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초청 토론 공정성 논란

10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02 대선 미디어공정선거 국민연대’의 선거보도감시위원회(위원장 최민희)는 방송3사의 대선후보 초청 토론이 진행자 및 패널 선정에서 문제를 드러냈으며 질문 내용도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국민연대는 9월 19일부터 11월 1일까지 KBS ‘생방송 심야토론’, MBC ‘100분 토론’, SBS ‘토론공방’의 후보 초청 토론을 분석한 결과 방송3사가 내세운 패널 17명 가운데 언론인(6명)과 학자(7명)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여성은 5명에 그쳤다. 특히 KBS는 자사 프로그램 진행자들로만 패널을 구성했으며 SBS는 고정적인 여성패널을 배치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진행방식에서는 지난 97년 대선 때와 달리 추가질문과 추가답변을 하도록 해 면밀한 정책검증이 가능해졌으나 시청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만한 코너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SBS의 후보 부인 인터뷰는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으로만 채워져 여성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질문 유형을 정치·정책·개인 신상으로 분류할 때 MBC가 정책에 대한 질문의 비중이 58.5%로 가장 높았으며 개인 신상에 대한 질문은 SBS가 24.5%로 가장 많았다.

후보별로는 정책적 질문과 개인 신상 질문이 정몽준 후보 41.0%와 20.0%, 노무현 후보 46.1%와 18.6%, 권영길 후보 63.6%와 11.8%, 이회창 후보 55.4%와 9.2%로 나타났다.

후보자별 질문 내용을 살펴본 결과 KBS와 SBS는 정몽준 후보에 대해 당의 기반이 약하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한편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성격과 학력에 관한 악의적인 질문이 두드러졌다.

또한 권영길 후보에 대해 KBS는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SBS는 ‘색깔’를 시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MBC의 일부 패널은 주관적 판단을 개입시킨 발언으로 사회자의 제지를 받았다.

반면에 이회창 후보에 대해 KBS는 자신의 정책을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정견을 청취하는 자리처럼 꾸몄으며 SBS는 민감한 질문은 빼놓은 채 포괄적이고 나열 수준의 질문에 그쳤다는 평가를 얻었다.

미디어국민연대는 TV토론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도 발표하며 한겨레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에서 합동토론을 거부하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판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문화·세계·대한매일 등이 논란 수준으로 거론하거나 간접적으로 꼬집는 입장을 드러내기는 했으나 대단히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중앙과 대한매일은 노무현 후보 토론내용을 소개하면서 각각 “JP와 연대해도 충청표 안 모일 것”이나 “호남권 공략”이란 제목을 달아 지역감정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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