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물품 작성 제멋대로… 총회 보고 책자마저 엉터리

안성시 사회복지協 정기총회 장부와 품목·수량·액수 달라 사용내역 누락이어 의혹증폭

안성시 사회복지협의회가 기부물품 사용내역을 공고하면서 행정기관에 보고 없이 물품 상당량을 누락(본보 8일자 7면)한 가운데 정기총회 보고자료와 기부물품 장부의 품목 및 수량이 서로 달라 엉터리 작성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11일 시와 사회복지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는 지난해 2월25일 공도읍 B식당에서 이사와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가졌다. 당시 정기총회는 협의회가 지난 2013년 한 해동안 각계각층에서 소외계층을 위해 기부한 후원금과 물품을 책자로 정리해 보고하는 자리였다.

이에 본보가 당시 총회에 보고된 책자를 확보해 기부물품 장부와 대조한 결과, 상당수 기부물품 목록과 수량이 달랐다. 총회 책자에는 K사가 2013년 6~7월 방진복과 노트 9천760개 2천480만2천102원을 기부한 것으로 적혀있다.

하지만 기부물품 장부는 같은 해 4월3일 K사 노트용품 50개, 기타의류 120개 2천480만2천96원으로 품목과 수량, 액수가 다르게 기재돼 있다.

또 총회 책자에는 위생장갑이 7천642개 6천648만원으로 적혀 있는 반면 기부장부에는 고무장갑 420개 6천648만원으로 금액은 같으나 품목명과 갯수가 다르게 기재된 상태다.

특히 당시 K사가 기부한 장갑이 구제역 방역에 일부 지원됐다는 말이 있어 시에 구제역 발생시점을 확인한 결과, 2013년도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고 기부된 물품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총회 자료 역시 엉터리로 작성됐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협의회 2013년 후원금 수입 및 사용결과 보고서에는 개인들이 무기명으로 기부한 쌀 상당수와 후원금 수백만원마저 기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지가 A씨는 “기부품 보고서 누락도 문제지만 정기총회 책자조차 장부와 다르다면 협의회가 그만큼 투명치 못하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 관계자는 “이미 검증을 마친 사항으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며 “시 조사가 끝나면 협의회 발전을 위해 개선할 점은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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