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화재' 나이지리아 4남매 사인 '질식사'…두살 배기 막내, 그룹홈 입소

안산시 한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가 숨졌다. 지난 27일 오후 잿더미가 된 잔해 속에 장난감이 놓여 있다. 조주현기자

 

안산 선부동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경기일보 3월28일자 6면)로 숨진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숨진 남매들의 시신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한 결과 “화재 연기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아이들의 시신에서 외상 등 다른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주노동자 지원 단체인 ‘국경없는 마을’은 피해지원대책위원회를 결성, 치료 중인 부모의 동의를 얻어 이날 오후부터 안산 군자 장례식장에 숨진 아이들의 빈소를 마련했다. 

 

숨진 아이들의 부모인 A씨(55)와 B씨(41)는 대피하는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고대안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다만 A씨 부부는 자녀들을 잃은 충격 등을 호소하고 있어 화재 및 대피 경위에 대한 경찰 조사에는 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회복이 필요한 상태다”며 “A씨 부부가 회복되는 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 부부와 함께 대피한 두살 배기 막내 아이는 치료 후 이날 안산시 내 한 아동 공동생활가정(그룹홈)에 입소했다. 안산시는 A씨 부부가 현재 입원 치료 중이어서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시에서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그룹홈에 맡기는 것을 제안했고 이에 동의해 입소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3시28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빌라 1층 A씨의 집에서 불이 나 4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집 안에서 11·4세 딸과 7·6세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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