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분쟁조정위 “넥슨, 메이플 확률형 아이템 조작 보상 결정”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조작과 관련해 ㈜넥슨코리아가 적게는 11억원, 많게는 217억원 상당을 보상하게 됐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넥슨코리아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아이템(레드큐브, 블랙큐브)에 관한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넥슨의 보상을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각 신청인들에게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현금 환급이 가능한 형태의 넥슨캐시로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위원회는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들에게 적절히 고지하지 않고 임의로 변경했으며, 그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거액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이용자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보상액 산정 시, 사업자의 자발적 보상을 장려하기 위해 넥슨이 2021년 5월 자체 보상한 금액의 70%는 공제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월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 및 과징금(약 116억 원)을 부과했다. 이후 한국소비자원은 개별 소비자들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자를 모집했고, 그 결과 5천773명이 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지난 4월29일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개시한 뒤 6월부터 3차례의 분쟁조정 회의를 개최해 매 회의마다 참석을 희망하는 신청인들에게 출석 및 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소비자 참여단을 구성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신청인별 보상금액과 결정 내용은 소비자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정결정을 수락하지 않는 경우 15일 이내에 그 의사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당사자가 조정결정을 수락하면 조정은 성립되고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변웅재 위원장은 “이번 조정결정이 게임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이뤄지는 좋은 선례가 되길 희망하며, 넥슨 또한 이번 집단 분쟁조정 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 우리나라의 게임 산업 발전에 더욱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정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전체 이용자에 대한 보상 의사를 표명해왔다. 위원회는 넥슨이 조정결정 내용을 수락하는 경우 보상계획서를 제출받아 조정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들(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포함)에 대해서도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사자들이 위원회의 조정결정을 수락하는 경우 5천674명(아이템 사용 여부 확인 불가자 제외)의 신청인들에 대한 11억 원 상당의 보상이 이루어지게 된다. 특히 전체 이용자(약 80만 명)를 대상으로 보상이 이루어질 경우, 보상액은 217억 원(추정)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자 집단분쟁조정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대 규모의 분쟁 해결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돼 조정안의 성립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넥슨은 "권고안을 존중하고 성실히 따르겠다"며 "중재를 신청한 이용자뿐 아니라 (큐브 아이템) 사용 이력이 있는 전체 이용자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 이용자 권리 보호를 위해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품질 불량·반품비 과다 청구”…온라인 가구 구입, 소비자 분쟁 ↑

온라인으로 가구를 구입할 때 과도한 반품비가 청구되는 등 소비자 분쟁이 늘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온라인 구입 가구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2천524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600건 이상 접수되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신청이유별로는 가구의 품질 관련 불만이 51.4%(1천297건)로 피해구제 신청 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과도한 반품비 청구 등 청약철회 관련 분쟁이 20.6%(521건)였다. 특히 청약철회 분쟁은 2021년 92건에서 2023년 165건으로 79.3% 증가했다. 소비자원이 제품 구입가 및 반품비가 확인되는 149건을 분석한 결과, 반품비로 구입가의 절반을 넘게 청구한 경우가 20.1%(30건)였다. 그 중에는 제품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소파‧의자’ 관련 분쟁이 26.1%(6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침대(매트리스 포함)’ 21.6%(543건), ‘책상‧테이블’ 18.1%(455건) 등 순이었다. 전체 합의율은 60.0%이며 품목별로는 ‘장롱’이 63.6%로 가장 높았고 침실·주방 가구세트 등 다양한 가구를 묶어서 판매하는 ‘세트가구’는 54.7%로 가장 낮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으로 가구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구입 전 제품 판매 사이트의 제품 규격, 배송비용, 반품요건 등 거래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할 것 ▲색상, 내부 구성 등 의심되는 부분은 판매자에게 사전에 연락해 확인할 것 ▲설치 제품의 경우 설치 과정에서 제품의 상태를 확인할 것 ▲수령 후 하자 및 계약 불이행이 발생하면 증거자료를 확보해 판매자에게 즉시 이의제기할 것 등을 당부했다.

벤츠, 전기차 8종 배터리 제조사 공개…내일부터 무상점검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화재 전기차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3일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그동안 벤츠코리아는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전기차종은 모두 8개다. 불이 난 전기 세단 EQE는 300 트림에만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에는 화재 차량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최상위 전기 세단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S의 나머지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다른 전기 세단인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EQA에는 CATL과 SK온 배터리가,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QE SUV 500 4MATIC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350 4MATIC에는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EQS SUV와 마이바흐 EQS SUV에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벤츠코리아는 "모든 벤츠 전기차 배터리(배터리 팩)는 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된다"며 "배터리 셀은 벤츠의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자사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공식 입장도 내놨다. 벤츠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또 오는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벤츠 전기차에 대한 무상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오후 국내 주요 완성차 제조·수입업체와 함께 점검회의를 열어 배터리 제조사 사전 공개를 비롯해 전기차 안전과 관련한 입장을 듣는다.

