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배우 장동건이 영화 ‘해안선’의 OST 앨범에 노래를 담았다. 장동건은 93년 MBC TV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주제가 ‘너에게로 가는 길’을 부른 데 이어 95년 독집앨범까지 내며 가수 겸업을 타진하기도 한 실력파. 지난해 6장의 CD로 발매된 편집앨범 ‘동감’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는 ‘미성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영화 분위기에 맞추어 반주도 없이 걸쭉한 ‘해병대 목청’으로 추억의 노래 ‘과거는 흘러갔다’를 열창했다. ‘해안선’ OST의 또다른 특징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음악에신경을 쓴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는 것.‘복수는 나의 것’과 ‘반칙왕’에서 독특한 빛깔을 선보인 장영규가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로커 이승렬, 가수 백현진, 국악인 정마리 등이 보컬로 나섰다. 첼로와바이올린의 듀오와 기상나팔을 떠올리게 하는 트럼펫 솔로 등의 선율이 돋보인다. 타이틀곡 ‘파도’를 비롯해 ‘영길의 죽음’, ‘모래숲-미영의 테마’, ‘경계근무’,‘총격전’, ‘강상병의 테마’, ‘내무반’, ‘정신병원’, ‘조일병의 죽음’등이 실려 있다.
조용필, 이선희, 봄여름가을겨울,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 등 관록있는 중견 가수들의 콘서트가 잇따라 열려 가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무대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봄여름가을겨울이 17일 오후 6시 서울 롯데호텔에서 꾸미는 언플러그드 콘서트 ‘their own UNPLUGGED’. 신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 ‘한잔의 추억’,‘화해연가’뿐만 아니라, ‘어떤 이의꿈’,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아웃사이더’등 자신들의 대표곡들을 선보인다. 보컬리스트 김종진은 “늘 음악적 열정과 감동, 끈끈한 사람의 정이 함께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면서 “어쿠스틱 사운드로 팬들에게 소중한 가을날 미지의 곳으로 떠나온 여행같은 추억을 만들어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가수 이선희는 29∼30일 세종문화대극장에서 빅 콘서트를 마련한다. 이선희는 84년 ‘J에게’로 데뷔한 이래 총 23장의 음반을 내는 등 꾸준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30인조의 SBS 팝스오케스트라(지휘 김정택)와 함께 펼치는 1부에서는 웅장한 사운드와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조화를 이뤄 대형 콘서트의 묘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2부에서는 7인조 라이브밴드와 함께 데뷔곡 ‘J에게’, 영화 ‘가문의 영광’을 통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곡 ‘나 항상 그대를’, ‘사랑이 지는 이 자리’등을 불러 감미롭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선보인다. 다음달 1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70년대를 풍미한 포크의 1세대들이 다시 모여 ‘포크 빅3 콘서트’를 펼친다. ‘하얀 손수건’, ‘축제의 노래’등 70년대 젊은이의 가슴을 적셨던 트윈 폴리오의 송창식·윤형주, 이들과 함께 포크 붐을 주도했던 김세환이 낭만적이고 따뜻한 통기타 선율을 들려준다. 중장년층 관객을 위해 김세환이 부르는 나훈아의 ‘영영’, 세 사람의 애창곡 ‘오동추야’, ‘닐니리 맘보’등을 감상하는 특별한 무대도 마련된다. 세 사람이 도전하는 클래식 무대도 이어져 가곡 ‘숭어’를 함께 부르고 포크로 재해석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준비된다. ☎(02)573-0038 ‘국민가수’ 조용필은 다음달 7∼14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펼치는 ‘2002 조용필 콘서트’로 팬들을 찾아간다. 예술의 전당은 99년부터 해마다 ‘조용필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올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입체적인 공간 연출을 통해 드라마틱한 장면을 선사하는 것. 무대가 갈라지고 태양이 솟아오르는 오프닝신 ‘천지개벽’으로 시작하는 1부에서는 신곡 ‘태양의 눈’을 비롯,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동영상 무대 ‘시간여행’이 감상포인트. 이어지는 2부는 87년의 서울로 시작된다. 격변과 혼란의 시대인 80년대의 사회분위기를 애니매이션으로 영상화해 스크린에 비추고 그의 히트곡이 함께 분위기를 연출한다. 30여년 동안 대중과 호흡해온 조용필과 관객이 만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운 교감의 무대도 마련된다. ☎(02)580-1300
