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투타 불균형ㆍ수비불안 등 김진욱표 야구 정착 위한 과제 산적
창단 이후 3년만에 최저 승률(50승94패ㆍ승률 0.347)을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kt wiz는 9개 구단과의 뚜렷한 전력 차를 실감한 한 해였다.
kt는 지난 3일 수원 KIA와의 최종전에서 패배를 당해 9위 삼성(55승5무84패ㆍ승률 0.396)에 무려 7.5경기나 뒤진 꼴찌로 시즌을 마쳤다. KBO리그 사상 첫 창단 이후 3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떠안았으며, 승률 0.347는 1군 첫해였던 2015시즌(0.364)보다도 뒤진 성적표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탈꼴찌’를 외치며 야심차게 닻을 올린 ‘김진욱호’는 한 때 단독 선두를 달리는 등 반짝했던 4월 초ㆍ중반 이후 하락했다. 팀 기록을 살펴봐도 팀 타율, 안타, 홈런, 장타율, 방어율은 리그 9위, 타점과 출루율은 최하위에 그치며 지난 2년에 비해 발전한 것 없이 오히려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투ㆍ타에서 새얼굴이 등장했으나 아직까지 리빌딩을 완성하지 못했고, 특히 수비에서는 실책 1위(112개), 수비율 최하위(0.979)로 지난 2년처럼 어이없이 승리를 내주는 일이 반복되면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김진욱 감독의 지도력까지 도마위에 오르며 ‘김진욱표’ 야구의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투수들 중에서는 에이스로 성장한 피어밴드와 고영표, 불펜 투수 이상화가 맹활약했으나 전체적인 투수진의 무게감은 예년과 별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토종 에이스’로 불리던 주권이 기대 밖 부진에 허덕였고, 6월까지 세이브 1위를 다투던 ‘미스터 제로’ 마무리 김재윤이 7월 이후 부진에 빠지자 불펜진은 도미노처럼 붕괴됐다.
타선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리그 최약체 물타선으로 전락했다. 시즌 중반 합류한 새 용병 로하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옮겨온 윤석민 외에 내야수 정현과 포수 이해창이 그나마 제몫을 했다. 지난 시즌까지 타선을 이끌었던 박경수와 유한준, 이진영, 이대형 등 베테랑들이 하락세를 보이자 이를 대체할 오태곤, 심우준, 전민수를 비롯한 젊은 타자들이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했다. 타선의 세대교체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장 큰 문제는 kt만의 팀 컬러를 정착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진욱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야생마 같이 뛰어노는 근성의 야구를 펼치겠다’고 공헌했으나 8월까지도 어이없는 실책과 대패를 반복하며 희망없는 야구를 펼쳤다.
구단도 FA 영입과 외국인 선수 선발에 대한 투자의 인색함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계속된 부진으로 KBO리그 사상 첫 100패 가능성까지 대두된 위기에서 9월을 맞은 kt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짜임새 있는 공격력과 끈기를 발휘면서 그나마 근성 야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많은 숙제를 안고 시즌을 마감한 kt에게 이번 오프시즌이 지난 3년, 실패의 역사를 끊을 수 있는 반격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광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