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낳은 희대의 천재 장영실을 스크린에 담아내다…<천문: 하늘에 묻는다>

장영실은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이 된 조선시대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세종이라는 명군을 만난 행운도 있었지만 유교와 학문만이 우대받던 그 시대에서 손재주와 과학적 사고로 신분의 벽을 탈피했으니 그 능력도 우월하다 할 수 있겠다. 장영실을 조명하고 그와 세종 사이에 있었던 비밀스런 이야기를 담아낸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 오는 26일 개봉한다. 역사 속 장영실의 말년은 초라했다. 세종 24년 세종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문책당해 하루아침에 궁 밖으로 내쳐지면서 그대로 역사의 뒤안결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의 말년을 조명함과 동시에 이전 20여년 간 세종과 장영실이 함께 호흡 맞춰 온 시기를 다루며 큰 재미를 선사한다. 세종(한석규)이 우연한 기회에 장영실(최민식)의 재주를 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별자리를 관측하며 조선의 시간과 하늘을 만들고자 한 게 주 이야기다. 아울러 그 와중에 장영실의 천거를 반대하는 궁중 관료들의 모습은 세종ㆍ장영실과 대비돼 극 중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이번 영화의 영어 제목이 금지된 꿈을 뜻하는 Forbiddend Dream인 점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신분의 벽을 무너뜨린 장영실과 그 재능을 간파한 세종의 이야기가 연말 대한민국을 울릴 예정이다. 12세 관람가 권오탁기자

세상 돌아가는게 못마땅한 사춘기 소녀의 시선…<빌어먹을 사춘기>

모든 이들에게 크든 작든 어떤 형태로든 다가오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다. 누군가는 거칠게, 누군가는 약하게, 누군가는 조금 늦게, 누군가는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스쳐지나가기도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춘기에 접어들면 기본적으로 까칠함과 불만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런 가운데 까칠함과 불만으로 점철된 한 사춘기 소녀를 그려낸 캐나다 영화 빌어먹을 사춘기가 오는 24일 스크린에 오른다. 주인공인 17살 소녀 레오니(카렐 트렘블레이)는 만사가 불만인 소녀다. 고등학교 졸업반으로 퀘벡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혹독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어 고민이다. 그러던 중 기타리스트이자 선생인 스티브(피에르 ? 브리양)를 만나면서 조금씩 사춘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졸업 후 퀘벡을 벗어나야겠다는 계획이 무산된 데 이어, 의붓아버지인 폴(프랑수아 파피뉴)이 자신의 친부인 실뱅(? 피카드)을 몰락으로 이끌고 간 인물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된다. 레오니는 실망과 충격 속에 스티브도 믿지 못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처절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게 된다. 영화에서 드러나는 레오니의 캐릭터는 우리에게도 제법 낯익다. 요즘 애들은 미래 따위 생각안해요라는 그의 말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본 달려라 하니, 영심이 등 국내 작품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행보를 보인다. 밉상에 이쁜 행동은 기대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밉지만은 않은 캐릭터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조력자인 친부 실뱅, 기타리스트 스티브도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선생, 영심이의 왕경태 등을 떠올리게 해 우리에게 익숙한 전개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사춘기 소녀의 일상 속 불만과 주위 조력자들의 등장은 극을 서정적이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서구권 특유의 생활 영화가 우리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기대해보자. 12세 관람가 권오탁기자

무대에서 스크린으로…브로드웨이 휩쓴 <캣츠> 영화로 개봉

제니퍼 허드슨, 테일러 스위프트, 제이슨 데룰로 등 할리우드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고양이가 돼 스크린에 오른다. 지난 1981년 웨스트엔드 뉴 런던 시어터에서 초연한 뮤지컬 캣츠가 영화화돼 오는 24일 국내 극장가에 상륙한다. 캣츠는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시인 T.S 엘리엇의 연작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뮤지컬이다. 주 내용으로는 1년에 단 하루, 새로운 생명을 받을 고양이를 선정하는 날에 찾아온 위기와 그에 관련된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캣츠의 영화화 이후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점은 안무와 극 전개다. 이 작품이 브로드웨이의 전설로 남은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안무이기 때문이다. 단순 가창력과 발성 능력 외에도 유연성과 체력이 동반된 안무는 최대한 고양이스러운 걸음새와 행동거지를 연출해야 해 베테랑 배우들도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극 중 안무를 처음으로 기획한 고(故) 질리언 릴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안무도 기획, 연출한 이로 캣츠의 안무도 그 특유의 역동성과 익살맞음, 진중함 등 언어적인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가 고루 섞여있따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360도 공중제비는 물론, 카산드라의 180도 스트레칭 등이 캣츠 안무의 정수로 여겨진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 같은 안무가 스크린 위에 그대로 올라올 수 있을지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과 11월에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는 뮤지컬 영화 특유의 극 중 안무와 공연이 틈틈이 반영돼 눈길을 모았다. 아울러 기존 뮤지컬에서 극 중 연출에만 치중해 다소 희미했던 서사 구조도 영화 버전에 걸맞게 구성했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한 명품 배우들의 외양이 고양이 연출을 위해 과도한 분장과 합성에 매몰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울러 초현실적인 뮤지컬 배경과 달리 영화에서는 극 중 CG와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이 괴리감을 낳았다는 혹평도 있다. 과연 이번 작품은 뮤지컬에 이어 영화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공연 마니아들의 이목이 벌써부터 쏠린다. 12세 관람가 권오탁기자

[박스오피스] '시동', 개봉 첫날 '겨울왕국2' 제치고 1위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개봉 첫날 '겨울왕국2'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시동'은 개봉 첫날인 지난 18일 하루 전국 1천515개 스크린에서 23만3천365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28만6천855명이다.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시동'이 강세를 보이면서 그간 박스오피스 왕좌를 지켜온 '겨울왕국2'는 2위로 내려 앉았다. 이미 1200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2'는 왕좌를 내줬음에도 개봉 두달 째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동'이 개봉 특수를 맞아 흥행 청신호를 켜긴했지만, 19일 이병헌 하정우 주연의 '백두산'이 개봉해 다시 한번 박스오피스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두 한국영화의 쌍끌이 흥행 역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날 박스오피스 3위는 799개 스크린에서 3만1641명의 관객을 모은 '쥬만지:넥스트 레벨'이 차지했다. 이어 '포드V페라리'(2만6612명), '나이브스 아웃'(1만6842명)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장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