지만 선수협 가입 선수들이 훈련에 빠진 구단들은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선수협 사태가 장기화되면 자칫 이들을 아예 전력에서 배제해야 할지도 모르는데다 사태가 수습되어도 훈련 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가 선수협에 가입한 두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1위에 올랐으나 올해는 선발투수와 내외야 핵심 선수가 빠져 고민이다. 지난해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강병규가 팀 전력에서 이탈했고 부상에서 재기,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박명환마저 선수협에 남아 애를 태우고있다. 내외야 수비와 타선의 중심인 심정수, 김동주도 선수협에서 요지부동이다. 99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뛰어오른 롯데도 마음이 무겁다. 타선의 핵인 박정태와 마해영이 선수협을 이끌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훈련 합류가 어려운데다 작년 팀 최다승 투수 문동환마저 선수협에 가담해 투타에서 전력 누수가 심하다. 팀 재건에 나선 LG도 김재현과 최향남등 투타의 중심 선수들이 선수협에 나서 우울한 분위기. LG는 정상급 타자인 김재현이 빠진 타선으로는 앞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렇찮아도 허약한 마운드에 최향남마저 없으면 상위권 도약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해태는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의 견인차 역할이 기대됐던 이대진의 공백이 뼈아프다. 부상에서 회복한 뒤 지난 1년간 쉬었던 이대진이 선수협에 남아있는 기간이 길수록 재기가 더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화는 이상목의 선수협 탈퇴로 다소 안도하고 있지만 송진우의 팀 복귀가 늦어지면 한국시리즈 2연패의 영광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선수협 가입 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삼성과 현대는 팀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선수협 사태의 후유증은 올 시즌 막판까지 프로야구 판도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울 전망이다./연합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시민단체와 투쟁전망

프로야구팀으로 부터 방출위기에 몰린 선수협의회가 시민단체와 연계해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선수협의회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송진우(한화)와 창립총회를 주도했던 양준혁(해태), 강병규(두산)는 22일 오후 63빌딩 1층 로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에 협조를 요청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제재 방침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송진우는 준비한 성명서를 통해 “오늘 아침 KBO 이사회에서 협의회 소속 선수들을 전부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선수 생명을 끊기 위한 협박으로 생각한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을 자문기구로 영입해 조언을 들은 뒤 임시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어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의 발족에 지지성명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협조 요청은 없었다”며 “만약 공식 요청이 오면 내부검토를 거쳐 연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송진우는 또 “선동열 선배가 선수협의회를 지지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27일 귀국하는 즉시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고 미국과 일본의 선수노조와도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회 대표들은 언제든지 KBO와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구단들과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송진우 등은 “협의회를 구성한 것은 선수들의 기본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일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KBO의 협상 제의가 오면 임시총회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

프로야구 구조조정작업 답보상태

쌍방울구단의 퇴출과 SK의 창단으로 가닥이 잡혀가던 프로야구의 구조조정작업이 더이상 진척되지 않은 채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이 손길승 SK그룹 회장으로부터 프로야구 참여의사를 확인한지 열흘이 넘었지만 소문만 무성하게 일고있을 뿐 쌍방울 처리 및 신생팀 창단과 관련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SK그룹 창단의 전제 조건이 되는 쌍방울 퇴출문제는 벽에 부딪친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부실구단인 쌍방울을 강제 퇴출시키겠다고 3차례나 엄포를 놓았지만 정작 쌍방울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엉거주춤한 상태다. 결국 지난 12일 KBO 이사회에서는 강제퇴출 대신 선수단 포기를 종용하기로 우회책을 마련했으나 이마저 쌍방울이 가타부타 말이 없자 하염없이 기다리고있다. 쌍방울의 퇴출이 지연되는 가운데도 KBO는 SK가 올시즌 프로야구에 뛰어들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정작 SK는 팀창단과 관련해 일체의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SK쪽에선 프로야구 참여에 부정적인 견해마저 나오고 있다. 이노종 SK그룹 홍보실장은 “팀 창단을 검토중이지만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다”며“만약 프로야구에 뛰어들더라도 올 해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SK의 이같은 태도가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연막전술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쫓기는 입장은 KBO이고 SK로선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쌍방울 대신 SK를 영입 새 천년 프로야구 판도를 재편하겠다던 장미빛 희망에 부풀었던 프로야구는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져 10년전 수준인 7개구단으로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프로야구 SK 수원연고 실현될까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6일 쌍방울을 인수 프로야구 참여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0시즌 파국을 면할 수 있게 됐지만 신생팀의 연고지역 이동이 협상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 해 9월 이사회에서 쌍방울을 인수할 기업이 연고지역 이동을 희망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만 한다면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 SK는 국내 어떤 지역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오랜 숙고 끝에 프로야구리그 참여를 결정한 SK는 타 어느 지역보다도 그룹의 최종건 창업주가 기업의 터전을 마련했던 수원을 최적지로 꼽고 있다. 그러나 SK가 수원을 연고지로 원할 경우 인천과 경기도, 강원도를 연고지역으로 삼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와 수원시가 중복돼 선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다행히도 현대는 최근 쌍방울을 인수하는 신생팀이 수원에 입성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자신들이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SK의 수원 연고지 정착은 프로야구 각 구단의 도미노 이동을 야기시켜 프로야구가 현행 광역연고제에서 도시연고제로 전환하는 도화선이 될 수 도 있다. 미국과 일본프로야구가 시행중인 도시연고제는 프로구단이 자유롭게 도시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구단은 지자체의 지원이 미흡하거나 관중 동원률이 저조할 경우 좀 더 ‘물 좋은 시장’으로 연고지를 옮겨 적자 폭을 줄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 등 광역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LG와 두산, 롯데 등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KBO가 합의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가 수원을 연고지로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 파국운영을 면케된 각 구단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SK 쌍방울 인수 프로야구 참가

재계 4위 SK가 법정 퇴출될 위기에 몰린 쌍방울을 인수해 수원을 연고지로 프로야구에 참여한다. SK 손길승 회장은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쌍방울을 인수해 프로야구에 참가하겠다”고 6일 밝혔다. SK는 쌍방울 채권단과의 인수협상을 벌인 뒤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KBO가 쌍방울을 법정 퇴출시킨 뒤 새로 제8구단을 창설하는 방안 등을 통해 프로야구에 참가할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칫 7개 구단으로 치를 우려가 제기되던 프로야구는 지난해처럼 8개팀 양대리그로 계속하게 됐다. 또 91년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던 쌍방울 레이더스는 9시즌을 마치고 깃발을 내리는 비운을 맞았다. SK는 구단 연고지를 기존 쌍방울 근거지인 전북이 아닌 그룹 발상지인 수원으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장관은 모처럼 활력을 되찾고 있는 프로야구가 쌍방울의 공중분해로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날 손길승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프로야구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손회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쌍방울 인수를 제의받았으나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연고지가 전북이라는 점을 들어 거부했었다”면서 “그러나 KBO가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겨주고 인수 가격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뜻을 표명함에 따라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관은 손회장과 전화통화를 마친 뒤 곧바로 KBO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SK와 쌍방울 인수에 대한 실무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KBO는 SK의 프로야구 참여가 결정됨에 따라 우선 쌍방울이 예정대로 7일 구단매각을 전면 위임해오면 SK와 구체적인 참여 절차와 인수 조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SK가 올해 리그에 참여하기에는 연고지인 수원을 SK에 양보해야 할 현대가 근거지를 서울로 옮기기를 희망하고 있는데다 이에 따른 두산과 LG 등 서울구단 및 다른 구단의 반발이 예상돼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