10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02 대선 미디어공정선거 국민연대’의 선거보도감시위원회(위원장 최민희)는 방송3사의 대선후보 초청 토론이 진행자 및 패널 선정에서 문제를 드러냈으며 질문 내용도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국민연대는 9월 19일부터 11월 1일까지 KBS ‘생방송 심야토론’, MBC ‘100분 토론’, SBS ‘토론공방’의 후보 초청 토론을 분석한 결과 방송3사가 내세운 패널 17명 가운데 언론인(6명)과 학자(7명)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여성은 5명에 그쳤다. 특히 KBS는 자사 프로그램 진행자들로만 패널을 구성했으며 SBS는 고정적인 여성패널을 배치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진행방식에서는 지난 97년 대선 때와 달리 추가질문과 추가답변을 하도록 해 면밀한 정책검증이 가능해졌으나 시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만한 코너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SBS의 후보 부인 인터뷰는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으로만 채워져 여성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질문 유형을 정치·정책·개인 신상으로 분류할 때 MBC가 정책에 대한 질문의 비중이 58.5%로 가장 높았으며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은 SBS가 24.5%로 가장 많았다. 후보별로는 정책적 질문과 개인 신상 질문이 정몽준 후보 41.0%와 20.0%, 노무현 후보 46.1%와 18.6%, 권영길 후보 63.6%와 11.8%, 이회창 후보 55.4%와 9.2%로 나타났다. 후보자별 질문 내용을 살펴본 결과 KBS와 SBS는 정몽준 후보에 대해 당의 기반이 약하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한편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성격과 학력에 관한 악의적인 질문이 두드러졌다. 또한 권영길 후보에 대해 KBS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SBS는 ‘색깔’를 시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MBC의 일부 패널은 주관적 판단을 개입시킨 발언으로 사회자의 제지를 받았다. 반면에 이회창 후보에 대해 KBS는 자신의 정책을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정견을 청취하는 자리처럼 꾸몄으며 SBS는 민감한 질문은 빼놓은 채 포괄적이고 나열 수준의 질문에 그쳤다는 평가를 얻었다. 미디어국민연대는 TV토론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도 발표하며 한겨레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에서 합동토론을 거부하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판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문화·세계·대한매일 등이 논란 수준으로 거론하거나 간접적으로 꼬집는 입장을 드러내기는 했으나 대단히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중앙과 대한매일은 노무현 후보 토론내용을 소개하면서 각각 “JP와 연대해도 충청표 안 모일 것”이나 “호남권 공략”이란 제목을 달아 지역감정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를 비롯한 9편의 한국영화가 6일부터 시작된 제46회 런던영화제(비경쟁영화제)에 참가해 국립극장과 런던 웨스트엔드의 주요극장에서 오는 21일까지 상영된다. 또 주영 한국대사관은 김기덕 감독의 “파란대문” 등 6편의 영화를 오는 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영국 6개 주요 지방도시를 순회하며 상영하는 등 한국영화 붐 조성에 적극 나선다. 런던영화제 참가작품은 오아시스 이외에 박기영 감독의 “낙타,” 김인식 감독의“로드무비,”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 제47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한국·태국·홍콩 합작인 김지운 감독의 “3,” 항국.홍콩 합작인 프루트 찬 감독의 “공중화장실,” 한국·일본 합작인 준지 사카모토감독의 “KT,” 일본·프랑스·중국·한국 합작인 지아 장케 감독의 “미지의 즐거움” 등이다. 영국내 지방도시 순회 한국영화제에는 “파란대문” 이외에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 박흥식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 역시 박흥식 감독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박철수 감독의 “봉자,”김기덕 감독의 “섬”등이 참가한다. 한국영화제는 오는 8-14일은 에든버러, 15-21일은 셰필드, 22-28일은 맨체스터, 29-12월5일은 옥스퍼드, 12월 6-12일은 케임브리지, 12월 13-18일은 브리스톨에서 각각 열린다. 한편 런던의 한인밀집 지역인 킹스턴에서는 오데온극장에서 한국영화 두사부일체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상영된데 이어 오는 8-9일 이틀간 상영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첫 눈이 오면 데이트하고 싶은 연예인에 원빈과 이효리를 ‘0순위’로 꼽았다. 광고전문 인터넷방송국 NGTV(www.ngtv.net)가 10월29∼11월5일 이용자 3천767명에게 ‘첫 눈이 오면 데이트하고 싶은 연예인’을 물은 결과 남자 연예인중에는 원빈이 25.8%로 1위에 올랐다. 이어 김재원이 22.7%로 2위를 기록했고 SBS 주말드라마 ‘대망’에서 ‘재영’역을 맡은 장혁(15.5%), ‘네이트 포토메일’ 광고에 출연중인 비(13.3%), 정우성(7.1%)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여자 연예인중에는 솔로로 나선 가수 이효리가 27.5%로 수위에 올랐고 전지현(21.7%), 장나라(17.4%), 이요원(9.6%), 이나영(9.5%) 등의 순으로 꼽혔다.
