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멈춰선 오산시, 물류센터 앞두고 시민들 ‘절규’
“여기는 도로가 아니라, 주차장입니다.”
지난 17일 오후 6시께 경기동로와 동부대로가 교차하는 편도 4차선 도로인 오산 운암사거리. 이곳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손사래부터 쳤다. 동탄 방향에서 진입한 차량들이 좌회전을 택해 오산시청과 경부고속도로 방향으로 향했고 직진 차량은 1번 국도인 경기대로로 향했지만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곳곳에서 정체가 꼬리를 물었다.
같은 시각 동부대로와 성호대로가 교차하는 시청 앞 교차로와 롯데마트 사거리 역시 교통혼잡은 심각했다. 경기동로에서 빠져나온 차량들과 동탄에서 씨티자이 아파트를 경유해 시내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뒤엉켜서다. 여기에 화성 정남면과 평택에서 넘어온 차량들까지 합세하면서 경기대로 한전사거리~운동장사거리 2.5㎞ 구간은 사실상 ‘거대한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오산 시민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라며 체념 섞인 반응을 보였다. 오전 7~8시, 오후 6~7시 도심 전체가 교통정체 구간으로 변모하는 이 현상은 출퇴근시간대마다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오산시는 동서 폭이 불과 5㎞ 남짓이다. 불과 2㎞ 사이에 경부고속도로, 1번 국도, 철도, 오산천이 있어 태생적으로 시가지 교통여건도 열악하다. 여기에 인구 100만명을 넘는 화성시와 수원시, 용인시 등과 접해 있어 이들 도시에서 오가는 차량들이 오산 시내를 경유하면서 도심 교통은 항상 임계치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오산과 불과 500m도 떨어지지 않은 화성 동탄에 축구장 73개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선다. 연면적 51만㎡, 완공 목표는 2027년으로 하루 1만5천대 차량이 물류센터를 드나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미 한계에 도달한 오산 도심 교통은 ‘붕괴’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급기야 오산 시민들은 “도심 마비는 더 이상 못 참는다”며 집단반대에 나섰고, 이권재 시장까지 나서 물류센터 ‘전면 백지화’를 외치며 직접 투쟁대열에 가세했다.
시 관계자는 “오산의 교통인프라는 현재 상태로도 과부하 수준”이라며 “추가 유입되는 교통량은 시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