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

“현장소통 강화… 잘못된 정책 바로잡고 부채 줄이기 올인”

▲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이 2015년 을미년 새해를 맞아 시의회 의정 키워드로 재정과 소통을 꼽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시 재정을 살리고, 소통을 통한 충실한 의정을 펼치는 한 해가 되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은 2015년 을미년(乙未年) 인천시의회의 의정 키워드로 재정과 소통을 손꼽았다.

노 의장은 “소모성, 전시성, 행사성 예산 및 잘못된 정책을 과감히 정리해 예산을 줄이고 부채를 줄여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올해는 인천시의회가 마찰과 갈등보다는 소통과 화해를 통한 충실한 의정을 시민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시의회 의정 방향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올해의 의정 방향은 무엇보다 ‘재정 살리기’에 역점을 둬야 할 것 같다. 의회 본연의 임무인 견제와 감시를 좀 더 철저히 하고 잘못 집행되는 예산이나 소모성, 전시성, 행사성 예산을 과감히 정리해 예산 절감 및 부채를 갚도록 운영하겠다.

또 의회가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바로잡으려고 한다. 올해는 인천시의회를 만나면 싸우는 의회가 아니라 화기애애하고 소통하는 의회로 만들겠다. 7대 의회가 출범하면서 강조했던 ‘안전’ 문제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시민의 염려가 높아진 만큼 안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인천지역 구석구석 위험요소를 살피겠다.

-7대 인천시의회의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다. 의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의장이라는 옷을 입고 보니 나에게는 딱 맞지 않고 좀 컸던 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시의회 의정 활동을 하면서 여야가 이처럼 대립하면서 생활한 경험이 거의 없다.

7대 의회는 새누리당 의원이 23명,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2명이다. 새누리당이 여당이자 과반이상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의 구성이 된다.

여야의 대립이 힘이 들고 익숙하지 않은 점이 있어서 의장으로서 실수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지난 6개월 동안은 의장 역할을 다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의장이라는 옷을 내 몸에 맞출 수 있게 됐다. 여유도 생겼고 각오를 많이 하고 있다.

 

-의회가 계속 마찰을 빚으면 시민은 어느 당이 잘하고 어느 당이 못한다는 것을 살피는 게 아니라 인천시의회에 실망하고 정치로부터 관심이 멀어지게 된다. 여당 소속 의장으로서 소수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함께 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먼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시의회를 국회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다. 국회와 비교하면서 이것저것 국회의 틀에 시의회를 맞추려는 시도도 있다. 하지만, 국회는 정권을 쟁취하는 게 주요 목표다.

시의회는 다르다. 정권을 쟁취하고 독점하려고 모인 집단이 아니다. 인천을 바라보면서 집행부가 예산을 잘 쓰고 있는지, 공무원이 인천시민에게 얼마나 많은 봉사를 하는지 지방의회 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잘못된 정책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다. 굳이 당을 논할 필요가 없다. 선거전을 치를 때는 각각 여야의 깃발을 가지고 나오니 당이 필요하지만, 민의의 전당인 의회에 들어서서는 당을 앞세우지 말고 인천시민을 바라보면서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내가 의장으로서 부족했기 때문에 여야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생각돼 반성하고 있다. 새해에는 여야가 성숙하게 대화로 갈등을 풀어내고 소통하는 자리를 먼저 가지려고 한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친박과 비박의 갈등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힘 있는 시장’을 내세우고 당선된 유 시장이 정치적으로 힘을 발휘할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의회가 기대하는 유 시장의 역할론은.

유정복 시장은 관료가 몸에 밴 사람이다.원리원칙과 절차와 단계를 중요시 하는 편이다. 힘있는 시장을 원했던 시민의 입장에서는 체감하기가 어려우니 ‘어?’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힘’이라는 것은 단시간에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겠나. 17개 시·도가 있는데 단체장은 저마다 모두 중앙정부에 연줄이 있고 자기 지역에 예산을 많이 가져가려고 경쟁한다. 그 가운데 유 시장도 서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현재 중앙정치의 모습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박근혜 정부 3년차이고 선거가 없는 해다. 유 시장의 인맥은 새누리당과 중앙정부가 중심이다. 힘이 분산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믿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아직은 힘있게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있다. 유 시장에게 힘만 조금 실어준다면 인천의 잠재력을 이끌어갈 수 있다.

유 시장의 힘과 인맥, 이런 게 맞물려 올해는 부채도 갚고 재정도 여유로워지기를 기대한다.

-의회로서도 유 시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지만, 협조관계도 필요할 것 같다. 지난해는 전반적으로 의회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올해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사실 외부에서 염려를 많이 했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가 대부분 여당인 새누리당이니 의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컸다. 의회의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 특히 예산을 적절히 잘 쓰고 있나, 남용하지 않나 확인하는 그런 역할이다.

또 집행부가 잘하는 것은 칭찬하면서 인천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올해는 충실히 소임을 다하겠다.

-인천은 현안이 많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나 루원시티, 제3 연륙교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의회가 현안을 푸는데 어떻게 기능할 지 궁금하다.

인천의 현안이 많다는 것에 공감한다. 의회는 직접 현장을 다녀오고 관계자와 면담을 하면서 이런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다. 올해는 지금보다 더 현장을 찾아가서 들춰보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면서 대안을 제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현안 해결에 의회 역할에 한계가 있을 텐데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되나.

역할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조언하는 역할이 있고, 결정하는 역할이 있다. 사실 의회는 결정권은 없다. 하지만, 조언하고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7대 의회는 열정이 대단하다. 회기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의원들이 저마다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올해는 현장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가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는데 제 몫을 하려고 한다. 지난해에는 상임위원회별로 현장시찰을 나갈 때 의장인 나도 함께 다녔다. 올해도 꼭 참석할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하고 동참할 계획이다. 또 행정부시장이나 정무부시장과도 수시로 만나 문제를 논의하고 대안을 찾겠다.

-7대 의회가 유급 보좌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유급 보좌관에 대해 정책적인 기능보다 수행기능이 우선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의회가 일하는 데 있어서 보좌관은 필수조건이다. 국회의원은 1인당 보좌관을 9명이나 두고 있다. 인천시의회의 역할은 매우 방대하다. 올해 예산만 보더라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을 합해 10조 원 규모가 넘는다. 의원이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세심하게 훑어보고 연구할 물리적인 여건이 안된다. 할 일이 너무 많다.

행정자치부는 최근 의회 상임위별로 보좌관을 2명씩 보강해주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상임위별로 보좌관을 두는 것은 크게 효과가 없다. 인원만 늘리고 예산만 늘리는 것에 그칠 뿐이다.

의회는 독립된 기구여야 한다. 현재는 인사권이나 예산도 독립이 안 돼 있다. 의회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인사권을 집행부(시장)가 갖고 있다. 의회는 집행부에 깊이 파고들어 잘못된 모든 것을 찾아내야 하는데 의원 혼자서는 못한다. 보좌관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인사권한이 있는 집행부의 눈치를 보는 보좌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겠나. 의원 한 사람당 심의하는 예산이 사실 엄청나다. 의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대담=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리=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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