최근 검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가 사망하고 검찰총장이 사임하는 등 검찰의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검찰역에가장 어울리는 연기자로 탤런트 박상원을 꼽았다. 최근 뷰티 의료 포털 사이트 원더풀바디(www.wonderfulbody.com)가 네티즌 2천80명을 대상으로 ‘검사역할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자는 누구인가’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래시계’에서 인간미와 냉정함을 갖춘 검사역으로 출연했던 박상원은 전체 응답자의 28.7%에 해당하는 596명으로부터 클릭을 받았다. 최근 종영한 TV드라마 ‘리멤버’에서 의협심 강한 신임검사역을 맡았던 박정철은 20.2%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고 지적이면서 부드러운 이미지의 한석규는 3위(17.2%)로 뒤를 이었다.
음악채널 m.net은 오는 29일 저녁 7시 서울 능동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국내 유일의 대규모 뮤직비디오 시상식인 ‘2002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시상식과 더불어 박진감 넘치는 쇼를 준비, 올 한해 대중 음악계를 총결산하고 시청자, 가수, 제작자, 영상산업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11월부터 10월까지 1년간 새로 발표된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최고 인기 뮤직비디오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총 22개 부문의 상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된다. 심사기준은 기획력, 예술성, 촬영·편집, 독창성, 대중성 등 5가지. m.net 심사위원단 점수, 전문심사위원단 점수, 시청자 인터넷투표 결과를 합산해 수상작이 결정되며 지난 1일부터 시상식 전날인 28일까지 공식홈페이지(mnet.hanafos.com)에서 네티즌 투표가 진행중이다. 보아의 ‘넘버원’, 휘성의 ‘안되나요’, 강타의 ‘사랑은 기억보다’, 신화의 ‘퍼펙트 맨’, 리치의 ‘사랑해 이 말밖엔’, 이수영의 ‘라라라’가 2개 부문 후보작에 올랐으며, 성시경은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넌 감동이었어’등 2곡을 후보작에 올려놓았다. 이번 시상식은 m.net과 m.net Nonstop, 푸드채널, 홈CGV를 통해 위성방송과 케이블TV, 인터넷방송(www.mnet27.com)으로 4시간 동안 현지 생중계되며 일본 위성방송 KNTV와 아리랑TV를 통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도 방영될 예정이다.
공포영화를 즐기는 계절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15일 간판을 내걸 ‘하얀 방’(제작 유시네마)의 극장가 방문은 확실히 굼떠 보인다. 지난 여름 휴대전화를 매개로 한 ‘폰’에 이어 인터넷을 따라 연쇄살인 사건이 펼쳐지는 ‘피어닷컴’이 이미 차례로 관객을 훑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하얀 방’은 불륜과 임신이 사건의 모티브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안병기 감독의 ‘폰과 유사하고 살인의 망령이 인터넷 사이트를 숙주로 삼고 있다는 설정은 윌리엄 말론 감독의 ‘피어닷컴’과 닮았다. 속옷을 입은 채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던 여인이 갑자기 누군가의 습격을 받고 배가 임신부처럼 부풀어 오른 뒤 숨을 거둔다. 이어 못으로 철판에 새긴 듯한 글씨체의 타이틀 자막이 흐르며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방송국 다큐멘터리 PD인 한수진(이은주)은 사이버수사대의 엘리트 형사 최진석(정준호)의 일과를 밀착취재하면서 이상한 연쇄 살인사건에 접하게 된다. 피살자는 외상이나 타살 흔적이 없을 뿐 아니라 임신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임신한 상태로 숨진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인터넷의 마리산부인과 홈페이지에 접속했다는 것. 피살자의 지인은 “자기가 죽는 모습을 인터텟에서 봤다고 말하며 곧 죽을 거라고 했어요”라고 증언한다. 한편 수진도 같은 방송국 앵커 정이석(계성용)과 연인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곤경에 빠질 즈음 우연히 문제의 사이트에 접속하게 된다. 빛으로 가득찬 하얀 방을 본 그는 죽음의 공포에 정면으로 맞닥뜨리기 위해 첫 희생자가 발생한 오피스텔 1308호에 입주한다. ‘Org’‘Over Me’‘눈물’‘아쿠아 레퀴엠’‘정화되는 밤’등 실험성 짙은 단편영화로 주목을 받아온 임창재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새로운 기법과 파격적인 영상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소리만으로 관객들의 머리털을 쭈뼛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장면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솜씨는 일품이다. 그러나 상업영화 데뷔무대라는 것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등장인물의 관계설정이나 살인의 모티브가 지나치게 상투적이다. 더욱이 서사구조의 짜임새가 허술한 것은 장편영화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여겨진다. 관객들은 종료 자막이 올라오는 순간에도 범인의 정체와 살인의 의도를 눈치채기 어렵다. 아무리 머리 속에서 필름을 되돌려보아도 연쇄살인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엮을 만한 단서가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엘리트 형사라는 진석이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는 모습도 어설프게만 보인다.
