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도시]군포, 책을 통해 ‘창조도시’ 새장을 열다

책으로 사람을 키우고… 책으로 도시를 깨우다…

인류 역사상 숱한 인재가 책을 통해 탄생했고, 그 인재들이 미래를 여는 게이트(gate) 역할을 도맡은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진실이다.

경기도엔 미래창조의 키워드인 책 읽기를 키워드로 지역 곳곳에 희망과 창의의 새 바람을 불어넣는 지역이 있다. 3년여 전부터 시청 민원실에서부터 아파트, 거리 곳곳까지 책 향기를 폴폴 풍기는 ‘군포시’가 그 주인공이다.

◇‘밥상머리’부터 시작된 창조바람

고사리 손으로 깨금발을 디디며 책을 만지작거리는 갓난쟁이부터 코끝에 걸린 돋보기 안경 너머로 고전의 향취에 푹 젖어 있는 어르신까지…. 365일 책장 넘기는 소리로 가득한 군포시청사 1층의 풍경이다. 시는 지난 2011년부터 시청사를 북(BOOK) 카페로 꾸며 민원방문차 시청을 찾은 시민들에게 책의 향기를 선물하고 있다.

1·2층 복층구조로 만들어진 북 카페 ‘밥상머리’는 전체면적 149.2㎡에 6천400여 권의 책을 갖추고 있다. 이름도 특이하다. ‘밥상머리’는 온 식구들이 얼굴을 마주하며 소소한 일상을 정겹게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다. 시는 공직자들의 북 카페 네임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밥상머리’를 카페 명(名)으로 짓고, ‘세대와 계층을 넘어 지혜를 대물림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자’는 뜻이다. ‘책 읽는 군포시’의 상징으로 입소문이 난 밥상머리는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1호로 자리하고 있다.

◇책 읽는 ‘창조도시’로 탈바꿈

군포시는 인구 29만 명, 면적 36.36㎢로 전국 165개 도시 중에서 세 번째로 작다. 게다가 서울의 주변도시로 전통문화도, 특산물도 없다. 군포시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졌다. 도시 브랜드를 알리고 시의 핵심 홍보전략으로 딱 맞는 아이템이 없었기 때문. 김윤주 군포시장과 공무원들의 입이 바싹 타들어갈 때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로 ‘책’ 만한 아이템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

소통과 문화 그리고 창의력의 결집체인 책은 시민들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기에 더없이 좋은 키워드. 지자체마다 정체성 확립에 사활을 거는 요즈음, 시는 지난 2010년부터 ‘책 읽는 군포팀’을 꾸려 다양한 사업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공공도서관뿐만 아니라 작은 도서관이 35곳, 미니문고 29곳, 북카페 6곳을 운영, 시청사 1층에 1만여 권의 장서를 갖추고 공공도서관과 대출시스템을 통합해 대출과 반납도 가능한 책 읽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창조 1번지, 군포시

군포시의 책 읽는 도시 바람은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다 정밀하고 내실있는 독서문화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즉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책 바람 속에서 피어나는 자생적인 독서문화 ‘창조’에 주력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시는 매년 정례축제로 여는 축제들을 통합, ‘책’을 테마로 한 통합형 축제를 개최해 책과 관련된 기획 및 테마전시, 사회복지와 평생학습관련 체험부스, 먹을거리 체험, 북 콘서트 등 무대공연 등을 통해 10만여 명의 관객을 불러모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밥이 되는 인문학’을 통한 능동적인 책 읽기 프로젝트는 매월 넷 째주 목요일이면 군포시민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된다. 박경철, 김정운, 김홍신, 황석영, 최재천, 김난도, 이지성, 혜민스님 등 30여 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100℃를 웃도는 명강연은 시민들을 인문학 향기로 푹 젖게 만들었다. 가슴 뛰는 명강연에 이은 난장 토론은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 산적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창조’의 어깨동무, 중앙정부와 함께

시는 오는 10월 ‘책 읽는 군포,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계획 중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책 읽는 군포도시 선포 2주년을 맞아 추진성과를 분석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책 읽는 군포 브랜드를 중장기 로드맵으로 완성해 다양한 제언들을 분석하고 시정에 접목하는 자리로 주목을 끌고 있다. 방희범 책 읽는 군포 실장은 “시의 정책성공을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군포시는 앞으로 대야미 지역에 작가 창작 촌 건립사업 등에 중앙정부의 파격적인 예산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독서활동과 다문화도서, 어르신 큰 글씨도서, 점자 책, 오디오북 등 고비용 사업을 위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포=김성훈기자 magsai@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