매트·안전망 미설치…“일부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사고 위험”

익스트림 체험기구를 즐기는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일부 업체는 안전시설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이 전국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13개 업체에서 운영하는 7종(클라이밍, 로프코스, 슬라이드, 점핑타워, 집라인, 스텝업, 번지점프) 113개의 익스트림 체험기구를 조사한 결과, 일부 시설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충격흡수매트 설치 및 적정성 조사에서 대상업체 13개 중 1개는 일부 기구(클라이밍 10개 중 7개)에 매트를 미설치한 상태로 운영하고 있었다. 또 클라이밍 기구를 운영하는 2개 업체, 점핑타워를 운영하는 4개 업체는 충격흡수매트의 폭이 2.0m 미만으로 크기가 작거나 기구와 매트 사이에 간격이 있어 일부 이용자가 매트 밖으로 착지하는 등의 문제가 확인돼 개선이 필요했다. 안전망의 경우, 로프코스를 운영하는 3개 업체와 집라인을 운영하는 2개 업체가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은 상태로 운영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추락사고 등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 안전모도 1개 업체는 로프코스, 점핑타워, 집라인, 스텝업 등 4개 기구에, 2개 업체는 스텝업 1개 기구에서 안전모를 제공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했다. 통상 익스트림 체험기구는 위험성에서 나오는 스릴을 즐기는 기구로 임신부, 음주자, 기저질환자 등이 이용하기에 부적절하다. 업체들이 시설 이용 부적합자 등을 고지한 시설 이용 동의서를 받는지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13개 중 5개(38.5%) 업체가 이용 동의서를 받지 않았다. 13개 업체 모두 체험기구별로 이용자의 신장 또는 체중을 제한하고 있었으나, 모든 체험기구에 신장계와 체중계를 비치해 실측하는 업체는 없었다. 또한 5개(38.5%) 업체는 일부 체험기구에 이용자 주의사항(안전표지판)을 게시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안전사고 예방 조치가 미흡한 사업자에게 시정을 권고했다. 해당 사업자는 개선을 완료했거나 개선 예정임을 알려왔다. 소비자원은 "관계부처에 해당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실내에 설치된 익스트림 체험기구의 안전관리 방안 마련 등의 검토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기구별 규정된 신장·체중 및 주의사항 준수 ▲본인의 신체 능력을 고려한 체험기구 선택 ▲카라비너 잠김 여부 및 안전모·하네스 조정 등 안전장비가 올바르게 체결돼 있는지 확인 등을 해야 한다.

바샤커피부터 두바이 디저트까지...'고급화 전략'에 사활 건 백화점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블랙홀처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대표하는 백화점업계가 고급화 전략으로 사활을 건 도전에 나섰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첫 매장을 유치하며,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고급 커피·디저트 브랜드 경쟁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 모로코의 명품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의 국내 첫 매장을 서울 청담동에 오픈했다. 바샤커피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장이 드물며, 청담점은 24번째 매장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에도 추가 매장을 열어 프리미엄 커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는 또 오는 10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급 디저트 브랜드 바틸의 아시아 첫 매장을 롯데월드몰에 선보일 예정이다. 바틸은 두바이 여행객들에게 필수 구매 아이템으로 꼽히는 대추야자 디저트로 유명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제과 브랜드 '고디바 베이커리'의 국내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도쿄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로 문을 연 곳으로, 개장 첫날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전에도 브라질의 과일 스무디 브랜드 오크베리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며 해외 미식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프라다 뷰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첫 상륙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0일, 강남점 1층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화장품 라인 '프라다 뷰티'의 국내 첫 정식 매장을 오픈한다. 지난해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프라다 뷰티는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에 상륙하며, 신세계백화점은 이를 통해 뷰티 업계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프라다 뷰티는 절제된 감각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메이크업, 스킨케어, 향수 제품들을 선보이며, 신세계백화점은 정식 개점에 앞서 팝업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객들은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고, 멤버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페이 앱 이용자 급증…온라인 시장의 위력 이와 같은 오프라인 고급화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온라인 시장의 빠른 성장 때문이다. 최근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온라인 쇼핑과 결제 시장에서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32만9천 명에 이르며, 경기지역화폐와 NHN페이코를 제치고 송금·결제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네이버페이는 간편결제를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변모하면서 자산관리와 금융 서비스 등을 다양화해 이용자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은 네이버 플랫폼 외부 결제액이 전체 결제액의 50%를 넘어서는 성과로 이어졌다. 반면, 경쟁사인 NHN페이코는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등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는 온라인 시장의 거대한 성장세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와 고급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언박싱 영상 없인 환불 안 돼”···'SM·YG·JYP·위버스' 굿즈 횡포에 제재

