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별’로 뜬 ‘비운의 신궁’ 이우석(코오롱) 만개[파리 올림픽]

두 차례 올림픽 목전 탈락 아쉬움 씻고 첫 출전서 결승전 ‘만점 활약’
‘신흥 명가’ 코오롱의 에이스로 성장…인고의 세월 견뎌내고 금메달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3연패의 주역으로 우뚝 선 이우석.연합뉴스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3연패의 주역으로 우뚝 선 이우석.연합뉴스

 

“결승전을 앞두고 전혀 긴장감이 들지 않아 내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전서 우리 선수 끼리 대결이 예상되는데 양보없는 일전으로 우승하고 싶습니다.”

 

‘비운의 신궁’ 이우석(27·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 8년 와신상담 끝에 첫 출전한 2024 파리 하계올림픽서 기량을 마음껏 발휘, 한국 대표팀의 단체전 3연패 달성을 견인하며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우석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 양궁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서 6발을 모두 10점(X10 1개 포함)에 쏘는 만점 활약으로 한국이 프랑스를 세트 스코어 5대1로 꺾고 우승하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첫 올림픽에서 최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우석은 앞선 두 차례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서 연속 불운에 울었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연고의 ‘신흥 명가’ 코오롱에 입단해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 최종 선발전서 아쉽게 4위를 차지하며 3명의 선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어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당초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연기되는 바람에 다음 해 최종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보는 등 좀처럼 올림픽 무대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림픽 도전 삼수 끝에 마침내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은 이우석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2관왕을 차지했고, 지난 5월 양궁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라 에이스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서 비록 랭킹 라운드서는 아쉽게 5위에 머물러 혼성단체전 출전 자격을 놓쳤지만, 이날 단체전 첫 경기인 일본과의 8강전 부터 첫 발사자로 나서 한국 대표팀의 기선 제압에 선봉적 역할을 했다. 특히, 프랑스와 결승전서는 모두 10점을 기록했다.

 

한편, 인천이 고향인 이우석은 인천 인수초에서 활을 잡은 후 만수북중을 거쳐 선인고 1학년이던 2013년 전국 시·도대항양궁대회와 전국체전서 연속 5관왕에 오르며 ‘미래 신궁’의 등장을 알린 뒤 인천체고로 전학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4년 난징 유스올림픽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카뎃부 세계신기록을 18점 경신하는 선전 끝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었다.

 

코오롱양궁단에 입단해 ‘미다스의 손’ 서오석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성장을 거듭했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일찌감치 2018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했으나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결승서 대표팀 선배 김우진(청주시청)에게 져 역시 은메달에 그치며 금메달리스트에게 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해 조기 전역을 못하고 만기 전역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련이 오히려 그를 더 강해지게 만들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올림픽에 나서게 된 이우석은 그동안의 불운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신들린 활시위로 첫 올림픽 무대를 최고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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