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친 학생들 마중 나온 가족 품에 안기며 긴장 풀어 “빨리 가서 쉬고 싶어요… 시험 끝나니 아쉽고 허무” 눈물도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홀가분합니다.”
2023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7일 오후 성남 돌마고등학교 앞. 제2외국어 시험 없이 오후 4시37분께 시험이 끝나는 학교 앞은 종료 1시간 전부터 수험생을 마중 나온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우르르 나오기 시작하자, 학부모들은 까치발을 들고 자식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족을 먼저 발견한 수험생들은 부모님의 품으로 뛰어가 안겼다. 한 대학생은 어깨가 축 쳐진 동생이 터덜터덜 걸어 나오자 꽃다발을 건네며 꽉 안아주기도 했다.
핸드폰 시계만 보면서 초조하게 딸을 기다리던 50대 어머니는 밝게 웃으며 시험장을 나오는 이현경양(19)을 부둥켜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양은 “그다지 어려웠던 것 같진 않은데, 시험이 끝나니 허무하기도 하고 아쉽다”면서 부모님 품에 안겨 울먹였다.
비슷한 시각 수원 수일고등학교. 이곳에도 시험 종료 시간 30분 전부터 수험생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들로 교문 앞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후련한 듯 기지개를 펴며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재수생 이상훈씨(20)는 “국어는 쉬웠는데 영어랑 수학은 좀 어려웠던 것 같다”며 “일단 끝났으니 집에 가서 편하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깜깜해진 오후 6시께 성남 송림고등학교. 제2외국어 시험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이 시원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듯한 표정으로 교문을 빠져나와 가족들에게 달려간다.
“아들이 좋아하는 치킨이라도 시켜놓을 걸 그랬다”며 고민하던 학부모 안성수씨는 아들 안승주군(19)이 교문을 빠져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활짝 웃어보였다.
비슷한 시각 인천 미추홀구 인명여자고등학교 정문 앞 보행로에도 수능을 끝낸 가족을 마중 나온 이들이 줄을 이었다.
친구와 함께 웃으며 시험장에서 걸어 나온 유채원양(19)은 “시험은 잘 본 것 같다”며 “그동안 공부하느라 줄였던 게임을 제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에서는 19개 시험지구, 357개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이 치러졌다. 도내 수능 지원자 14만6천623명 중 1교시 결시자는 1만7천202명(11.8%)으로 지난해보다 0.27%p 낮았다.
이날 경기지역 수능 부정행위자는 오후 5시30분 기준 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반입금지 물품 소지 3명 ▲종료령 후 답안지 표기 4명 ▲4교시 탐구영역 응시절차 위반 1명이다. 부정행위자로 최종 확정되면 이번 수능 성적이 무효처리 된다.
한수진기자·김건주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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