‘아이돌 굿즈’를 판매하면서 부당하게 소비자의 반품·환불을 제한하고, 상품 하자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위버스컴퍼니와 YG플러스, SM브랜드마케팅, JYP360 등 4개 아이돌 굿즈 판매사에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경고 및 과태료 1천50만원을 부과한다고 11일 밝혔다. 제재 대상이 된 업체들은 소위 ‘4대 연예기획사’로 불리는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회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4개 업체는 아이돌 굿즈와 음반 등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청약 철회 가능 기간을 임의로 단축해 고지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는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혹은 상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3개월 이내에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다. 재화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을 훼손한 경우에도 청약 철회는 가능하다. 그러나 위버스컴퍼니를 비롯한 이들 업체는 상품 포장 개봉 시 청약 철회를 제한하거나, 파손·불량 등 하자가 있는 경우에도 7일 이내에만 교환·반품 신청이 가능하다고 고지하면서 상품을 판매했다. 사실상 단순 예약 주문에 불과한 상품을 ‘주문 제작 상품’으로 분류해 교환·환불을 제한하기도 했다. 상품의 구성품이 누락된 경우 개봉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첨부해야만 교환·환불이 가능하게 한 사례도 적발됐다. 제품 하자에 대한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이다. 위버스컴퍼니는 아울러 멤버십 키트 등 일부 상품의 공급 시기를 ‘구매일 기준으로 다음 분기 내 순차적으로 배송 예정’ 등으로 표기해 소비자들이 상품의 수령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게 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영업 방식이 소비자의 정당한 청약 철회를 방해하거나, 거래 조건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아이돌 굿즈 등 청소년 밀착 분야에서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를 감시하고, 유사한 법 위반이 반복될 경우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더위와 불황에 맞선다” 체감온도 35℃ 속 전통시장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찌는 듯한 무더위에 전통시장 상인들의 힘겨운 여름 나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 확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상인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궁리하며, 시원한 묘책을 찾는 모습이다. 10일 정오께 찾은 군포 당동 군포역전시장. 한낱 땡볕 더위와 습한 공기에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상인들은 물건이 상할 새라 진열대를 살피기에 바빴다. 물 묻힌 수건을 목에 두른 49년 차 시장 상인 백남연씨(83)는 최근 냉장고에 넣은 장아찌에 곰팡이가 펴 전부 폐기하는 일을 겪었다. 연식이 오래된 에어컨은 고장 난 지 오래. 수리가 어려워 선풍기 3대와 물로 더위를 피하는 날의 연속이다. 불볕더위 시장에서 절임 반찬의 맛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지만, 백씨는 “유난히 더운 이번 여름을 이기고 내 몸이 다할 때까지 장사를 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옆 가게에서 야채를 판매하는 김명숙씨(63)도 여름 장사 대책을 고심하고 있었다. 직접 농사지은 작물을 판매하는 김씨에게도 긴 장마와 폭염은 농사와 판매를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다. 재배한 상추는 뜨거운 뙤약볕에 끝머리가 그을려 타버리기도 했다. 김씨는 “더운 날씨에 손님들이 외출을 안 하는 데다 집에서도 불을 켜기 싫어한다”며 호박잎 줄기를 다듬었다. 극심한 더위로 손님들의 요구가 달라진 걸 반영한 김씨의 새 일거리다. 그 사이 점포를 찾은 동네 주민 이정순씨(83)는 “냉국 할 적에 쓸어 넣으면 맛이 난다”며 그와 대화를 나눴다. 이씨는 “주인장이 농사를 짓는 것 같은데, 더운 날 가져온 싱싱한 야채를 싼 값에 팔아주니 이만한 곳이 없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같은 날 수원시 팔달문시장에서도 더위 속 고군분투를 벌이는 상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백모씨(67)는 찐 옥수수를 판매하는 23년 차 상인이다. 그는 “연신 불을 때고 김 나는 옥수수를 옮기며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지만, 단골을 잃는 게 더위보다 무섭다”고 말했다. 행여 간식거리를 사러 온 손님을 놓칠까 시원한 쉼터로 향하는 것조차 혼자 일하는 본인에게는 사치라는 백씨. 그는 “여름이 빨리 지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떡집 사장 이정오씨(67)는 “워낙 경기가 안 좋아 작년보다 매출이 45% 줄었다”며 “더위보다 높은 세금이 더 무섭다”는 말과 함께 진열된 상품을 살폈다. 경기도시장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폭염과 경기 불황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장사를 이어가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노고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상인들의 생존과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과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경제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