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주는 감동, 서예와 캘리그래피로 알릴 것" 김도임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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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과 회색이 적절히 섞인 바탕에 물 흐르듯 검정 글씨가 한 획 한 획 그어진다. 자연스럽게 손목에 힘을 주고 빼면서 먹의 농도는 함께 춤 춘다. ‘순간을 애정해’, ‘무슨 영화 좋아하세요?’ 등 열 자도 채 안 되는 글자는 특별한 내용이 없어도 왠지 모를 편안함과 위안을 준다.

‘글이 주는 치유의 힘’을 알리는 김도임 서예가(40)가 SNS에 올린 서예와 캘리그래피 작품 중 일부다. 김 작가는SNS에서 ‘별샘’ 아호로 대중과 소통하며 서예와 캘리그래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예는 어렵고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깨고 저변을 넓히기 위한 그의 방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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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흥덕지구에서 ‘별샘서예’라는 개인 작업실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 쏟는 김 작가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서예가이자 캘리그래퍼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한글서예 궁체를 15년가량 썼고 각종 대회 수상 등 경력만 30여년에 이른다. 현재 경기대 일반대학원 글로벌파인아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서예의 회화성을 작품으로 연구, 발표하고 있다. 최근 열린 ‘대한민국 문화경영 대상(大賞)’에서 캘리그래피·교육 부문을 수상했다. 이에 앞서 단원미술제 우수상(2006), 세계서법문화예술대전 대상-문체부장관상(2007), 광화문광장 휘호대회 동상(2010)을 수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서예가로서 개인 작업 뿐만 아니라 한국캘리그래피창작협회 용인지부장, 한국서학회 이사, 한글서예학회 회원 등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 작가는 서예야말로 현 시대에 더 매력을 발휘하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글이 주는 묘한 위로와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서예는 자신을 수련하는 일이예요. 세상이 바쁘고 힘들게 돌아가지만 글씨를 스는 동안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집중하고 명상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나온 작품도 ‘명상’ 시리즈다. 시리즈로 구상한 이 작품은 복잡한 현실에서 동떨어짐으로써 오는 평화를 보여준다. 그는 이러한 글이 가진 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사회를 위해 다양한 일을 펼칠 계획도 세웠다. “수원 행궁동, 화성시의 장애인복지센터 로비에서 제자들과 전시를 함께 연 적이 있었는데,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글이 주는 기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내부에서 사단법인을 만들어 많은 분들이 글을 통해 공감, 위로를 받을 일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에는 전북 정읍시의 한 갤러리카페에서 초대전을 선보이는 등 작가로도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김 작가는 “서예가 고정관념과 문자의 한계를 벗어나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발전되기를 고대한다” 면서 “한글서예의 전통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것을 더하는 캘리그래피 작업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후학 양성도 지속하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더욱 알려가겠다”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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