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깃대종, 생태계를 가다 ②]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소중한 생태적 자원, 보호해야”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

“흰발농게는 꽤 오래전부터 영종 갯벌의 주인이었습니다.”

홍소산 영종환경연합 대표는 인천 영종갯벌과 인연이 깊다. 그는 2006년께 영종도 바다에 버려진 어구들을 치우려고 처음 이곳을 찾았다. 갯벌 정화활동을 하던 당시 흰발농게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았다.

홍 대표는 “작은 게가 흰 발을 들고 왔다갔다하기에 인근 주민에게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흰바리’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아주 오래전부터 (영종 갯벌에)있던 놈들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워낙 많이 보여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10여 년 전쯤 흰발농게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에 과연 몇 마리가 살고 있을까 궁금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직접 나무로 가로 1m, 세로 1m의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의 흰발농게 수를 세어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를 토대로 계산해보니 엄청난 개체 수의 흰발농게가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인천시에 개체 수를 물었더니, 담당직원이 확인해보자고 해 공동으로 일대를 대대적으로 조사했다”고 했다. 당시 조사 결과 흰발농게의 개체 수는 200만 마리가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는 “이런 소중한 생태적 자원이 영종갯벌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고, 서식지를 보호하면서 관광자원화하면 인천을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홍 대표의 생각과 흰발농게가 처한 현실은 달랐다. 다들 흰발농게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공공기관은 물론 지역사회도 흰발농게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영종2지구에는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 서식지인데도 지붕슬레이트 등 석면 쓰레기가 그대로 버려져 있고, 주변에는 준설토투기장까지 들어선 상태다. 또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 개발 공사도 한창이어서 흰발농게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홍 대표는 “그나마 시가 흰발농게를 깃대종으로 지정해 다행”이라면서도 “후속 대책과 홍보 등은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시가 이제 막 흰발농게 보호를 시작한 만큼 함부로 이곳이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많은 사람이 흰발농게의 존재를 인식하고 보호의 필요성을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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