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연탄 사용 4천407가구 ‘전국 4위’...경기침체·고물가·고령층 증가 등 원인 기름보일러 설치 지원 목소리 있지만... 소외계층 기름값 부담, 역효과 우려도 “에너지 바우처 확대 지원 등 관심 필요”
애환 잿더미, 연탄 딜레마② 연탄 사용 빠르게 줄지만… 그래도 절실한 ‘생존 에너지’
연탄의 생사 기로에서 아직 연탄이 절실한 사람들이 있다.
특히 최근엔 ‘고물가’ 등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 연탄 사용가구가 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22일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이하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연탄 사용가구는 7만4천167가구(총가구수 2천238만가구 대비 0.3%)로 집계됐다.
소외가구 44.6%(3만3천95가구), 수급자가구 32.8%(2만4천327가구), 일반가구 13.7%(1만176가구), 차상위가구 8.9%(6천569가구) 순이다.
여기서 소외가구는 수급자·차상위가구는 아니지만 부양의무 기피나 기타 생활환경열악 등으로 지원이 필요한 독거노인가구·장애가정 등을 뜻한다.
따라서 소외가구는 정부가 지원하는 연탄쿠폰의 수혜 대상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전국적인 연탄 사용가구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2년 전(2021년) 조사에 비하면 충북(7천618가구·29% ↑), 대구(1천843가구·31% ↑), 서울(1천827가구·4.7% ↑), 제주(311가구·178% ↑) 등 특정 지역에선 연탄 사용가구가 늘었다.
연탄은행은 주원인을 ▲난방비(기름, 가스, 전기 등) 상승 ▲공공요금 인상 ▲경기 침체 ▲고령층 증가 등으로 봤다. 소득 양극화나 고유가 등 영향으로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연탄 사용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연탄을 쓰는 가구는 경북(2만4천663가구)에 가장 많다. 이어 강원(1만6천859가구), 충북(7천618가구), 경기(4천407가구)가 뒤따른다. 연탄 사용가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노령화 지수가 높고, 경제적으로 열악한 편인데 이 안에 수도권에 속하는 경기도가 포함돼 있다.
대부분의 연탄 사용가구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산간벽지, 달동네 등에 거주하는데 경기도는 타지역에 비해 여건이 ‘괜찮은’ 축임에도 전국 4위 수준에 든다.
도내 수급가구 2천401곳, 소외가구 1천300곳, 차상위가구 386곳, 일반가구 320곳이 아직 연탄에 의존하는데, 사실상 '재정적 여유가 없어서'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 겸 목사(68)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농어촌지역, 산간벽지, 고지대, 달동네에서 어쩔 수 없이 연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권에서도 도시 빈민이나 비닐하우스촌, 경기도 외곽 지역 등을 중심으로 연탄 사용가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탄 사용가구의 평균 연령은 80세가 넘고 월 소득이 50만원 미만이다.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근로 능력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에게 연탄은 생존 에너지”라고 말했다.
소멸 기로에 선 연탄을 아예 없애자며, 일각에서는 연탄보일러 사용가구에 기름보일러 설치 지원을 마련하자는 주장을 꺼내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수급가구·차상위가구·소외가구의 월소득이 30~50만원인 현 상황에서 생활비·의료비·주거비 등을 제외하면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다는 역효과가 우려돼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허기복 대표는 “기름 1.5드럼은 50만원, 연탄 150장은 15만원”이라며 “월소득 50만원 미만 가정에선 기름을 선택하기 어려워 연탄을 땔 수밖에 없고 정부·지자체가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줘도 연탄난로를 놓고 추운 겨울을 보내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에너지 빈곤층이 기후환경 취약계층으로 변화하는 만큼 연탄은행은 도시가스, 연탄, 난방료, LPG, 태양광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정부·지자체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민관이 파트너십을 통해 에너지 정책을 공유하길 바란다”며 “혹한기뿐 아니라 혹서기 등에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바우처 확대 지원 등에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주시면 더욱 뜻깊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추위 달랠 유일한 온기…생사 기로 놓인 연탄 [연탄 딜레마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2580153
●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
http://interactive.kyeonggi.com/yeon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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