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인천 섬 지역 공교육] 중. 열악한 근무조건

교사 대부분 나홀로 거주 가족 관사 입주는 ‘별따기’

인천 강화 등 섬 지역 교사들이 떠나는 이유로 열악한 근무조건이 꼽힌다.

 

강화 지역에는 강화고, 강화여고, 교동중·고등학교, 서도중·고등학교, 강남영상미디어고 등 5개 공립 고등학교와 강화중, 강화여중, 강남중, 심도중, 강서중, 교동중·고등학교, 서도중·고등학교 등 7개 중학교가 있다.

 

이들 12개 학교에 부임한 교사들은 거주지가 강화가 아닐 경우 관사에 입주할 수 있다. 강화에는 은수, 대월, 불은, 하점, 삼성, 강중 등 강화 6개 관사가 있다. 이들 관사에는 안전장비인 전자도어 출입문은 모두 설치가 완료됐다. 방범창과 비상벨, CCTV도 모두 갖췄다.

 

지난해 5월 전남 신안에서 여교사가 동네 주민들에게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들 관사에 대한 안전시설 점검이 이뤄졌고, 현재 안전관련 시설은 다 갖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강화 지역 관사에 안전시설은 갖춰졌지만, 생활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다. 특히 외진 곳에 설치된 관사는 교사들이 방과후 저녁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정도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가족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관사의 경우 신청한지 수년이 지나야 순서가 돌아오는 등 들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생활 보장이 안될 정도로 횡간 소음이 심한 것도 문제다. 옆방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상황에서 여교사들이 안심하고 지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강화 지역의 관사에 거주하는 한 교사는 “지금 살고 있는 관사에 들어오는 것도 힘들지만, 막상 들어오니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오후 8~9시면 인근에 불이 다 꺼지는 등 무서워서 밖에 나갈 엄두도 내기 어렵다. 횡간소음도 심해 옆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다 들릴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교사는 “지난 2010년 강화를 부임받아 당시 가족 관사를 신청했지만, 자리가 없어서 들어가지 못했다”며 “올해(2017년)에서야 가족관사가 나왔으니 들어가라고 하는데, 이제와서 어떻게 들어가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섬 마을 교사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도서 지역 관사의 안전시설은 다 정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안전과 관련된 것만 시교육청에서 관여를 했을 뿐 생활여건과 다른 시설정비여부는 지역 교육지원청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