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어렵고 환경 열악…2년도 안 돼 전보 희망
인천 강화 등 섬 지역 중·고등학교가 교사들의 기피대상으로 낙인찍혀 공교육의 질이 그 끝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최근 대학 입시가 학생부를 바탕으로 한 수시전형 비율이 높아져 입시지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강화와 옹진 등 섬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은 "정들만 하면 떠나는 교사의 발길을 돌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강화지역 8개 중·고등학교의 최근 2년간 인사이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교사 총 정원(185명)중 내신전보(희망전보)를 한 비율이 28.6%(53명)에 달했다. 내신전보자의 26.4%에 달하는 14명은 2년도 채 되지 않아 강화를 떠나는 선택을 했다.
반면, 강화로 새롭게 전입 와야 할 교사(53명)의 28.3%(15명)가 입시지도 경험이 전무한 신규교사로 다시 채워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총 정원(186명)의 32.8%(61명)에 달하는 교사가 내신전보를 했는데 이들의 42.6%에 달하는 26명이 2년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해가 갈수록 강화를 떠나는 중등 교원의 수가 느는 반면, 이들의 자리의 절반이 신규교사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강화 지역을 시내 지역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는 교사가 느는 이유는 교사들의 근무 조건이 열악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문제로 승진 가산점을 얻기 어려운 점이 꼽힌다. 강화의 한 중학교는 시교육청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승진 가산점에 유리한 점이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이 최근 교사들 사이에서 기피지역으로 인식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강화지역 거주 학생에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중학교는 또 "결국 유능한 교사보다는 신규교사, 비정기 전보 대상자가 순위에 밀려 배정되는 등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내신전보로 의욕을 잃고 1년 후 다시 내신으로 시내로의 전출이 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강화의 한 고교도 의견서를 통해 "인사규정 및 승진규정의 불합리한 점 때문에 최근 도서지역에 입시경험이 풍부한 교사보다 신규 또는 비정기전보 대상자의 전입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강화의 한 고교 관계자는 “도서지역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인사규정 개정, 승진 가산점 개정과 함께 소규모 학교 교사수 부족으로 인한 행정업무 과중 해소 등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하소연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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