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승인 취소 국비지원도 끊겨 市, 명칭 바꾼 후 독자개최 통보 밖에서는 연관성 있는 듯이 홍보 “자격없는 자체행사” 협회서 비난
남양주시가 오는 10월로 예정된 ‘2015 남양주슬로라이프 국제대회’ 입장권 17만매에 대해 공무원을 통한 할당판매를 추진, 불만을 사는 가운데(11일자 16면) 슬로푸드한국협회(이하 협회) 측이 ‘이번 대회는 슬로푸드 국제본부로 부터 승인받지 않아 국제대회가 아닌 남양주시 자체 행사로, 표절 행사’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슬로푸드국제본부(이탈리아 소재)는 전 세계 153개국 중 국제대회를 유치해 치룰 수 있는 자격을 10개국에 공식적으로 부여했다. 한국에서는 슬로푸드한국협회가 유일한 단체로 지난 2013년 대회는 시와 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해 그 자격이 부여됐지만, 2015년 대회는 시의 ‘자체 행사’ 로 국제대회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24일 시와 협회 등에 따르면 오는 10월8일부터 17일까지 남양주체육문화센터 일원에서 ‘2015 슬로라이프 국제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대회를 ‘굿 푸드, 굿 라이프’라는 주제와 ‘세계인의 밥상 나눔, 食ㆍ생활 축제’라는 슬로건으로, 기존 슬로푸드 대회에 비해 개념을 확장한 슬로라이프대회로 치룰 방침이다.
그러자 협회 측은 시가 국제행사도 아닌 대회를 국제대회로 홍보하고, 명칭도 ‘슬로푸드’에서 ‘슬로라이프’로 유사하게 바꿔 표절행사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시와 함께 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가 외면하고도 비슷한 이름으로 표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제대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시 보도자료를 통해)각종 언론 매체에서 2013년 국제대회와 연계된 기획 및 특집 기사를 연재하는 등 잘못된 홍보를 계속하고 있어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슬로푸드국제본부도 ‘2015 남양주슬로라이프 국제대회’가 국제대회로 승인됐던 지난 2013년 대회와 달리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한국협회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2015 남양주슬로라이프 국제대회’를 놓고 국제대회 자격 및 유사용어 사용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시가 ‘독자 개최’를 통보하면서 부터다. 시는 지난해 ‘2013년도 대회’에 지급된 국비환급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아 감사원에 적발되자, 슬로푸드국제대회 조직위원회 이사회를 통해 대회의 단독 진행 의사를 통보했다.
시의 이 같은 일방적 통보는 앞서 협회가 슬로푸드국제본부와 정부로부터 받았던 2015년 대회 승인에 대해 정부가 감사원 적발을 이유로 취소 통보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행사에서는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시는 도의 지원을 받아 오는 10월에, 협회는 민간업체를 통해 11월에 대회를 각각 치룰 예정이다. 슬로푸드 확산을 위한 동일한 취지의 대회가 둘로 쪼개져 치러지게 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협회측이 민간에서 하는데 지자체가 과도하게 간섭한다며 빠지라는 식으로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대회를 따로 하겠다고 말했다”며 “명칭 또한 협회에서 사용할 수 없게 해 어쩔 수 없이 변경한 것으로 표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는 지난 2013년도에 참여했던 국제본부 회장 및 사무총장 등 주요인사들과 각국 슬로푸드 활동가들을 초청했지만,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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