장나라 “위문편지 보내요” “위문편지가 아니고 ‘위문사진’이랍니다.” 가수 겸 탤런트 장나라가 자신의 화보집 ‘JJANG NARA’5,000부를 군 장병들에게 보낸다. 장나라는 최근 출시한 영상화보집 ‘JJANG NARA’ 5,000부를 국방부에 기증키로 했다. 유명 사진작가 조선희씨와 함께 작업한 이번 화보집에는 200여컷의 다양한 사진과 미니DVD가 보너스로 담겨 있다. 장나라는 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화보집 기증식을 갖는다. 5,000부의 영상화보집은 전방부대를 중심으로 먼저 배포될 예정이다.
6일부터 방송되는 KBS2 특별기획드라마 ‘장희빈’(극본 김선영, 연출 이영국·한철경)은 기존의 ‘장희빈’, ‘인현왕후’등과 같은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얼마나 다르게 접근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으로 보인다. ‘장희빈’의 방송 소식을 들은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또 장희빈이야’라는 식상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4일 오후 KBS 사옥에서 있었던 시사회장에서 본 ‘장희빈’1∼2회는 기존의 사극과 차별화를 꾀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역력히 배어 있었다. 김선영 작가는 “사극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는 드라마로 생각하고 집필하고 있다”면서 “이전 사극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포맷을 극복하고 인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새롭고도 다양하게 담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는 숙종 6년 제1비였던 인경왕후의 승하로 시작한다. 숙종의 모후 명성왕후(김영애)는 간소하게 상을 치를 것을 명하고 이에 대립하는 숙종의 모습이 전광렬의 강렬한 눈빛으로 나타난다. 이는 정사에 간섭하는 어머니 명성왕후에 휘둘려 왔다는 기존 숙종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그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한 그의 강력한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검습(劍習) 등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한편 제작진은 요부로 고정된 장희빈을 시대적인 아픔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필연성을 부각시켜 새롭게 조명해 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드라마 초반 옥정(김혜수)의 어머니 윤씨(이보희)가 자의대비(강부자)의6촌 조사석(백윤식)과 관계를 가지면서 옥정의 집안이 조사석의 부인에게 수모를 당하는 장면을 부각시켰다. 옥정이 천출의 한을 간직한 채 신분 상승의 의지를 불태우는게 된 연유를 말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큰아버지 장현이 모반(경신환국)의 자금을 댄다는 사실을 안 옥정이 “목숨을 건다 할지라도 수모를 당하고 사느니 그 편이 훨씬 낫다”고 동조하는 대사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1∼2회에서 보여준 옥정의 이미지는 김혜수가 기존에 쌓아온 당차고 굴하지 않는 강한 이미지와 맞아 떨어져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장희빈의 이후 행동에 필연성을 제공하기 위한 나머지 지나치게 옥정을 투사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천출의 한을 풀기 위해 요부가 되고 권력의 화신이 된다는 단순한 도식을 극복해야만 보다 다양한 시청자 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역사 소재 드라마에서 항상 불거져 나온 문제인 사실(史實)과 픽션이 어떤 비율로 구성되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제작진은 새로운 인간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물들을 재해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국사편찬 위원회의 이영춘 박사는 “장희빈과 숙종, 인현왕후는 기존의 드라마에서 드라마틱하게 만들다보니 오히려 그 이미지가 고정된 측면이 강하다”면서 “청소년들의 교육적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픽션을 가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