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일 ‘도자분야’ 특성화고 학점제 선도학교·창업생태계 등 창의·자율적 체험 교과 시선집중
2025 교육현장을 가다 공업계 특성화고①
경기도에는 특정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특성화고등학교가 존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학교가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로 만들기 위해 맞춤형 성장 경로를 제시, 산업계 역할 강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경기일보가 미래 산업을 이끌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는 공업계 특성화고인 한국도예고를 살펴봤다.
이천 한국도예고
이천시에 위치한 한국도예고는 세계 유일의 도자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로 2002년 6학급 180명을 정원으로 개설, 현재 9학급 198명 정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국내 도자교육 기관 중 최상의 교육 환경 및 시설을 갖추고 도자 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목적의식이 뚜렷한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모여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유네스코 창의도시 국내 유일 도자특성화고 개교(2002년) △취업역량강화 취업선도 특성화학교(2010~) △교육공동체 사회적 협동조합(2014~) △고교학점제 선도학교(2021~) △직업계고 학점제 공간조성사업 운영(2023~2024년) △창업생태계 조성 거점학교(2021~) 등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도자 관련 전문 교과 비중 높아... 전문 도예인 육성
한국도예고는 특성화고등학교로 초중등교육법뿐만 아니라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의해 설립된 고등학교다.
한국 도자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자 공통과정을 중심으로 도자 재료, 산업도자. 전통·조형 도자 등 도자 분야를 전문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선택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의 선택 중심 교육과정의 공통 과목(국, 영, 수, 사, 과, 한국사 등)과 선택 교육과정(도자 관련 교과)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공통 과목인 보통교과와 전문교과의 이수 비율은 1학년 때는 80 대 20으로 보통교과 중심에 기초 전문교과로 돼 있다.
2학년 때는 50 대 50, 3학년 때는 20 대 80의 비율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문교과의 비중이 높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문교과의 경우 2학년 때부터 전공 공통과목, 전공 선택과목, 자율 선택과목으로 구분돼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도자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자 분야의 기초 과목부터 공통 과목, 심화 과목 과정의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전문도예인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도자 교육으로 전문교과는 물레성형실습, 도자조형실습, 산업도자실습, 도자 장식실습과 같은 분야의 교과를 공통과정으로 뒀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포셀린페인팅, 전사 장식기법, 가마짓기와 번조, 소지제조실험, 유약제조 실험, 도자 CAD, 컴퓨터그래픽 등의 내용을 학습하는 선택교과를 배치했다.
또 고교학점제 및 소인수 강좌를 통해 학습하고 싶은 교과목을 학생들이 직접 선택하거나 개설, 심도 있는 전공수업을 위해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 학생이 행복한 학교... 자율적 활동 지원
한국도예고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학내 환경 개선 △정신건강 및 복지 지원 강화를 위한 심리상담 및 멘토링 시스템 강화 △동아리, 예술제, 체험학습 등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 확대를 통한 창의적 활동지원 △학교내외의 안전체계를 강화하고 모든 학생이 안심하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 등에 힘쓰고 있다.
여기에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잠재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자율적 생활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학습 주제와 체험 위주로 프로그램을 준비,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을 펼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는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배려의 활동을 실천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생활습관 함양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흥미와 소질, 적성을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도예고는 ‘함께하는 성장! 흙으로 꿈을 빚는 행복학교’라는 비전을 갖고 긍정·창의·용기로 세계 도자문화를 선도할 인재 육성을 위해 공동체가 힘을 합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학생들은 행복한 학교 생활을 통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창업·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 10여개 자율동아리 운영… ‘창업가 정신’ 키운다
한국도예고에서는 전공 또는 비전공 형태로 10개가 넘는 자율(창업)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에 대한 지원과 창업 및 직업교육 활성화를 통해 자신의 꿈을 빚어가는 창업가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자율 동아리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본으로 3월 동아리 구성 이후 지도교사를 배정하고 담당교사의 조언과 지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방과후 활동을 원칙으로, 대한민국 명장회·이천 명장회, 이천도자기공예사업협동조합, 예스파크 등 외부 협력기관과 연계해 동아리 지원단을 구성하고 있다.
