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SK그룹 회장이 6일 쌍방울을 인수 프로야구 참여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0시즌 파국을 면할 수 있게 됐지만 신생팀의 연고지역 이동이 협상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지난 해 9월 이사회에서 쌍방울을 인수할 기업이 연고지역 이동을 희망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만 한다면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 SK는 국내 어떤 지역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오랜 숙고 끝에 프로야구리그 참여를 결정한 SK는 타 어느 지역보다도 그룹의 최종건 창업주가 기업의 터전을 마련했던 수원을 최적지로 꼽고 있다.
그러나 SK가 수원을 연고지로 원할 경우 인천과 경기도, 강원도를 연고지역으로 삼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와 수원시가 중복돼 선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다행히도 현대는 최근 쌍방울을 인수하는 신생팀이 수원에 입성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자신들이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SK의 수원 연고지 정착은 프로야구 각 구단의 도미노 이동을 야기시켜 프로야구가 현행 광역연고제에서 도시연고제로 전환하는 도화선이 될 수 도 있다.
미국과 일본프로야구가 시행중인 도시연고제는 프로구단이 자유롭게 도시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구단은 지자체의 지원이 미흡하거나 관중 동원률이 저조할 경우 좀 더 ‘물 좋은 시장’으로 연고지를 옮겨 적자 폭을 줄일 수 도 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 등 광역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LG와 두산, 롯데 등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KBO가 합의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가 수원을 연고지로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 파국운영을 면케된 각 구단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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