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2017 결산] 2. 투수-리그 방어율왕 피어밴드ㆍ‘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재발견

류희운ㆍ엄상백ㆍ김재윤 등 ‘젊은 피’도 아픈만큼 성숙

▲ kt wiz 좌완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
▲ kt wiz 좌완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
2년 연속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kt wiz는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2)가 리그 방어율 1위에 오르며 팀 창단 최초로 개인 타이틀을 안겨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또한 불펜에서 선발로 전향한 ‘잠수함 투수’ 고영표(26)가 개인 최다승인 8승을 거두면서 잠재력을 꽃피웠고, 류희운(22)과 엄상백(21), 김재윤(27) 등 ‘영건’들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 시즌 kt 투수진의 최고 성과는 단연 새로운 선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한 피어밴드와 고영표의 재발견이다. 지난 시즌까지 그저그런 용병 투수로 존재감이 없던 피어밴드는 지난 겨울 kt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를 찾다가 실패한 덕(?)에 어렵게 팀에 합류했다. 

피어밴드는 또다른 외국인 투수 돈 로치(28)에 이어 2,3선발 정도로 기대치가 낮았으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장착한 너클볼을 앞세워 초반부터 KBO리그를 평정했다. 6월 중순까지 1점대 방어율로 철벽 위용을 과시하던 그는 줄곧 방어율 1위를 지켜왔다.

 

올해도 역시 반복된 ‘타고투저’ 현상 속에 9월초까지 지켜오던 2점대 방어율이 깨지긴 했지만 피어밴드는 올 시즌 26경기에 출전, 160이닝을 던져 1차례 완봉을 포함해 8승10패, 탈삼진 132개, 방어율 3.04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상위권 팀이었다면 두 자릿수 승리는 물론 15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였다. 

▲ kt wiz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
▲ kt wiz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
올 겨울 kt의 첫 번째 과제가 피어밴드와의 재계약일 정도로 그는 kt 투수진의 기둥이 됐다. 또한 5선발로 시작해 ‘토종 에이스’ 지위까지 꿰찬 고영표의 성장세도 눈부셨다. 지난 4월29일 LG전서 9이닝 6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두며 승승장구 했으나, 시즌 중반들어 팀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한 때 8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꿋꿋히 피어밴드와 함께 마운드를 지킨 그는 8월 이후 다시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결국 25경기에 나서 141.2이닝을 던지며 8승12패, 탈삼진 125개, 방어율 5.08로 전 부문에서 본인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쳤다.

 

이 밖에 시즌 후반 김재윤의 뒤를 이어 마무리로 활약한 ‘중고참’ 이상화(29)도 70경기에 출장해 4승3패 6세이브, 4홀드, 방어율 3.95로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새로운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kt의 다른 젊은 투수들은 성장통을 겪었다. kt의 창단 이후 처음으로 팬투표를 통해 올스타전에 선발된 마무리 투수 김재윤(3승5패 15세이브, 방어율 5.79)은 7월 이후 연투가 늘면서 부상 탓에 낙마했고, 류희운(4승4패, 방어율 7.67)도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얻었으나 롤러코스터 피칭을 선보였다. 

셋업맨 엄상백(1승3패 8홀드, 방어율 4.15), 심재민(1승7패 13홀드, 방어율 5.18)도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다만 아직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많은 이들이기에 내년 시즌 새로운 도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빈약한 타선과 수비불안 탓에 불운한 시즌을 보낸 kt 투수들에게 올해의 경험은 내년 시즌을 위한 값진 보약이 될 전망이다.

▲ kt 마무리 투수 이상화.kt wiz 제공
▲ kt 마무리 투수 이상화.kt wiz 제공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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