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복지’ 외치는 안산시와 씁쓸한 ‘방치’

지난 8월 50대 어머니가 온전치 못한 아들을 세상에 홀로 두고 하늘로 떠나는 순간까지도 복지도시를 자부하는 안산시는 이를 몰라 안타까워했던 일(본보 8월12일자 11면)이 있었다.

그런데 4개월여 만에 또다시 홀로 집에 있던 50대 가장이 숨진 지 수주일이 지나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월5일 오후 6시10분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어머니는 지적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 아사 직전의 20대 아들만 두고 그 옆에 숨진 모습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중이었고 바싹 말라 발견된 아들의 첫 마디는 “배가 고파요”였다.

 

사회ㆍ복지예산이 4천억원이 넘는 복지도시 안산시에서 발생했다고 믿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지난달 밤 오후 9시50분께 관내 한 다가구주택에서 50대 가장이 화장실에 엎드린 상태로 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경찰은 백골이 진행되고 있는 점과 가족들의 말을 종합해 볼 때 사망한 시점을 3~4주 전쯤으로 추정했다.

 

주목할 점은 숨진 두 사람 모두 많은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다.

 

경찰은 “알코올중독 증상을 앓고 있었고 2개월여 전부터쯤 부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떠나 살기 시작했다. 주사도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가족도 등을 돌렸겠느냐”고 반문을 하고는 있지만 50대 가장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 사회의 비정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하다.

 

그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는 없겠지만 복지도시임을 자부하고 있는 안산시가 사회적 역할을 다 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50대 어머니와 가장의 죽음을 접하면서 안산시가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주문해 본다. 복지는 그냥 수치로만 하는 게 아니라 관심과 행동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안산=구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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