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2NE1 출신 가수 박봄이 지난 13일 새 싱글 앨범 'Spring(봄)'으로 돌아왔다. 그룹 장덕철 성큼 다가온 봄에 맞춰 지난 5일 새 싱글 앨범 '시작됐나, 봄'을 발매했다. 이에 3월 봄을 그리는 노래 'Spring(봄)'과 '시작됐나, 봄'을 전지적 시점으로 비교해 본다.
# 박봄의 'Spring(봄)'
박봄의 신곡 'Spring(봄)' 속의 화자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곡에서 화자는 어둡고 차갑고 얼어붙은 자리에 있다. 그가 그린 현재의 이미지는 외면받은 화자의 모습이다.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지만, 홀로 떨어진 화자는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동시에 마음속 자리 잡은 외로움을 걷어내기 위해 '봄'을, 대상인 '너'를 기다리고 있다.
'봄'에서 대상인 '너'는 화자를 속박하고 떠났으며, 아픔을 줬다. 때문에 화자는 대상을 찾으면서도 미워한 존재다. 한편으로 추억을 그린다. 화자는 대상을 잊음으로써 봄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런 그의 갈망에도 화자는 홀로 봄을 기다릴 뿐, 봄도 대상도 화자를 찾지 않은 채 끝을 맺는다.
곡 안에서 화자는 추측과 바람만으로 봄을 기다린다. 그렇기에 곡 안에 박제된 화자에게는 봄도, 마음에 꽃이 피지도 않는다.
# 장덕철의 '시작됐나, 봄'
장덕철의 신곡 '시작됐나, 봄'에서 화자는 대상인 '너'와 대상과의 관계를 봄에 빗대 묘사한다. '시작됐나, 봄'은 화자가 대상과 첫 만남부터 관계가 형성될 때까지 서사를 담았다. 화자는 대상의 외모에 취하고, 대상을 따라 하면서 닮아간다. 그리고 외로움, 또는 삶의 지친 화자는 '봄을 품은 따스한 온기를 담아' '추운 겨울 끝자락'과 같은 표현으로 대상과 만나 변해가는 내면을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의 변화로 이야기한다.
타인이 없던 화자의 내면에서 대상으로 가득 찬다. 대상에게 위로를 받은 화자는 대상을 위하게 되고 사랑할거라 약속한다. 그리고 곡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화자와 대상의 발이 '벚꽃만 가득한 길거리에' 닿는다. 화자와 대상이 '우리'가 되면서 '시작됐다 봄'으로 마무리된다.
'시작됐나, 봄'은 썸을 타는 화자와 대상이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연인이 되기까지 대상에 대한 마음과 대상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시작됐나' '이미 시작됐었나'와 같이 확실하지 못한 마음을 '우리'가 되면서 '시작됐다'로 관계를 확고히 한다.
# 봄을 그린 박봄과 장덕철
박봄과 봄의 거리는 멀다. 그는 봄을 그리워하고 원하고 있으나 보이지도 다가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는 의문과 기대만으로 봄을 부른다. 반면, 장덕철이 그린 봄은 화자의 내면에서부터 피어나고 끝내 결과를 맺는다.
두 곡 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는 부분에서는 동일하지만, 'Spring(봄)'은 호소하고 설명한다면, '시작됐나, 봄'은 대상과의 관계를 묘사해나간다. 때문에 박봄이 부른 봄이 표피적으로 느껴지고, 장덕철이 그린 봄이 듣는 이로 하여금 더 와닿는다.
봄은 겨울을 밀어내고 잠든 생명이 움트는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여기서 'Spring(봄)'은 홀로 굴속에서 봄이 오길 기다리는 심상을 보여줬고, '시작됐나, 봄'은 한 걸음 나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계절, 봄의 이미지를 그렸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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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 기자
2019-03-19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