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원ㆍ감곡 ‘역사 유치 갈등’ 평행선

3자협의 양측 입장차만 확인 장호원비대위 “기본설계 지켜라”

경기와 충청권의 경계지역인 장호원(경기 이천)ㆍ감곡(충북 음성) 주민들이 역사 설치를 둘러싸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천과 감곡 시가지마다 ‘철도역사 지켜내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어지럽게 부착, 상호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가운데 철도공단 주재의 3자 협의에도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다.

장호원과 감곡 등 두 지역 역사비상대책위는 28일 오후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주재로 장호원국민체육센터에서 3자 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이들 비대위는 기존 입장만 확인한 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의 내내 서로 자신들의 지역에 역사가 들어서야 한다는 당위성만을 내세우며 치열한 갑론을박만 오갔다.

김찬식 장호원비대위원장은 “기본설계안에는 장호원 노탑4리로 설계됐는데 슬그머니 변경됐다”면서 “게다가 인구가 많은 장호원읍을 외면하고 감곡면 쪽으로 역사를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철도공단이 역사 위치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지역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며 “감곡비대위가 더 이상 지역감정을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문환 장호원비대위 홍보실장도 “장호원과 감곡은 공동생활권으로 상생 차원에서 이 사안을 풀어야 한다”면서 “이 지역은 옛날 철도가 지난 곳으로 지반이 약하다는 것은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명현 감곡비대위원장은 “공단은 지난 4월 주민설명회 때 역사 위치를 감곡면으로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국토교통부 지시로 장호원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장호원 역사 위치로 알려진 곳은 지반이 약해 안전에도 위험성이 있다”며 “극동대, 강동대, 매괴성당 등이 있는 감곡면에 역사를 만드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공동생활권인 장호원과 감곡이 이처럼 역사로 갈등이 생겨 안타깝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느끼면서 공동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천=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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