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으로 고생하는 초등학생 미숙이

“맘껏 뛰놀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아요…” 아침마다 대문앞에 주저앉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등교하는 친구들 뒷모습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미숙이(12·오산 매홀초교 6)의 마음은 마냥 슬프기만 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술이 파래지는 선천성 심장병이 악화돼 지난달부터는 학교조차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만성간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가 98년 실직한 뒤 아직까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어머니 마저 언어장애와 정신질환을 앓는 장애인이어서 미숙이는 변변한 치료는 커녕 생계조차 어려워 국가가 지원하는 월 25만원을 받으며 근근히 생활하고 있다. 미숙이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심장병 증세로 달리기는 물론 오래 걷는것 조차 힘들었지만 가정형편상 병원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고 어느날인가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을 흉내내며 100m 달리기를 하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었다. 병이 더이상 악화되기 전에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최근에야 주위의 도움으로 간신히진단서를 발급받아 심장재단에 무료시술을 신청한 채 수술날짜와 독지가의 따뜻한 손길을 기약없이 기다릴 뿐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미숙이는 장차 작가로 성장해 많은 책을 세상에 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유난히 말수가 적은 미숙이는 친구들이 학교에 가고 곁에 없지만 오늘도 작은 방에 홀로 누워 책을 읽으며 수술날짜만을 손꼽아 헤아리고 있다. 연락처:오산시청 사회복지과(370-3261). /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정신지체 장애인들 자원봉사자로 나서 눈길

‘지능지수(IQ) 70 이하’의 정신지체장애인들이 장애인체전 자원봉사자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정신지체인애호협회 소속 정신지체 장애인 40명은 13∼15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제20회 전국장애인체전에 자원봉사자로 참가, 종합경기장과 주변 청소 업무를 맡아 봉사활동을 벌인다. 이들은 체전이 열리는 동안 4인 1조(일반인 2명 포함)로 편성돼 종합경기장 관중석과 경기장 주변에 떨어진 담배꽁초, 도시락 쓰레기 등 각종 쓰레기들을 주워 재활용 여부에 따라 분류하는 일을 맡는다. 정신지체 2, 3급 장애인들로 구성된 이들의 지능은 5∼6세 아이의 지능 수준에 불과하지만, 자원봉사활동을 할 때만큼은 이들에게서 ‘요령’이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남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 이같이 남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제80회 인천전국체전과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제29회 소년체전 땐 누구나 꺼리던 화장실 청소를 맡아 자원봉사활동을 깔끔하게 마친 바 있다. 자원봉사자 조신원씨(28·정신지체 2급)는 “봉사하는 것 좋아요… 재미 있어요… 잘 할 거예요…”라며 순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시흥시 ‘정왕보건센터’ 이영민 보건팀장

“좀더 낳은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진료센터를 찾는 모든 주민들을 내가족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시흥시 정왕2동 ‘정왕보건센터’이영민 보건팀장(38). 지난 89년 보건업무와 인연을 맺은 이 팀장은 98년부터 ‘정왕보건진료센터’에서 영·유아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팀장은 그러나 하루평균 200여명의 주민들이, 뇌염·독감 등 예방접종이 실시되는 시기에는 하루평균 600∼2천명의 어린이가 보건센터를 찾고 있는데도 15평 남짓한 규모에 4명의 직원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이 팀장은 현재 시에 등록돼 있는 172가구 543명의 독거노인과 1·2급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일과업무가 끝나면 관내를 돌며 이들을 돌보고 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워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이웃을 찾아 시흥시 사회복지과와 연계,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재활환자들에게 물리치료기와 휠체어 등을 대여해 주는등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특히 이 팀장은 지난해 말 정왕동 유천(아) 인근 컨테이너박스에서 3명의 자녀들과 함께 끼니를 거르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40대 주부에게 부녀회 등과 함께 뜻을 모아 의·식·주를 해결해 주었는가 하면, 취업까지 시켜줘 주위의 귀감을 사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갱년기여성을 위한 건강교실 운영과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유아부 성교육을 실시하고 싶다”는 자신의 작은 포부를 밝혔다. /시흥=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의정부경찰서 교통지도계 한인옥 경위

“교통문화의 정착은 무엇보다 어릴때부터 올바른 교통문화를 배우고 그 문화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선진 교통문화를 배워 앞으로 교통문화를 이끌어 나갈수 있도록 교통문화 교육에 여념이 없는 의정부경찰서 교통지도계 한인옥 경위(39).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올바른 어린이 교통문화 캠페인과 함께 교통교육을 해 온 한경위는 그동안 교육을 받은 관내 열매유치원 등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4천여명에게‘교통경찰관 아저씨’ 또는‘교통선생님’으로 불리며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한경위는 평소 법규위반으로 단속된 운전자들이 흔히 내뱉는 ‘재수없이 걸렸다’라는 인식이 바로 우리의 교통문화를 대변하는 현주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미 고착화된 어른들의 인식변화도 중요하지만 ‘세살버릇이 교통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것을 신조어로 강변할만큼 한경위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교통문화를 교육하는데 여념이 없다. 한경위는 “어린이들은 손만들면 차량이 정지하는 줄로 알고있다”며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길 건너는 올바른 습관과 더불어 법규준수, 안전운전의 생활화 교육이 절실하하”고 말했다. /의정부=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인천구치소 임상주 교위

교도소내 검정고시반을 지도하며 수용자들과 ‘삶과 인생’에 대해 고민을 함께 해온 참된 교도관이 제18회 법무부 교정대상을 수상했다. 인천구치소 임상주 교위(54). 그는 지난 53년 UN과 유럽 각국의 국제적인 관심을 끌며 창설됐던 인천소년형무소 보이스카우트단(단장 홍종식)에서 71년부터 20년간 150여명의 대원을 이끄는 대장을 지냈다. 175㎝ 내외의 키에 온화한 인상으로 누가 봐도 시골마을 선생님 같다는 평을 듣는 임교위를 두고 사람들은‘법 없어도 살 사람이며 결코 화 낼 줄 모른다’고 말한다. 지난 78년에는 소년 수용자 176명에게 선반 등 각종 기술을 연마토록 해 기능사보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했으며, 특히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수용자를 대해 지금도 일부 수용자에게서 연락이 온다. 또 84년부터는 방송통신고반을 운영해 8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검정고시반을 지도해 고·대입 검정고시에 328명이 합격하며, 이중 전문대학과 대학에 68명이 진학하기도 했다. 검도 유단자인 그는 스포츠에도 관심이 높아 지난 84년 소년형무소에 권투반을 설치, 권투를 통한 교화를 벌이며 제38회 전국 신인아마복싱대회에 20여명의 수용자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임 교위는 “소장을 비롯해 직원들이 모두 함께 한 일”이라며 자신의 선행을 숨기려 하지만 함께 근무해 온 교도관들은 “임 교위만한 사람은 정말 드물다”며 그의 휴머니티를 평가 했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