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시설관리공단이 4년여 동안 운영해 온 한탄강 래프팅 사업을 만성적자란 이유로 사실상 포기,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4일 시와 시설관리공단. 시의회 등에 따르면 한탄강 래프팅 사업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1년 7월께 개장했다. 이를 위해 한탄강변 영북면 자일리 근홍교에서 대회산리까지 약 9km 구간에 진입도로, 주차장, 샤워실 및 화장실, 사무실 등을 가줬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 시와 시설관리공단은 연간 25억 원의 흑자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업 시작 첫해 이용자 수는 2천700여 명에 수입은 4천여만 원에 그쳤다. 이듬해인 2012년에도 이용자 수는 2배로 늘어났지만, 적자는 쌓여만 갔다. 그나마 2013년에 강수량이 많아 이용자 수가 8천여 명으로 크게 늘어 적자 폭을 소폭 줄였지만, 고질적인 적자 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이용자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면서 적자 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래프팅 전문가들은 한탄강 래프팅 사업이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연간 최소 1만2천 명 이상이 이용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초 사업계획 때부터 이용자 수를 부풀려 부실을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해 3월 정부가 주도한 지방공기업 종합 혁신방안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래프팅 사업이 지방공기업에서 민간이양 대상사업으로 확정됐고, 시의회도 같은 해 시와 시설관리공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만성적자인 한탄강 래프팅 사업의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또 시의회는 올해 한탄강 수상 레져 관련사업 예산 1억2천여만 원 중 1억1천여만 원의 예산도 삭감했다. 사실상 래프팅 사업은 시작 4년여 만에 수십억 원의 적자만 내고 폐업하게 된 것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몇 년째 이어지는 가뭄 탓도 있지만, 래프팅과 연계될 수 있는 숙박 시설 등의 인프라가 전혀 없었다”고 폐업 이유를 애써 해명했다.
포천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애초 민간사업으로 계획했다가 시설관리공단으로 운영 주체가 바뀐 배경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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