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이 미래 청청에너지인 수소 플랜트 건설 사업을 비롯해 친환경 인정을 받은 원자력 발전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3일 포스코이앤씨 등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의 ‘2050 수소 700만t 생산’ 목표에 발맞춰 관련 기술을 축적한 뒤, 이를 기반으로 호주·중동·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또 원자력 발전과 원자력 이용 시설 등 원자력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문조직 ‘원자력 사업 추진반’을 구성하고 전문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새로운 청정 에너지로 떠오른 수소 플랜트 건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발전 사업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친환경 사업으로 인정받은 만큼, 전 세계적으로 재주목 받는 원자력 사업의 확장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 미래 청정에너지 수소 사업 역량 집중
포스코이앤씨는 청정수소로 분류되는 블루·그린 수소 생산플랜트의 설계·시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수소 플랜트와 유사한 국내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블루수소는 고온·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를 수증기와 반응시키고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는 분리·격리해 탄소 배출을 줄여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천연가스와 수증기가 반응을 일으키는 ‘수소추출(SMR) 공정’과 이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제품화·저장하는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공정’이 핵심이다.
그린 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며 생산하는 가장 친환경적인 방식이다. 물을 분해하는 수전해설비와 전력공급 및 수전해설비에서 나온 그린수소를 정제하는 보조시스템(BOP) 설비, 그리고 물을 공급하기 위한 해수담수화 설비 등을 거쳐서 나온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관련 실증 과제를 맡아 포항·광양제철소의 천연가스 수소추출설비를 건설하기도 했다. 그린수소 BOP설비와 유사한 전력변환계통 및 가스정제계통 관련 제철·석유화학플랜트도 추진하면서 관련 기술과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수소 플랜트에서 나온 수소·이산화탄소 등의 기체를 액화한 뒤 이송·저장하는 설비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광양, 제주, 삼척 등 국내뿐만 아니라 태국, 파나마 등 해외에서 다수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프로젝트를 맡아 액화가스 저장시설에 관한 국내 최고 수준의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갖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는 수전해 및 암모니아 수소추출 설비에 대해선 자체 기술개발은 물론 외부 라이선스를 확보, 전문인력을 확대하면서 역량을 갖춰 나가는 중이다.
현재 포스코이앤씨는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수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이 계획하는 2050년까지 ‘수소 700만t 생산’ 목표에 발맞춰 수소 플랜트 건설사업에 참여, 각종 실적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이앤씨는 호주·중동·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9월 포스코홀딩스, 수소생산·판매 전문기업 어프로티움 등과 수도권에서 CCU 기반의 블루수소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하기도 했다. 오는 2026년까지 2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천연가스 수소추출 및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건설한 뒤, 해마다 4만t의 수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는 전량 회수해 산업용 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등은 앞으로 해외 블루암모니아 생산 및 국내 도입을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정부 에너지 기업 페트로스와 블루수소 생산에 필수적인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에 관한 업무협약도 했다. 국내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영구격리하기 위한 이송 설비 등의 타당성 검토를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 원자력사업 전문조직 구성…전문 인력 충원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소형 모듈 원자로(SMR)’ 분야 초석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SMR은 출력규모 300MWe 이하인 원자로로, 모듈화 공법으로 설계·제작해 표준화가 쉽고 안정성이 뛰어나다. 또 방사성 폐기물 생성 측면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보여 세계 여러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10년이 넘게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을 쌓아왔다. 지난 2010년 포스코건설 시절 포스코·포스코엔지니어링·포스코DX 등 포스코그룹의 이름으로 한국전력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 ‘SMART’ 국책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SMART 표준설계 단계에 참여해 2012년 SMART 표준설계인가를 받는데 기여했다. 이후에는 2014년 ‘SMART’의 사업화를 위해 설립된 민간사 ‘스마트파워’에 주주사로 참여했다. 또 2015년 한국정부와 사우디간 ‘SMART 건설 전 사전설계 MOU’를 통해 민간 건설사 최초로 한국전력기술과 함께 SMART 원자력 발전 기본설계를 공동 추진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본격적인 ‘SMART’ 건설을 진행하려 했으나 전 세계에 분 탈원전 바람에 사업을 잠정 보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 주도로 ‘SMART’ 건설을 위한 표준설계 변경인가가 진행 중에 있으며 체코·인도네시아·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필리핀 등과도 파트너십 MOU를 하는 등 SMR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SMART’ 건설 사업이 본격화되면 국책 사업으로 획득한 포괄적 우선 실시권을 통해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시공 참여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 ‘혁신형 소형 원자로(i-SMR)’ 개발 과제 및 사업화에 참여하는 등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i-SMR’은 2021년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2028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고 2030년 수출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개발하는 i-SMR 투자참여를 최우선으로 해외 개발 중인 노형에 대해서도 개발펀드를 조성하는 등 투자 참여 또한 찾고 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사업에 필수 품질 자격인 국내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설계·시공 인증과 해외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 시공인증을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정책에 포함된 신한울 3,4호기 원자력 발전사업에도 컨소시엄으로 참여를 준비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선언, SMR 실적과 기술을 확보하면 원자력 발전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핑크수소’ 생산 및 판매까지 그룹 사업을 확장하는 사업 모델을 검토 중이다.
■ 원자력이용시설 가속기 연구시설 분야 독보적 실적 보유
포스코이앤씨는 원자력 이용시설인 가속기 연구시설 건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가속기 연구시설은 전자나 양성자와 같이 전기를 띈 입자를 전기장이나 자기장 속에서 가속시켜 큰 운동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중이온 가속기의 경우, 중이온을 엄청난 속도로 표적물질에 충돌시켜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들을 만들어내 그 성질을 연구·규명하기 위한 시설이다.
이 연구시설은 국가원자핵이나 소립자의 구조와 성질, 자연계의 물리법칙 등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의료, 원자력, 신소재 등 산업 분야 전반에 활용이 가능하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들의 기원을 밝히고, 우주나 별의 진화와 같은 기초연구를 할 수 있다. 또 암치료나 생명공학 연구 등 다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포스코이앤씨는 원자력 발전소만큼이나 높은 안전성과 정밀성이 필요한 가속기 연구 시설의 건축구조·시공, 기계 및 특수(방사선안전, 극저온설비 등) 설비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방사선 차폐를 위해 최대 5m 두께의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격간 타설 공법, 수축팽창 조인트(Joint) 적용, 차압배기 시스템, 연구시설 공간 확보를 위한 슬래브 포스트텐션 공법 등 다양한 시공 기술을 가속기 연구시설에 적용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16년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지어지는 중이온 가속기를 성공적으로 준공함으로써 기술력을 입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관계자는 “원자력사업 전문조직 신설 및 인력충원을 통해 원자력발전소와 SMR 사업 등의 원자력발전 사업은 물론 차세대방사광가속기 사업과 같은 원자력이용시설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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