아울러 특성화고에 걸맞게 창업 희망 학생에 대한 지원으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창업 및 직업교육 활성화해 자신의 꿈을 빚어가는 창업인 양성을 기대하고 있다. 산업체와도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도자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실무 체험 기회 등 산학협력프로그램 제공△학생들이 실무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턴십 및 현장 체험 기회 마련△도자전문가 및 산업체와 연계한 기술 교육 및 세미나 제공△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학생들의 취업 기회 확대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전공심회물레동아리, 전국기능경기대회 1위 ‘쾌거’
전공심회물레동아리는 2, 3학년 5명이 수업 결손 없이 자발적으로 방과후에 참여, 실습실에서 불을 밝히며 기량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지자체와 산업인력공단의 지원으로 기능경기대회 수상 경력의 전문 강사를 초빙해 지도를 받고 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작년 경기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1위)과 장려상(4위)에 입상했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1위)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공심회물레동아리는 기능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준비뿐만 아니라 물레를 통한 도자상품 개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위한 훈련으로 물레 성형기법을 익히고 이를 활용해 항아리, 사발, 접시, 화병 등 물레성형으로 제작이 가능한 생활자기를 디자인하고 제품화하기도 한다. 이런 활동의 결과물은 이천도자기축제나 각종 페어의 학교 홍보 부스에서 판매한다. 이렇게 도자기를 생산·판매하는 경험을 하면서 도예가가 되기 위한 경험을 미리 체험하기도 한다. 또 동아리 구성원들은 중학생 진로체험 박람회와 학교 홍보 체험장에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에게 물레 체험을 시켜 주며 미래의 도자기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도자기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지역사회와 교육기관의 지원과 격려를 통해 학생들의 노력은 좋은 결실을 맺고, 한국 도예산업과 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터뷰 줌-in 유성욱 교장 “한국 도자산업 발전 이끌… 미래 인재 육성 온힘”
“지역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해 한국도자산업 발전을 이끌어 갈 인재를 키우겠습니다.”
도자관련 전문가인 유성욱 교장은 한국도예고가 위치한 이천에 세라믹기술원, 한국도자재단 등의 인프라가 풍부하고 지역에서 활동 중인 명장, 도예명장들과도 협력하면서 한국도자산업 발전에 필요한 도자 인재를 키워 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도예고에서 16년간 일반 교사로 재직한 경험이 있는 윤 교장은 지난해 9월 첫 공모제 초빙 교장으로 이 학교의 발전을 다시 이끌게 됐다.
윤 교장은 “부임 후 행정에서 특성화 업무까지 과중해진 교사들의 업무를 살펴보고 과감하게 줄여 갔다”며 “불필요한 교육시설과 교육과정은 조정하고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도 팀제로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자 관련 산업은 경제에 민감해서 경기의 영향을 바로 받는다”며 “소비자 기호에 대한 시장조사를 통해 시대적 트렌드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선택받는다는 마인드를 심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교류 연구학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제적 교류에 힘쓰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도자산업 종사자에 대한 대우가 다르니 국내서만 길을 찾지 말고 국외에서도 찾으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장은 “2022~2023년 대규모 학교 리모델링 공사를 해 도자 교육을 위한 시설 개선 작업이 완료돼 학생들의 수업환경이 좋아졌다”며 “북카페 형태의 도서관, 디스플레이 학습실(전시실), 학생들의 쉼 공간인 카페형 무인 매점, S-러닝실·미디어 학습실 등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한국 도자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도자 공통 과정을 중심으로 도자 재료, 산업도자. 전통·조형 도자 등 자신이 좋아하는 도자 분야를 전문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선택과목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교학점제 및 소인수 강좌를 통해 학습하고 싶은 교과목을 학생들이 직접 선택하거나 개설해 심도 있는 전공수업을 위해 교육과정을 스스로 구성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장은 “도예 관련 교사 10명이 전문교과를 가르치고 있다”며 “재학생들이 대학에 진학 후 다시 본교의 교사로 오는 경우도 있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심화된 교육과목을 재검토해 좀 더 깊이 있는 교육과정을 연구 중”이라며 “거기에 지역 산업 인력 수급을 담당하는 지역 특성화고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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