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에 내린 첫 눈이 52년 만에 11월 1일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인천에는 이날 14.8㎝의 눈이 쌓이면서 하늘·바닷길이 막히는가 하면 곳곳에서 사고 등이 나면서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인천시와 수도권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께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오후 5시 중구 전동 기상관측소 기준 14.2㎝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는 1904년 기상관측 시작 이래 11월 중 1일 적설량 기준으로 가장 많은 눈이 쌓인 것이다. 앞선 기록은 1972년 11월23일 8.0㎝다. 비공식으로 옹진군 연평면은 22.6㎝를 기록해 가장 높았고, 중구 영종도도 16.6㎝를 기록하기도 했다.
눈 폭탄으로 인천의 하늘과 바닷길이 모두 멈춰서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폭설로 비행기 1편이 결항했고, 10편이 지연하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는 백령도, 연평도 등 각 섬을 오가는 뱃길 15항로 중 12항로에서 모두 17척의 운항을 중단했다.
특히 많은 양의 눈과 함께 강풍까지 겹치면서 영하 1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가 이어져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인천소방본부가 이날 자정부터 오후 5시까지 접수한 나무 전도, 차량 미끄러짐 등 피해 건수는 총 48건에 이른다.
이날 오전 10시9분께 계양구 귤현동에서는 쌓인 눈 무게를 버티지 못한 가로수가 부러져 차량 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또 오전 8시40분께 인천대교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들이 연달아 추돌사고를 내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를 빚는 등 인천시내 곳곳에서 눈길로 인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났다.
기상청은 이번 눈 폭탄이 한반도 북쪽에 자리한 저기압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저기압에서 떨어져 내려앉은 찬 공기가 옹진군 백령도 부근에 기압골을 만들었고, 이 기압골이 서해상 눈구름대를 더욱 발달시켜 이번 폭설로 이어진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 26일 오후 9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1단계 비상근무를 시작했다. 시와 10개 군·구는 제설 장비 148대와 공무원 등 237명을 투입,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사전 제설작업을 했다.
시 관계자는 “28일 오전까지 계속 눈이 내릴 것이란 예보가 있는 만큼, 안전안내문자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계속 안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며 “비상 근무 등을 통해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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