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이제 단순한 기술혁신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산업, 행정, 복지,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 기술의 접목이 본격화되면서 각 지역 정부 역시 AI 기반의 정책 수립과 실행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경기도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이자 산업·기술 중심지로서, ‘포용과 혁신의 AI 정책’을 통해 도민 체감형 AI 사회 구현에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는 지난 4월 ‘AI 휴머노믹스를 통한 포용·공존·기회의 경기도’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AI 비전 및 9대 전략’을 발표했다. 도는 이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5년 한 해 동안 약 1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2개의 주요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도민 생활 전반에 AI를 융합해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종합적 구상이다.
■ 산업·도민·기반 3대 축…‘기회의 AI, 체감형 AI, 신뢰의 AI’
경기도는 산업, 도민, 기반의 3대 축을 중심으로 ‘기회의 AI’, ‘체감형 AI’, ‘신뢰의 AI’라는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설정했다. 이는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도민 누구나 쉽게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며, 동시에 윤리적이고 안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우선 산업 분야에서는 ‘AI 테크노밸리 조성’ 전략에 따라 판교를 중심으로 도내 시·군의 주력 산업과 AI 기술을 연계해 맞춤형 AI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산업의 AI 전환을 촉진하고, 국내외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NVIDIA, CISCO, AWS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해 AI 협력센터 유치도 병행 중이다.
또한 ‘글로벌 AI 혁신 생태계 조성’ 전략을 통해 해외 선도 연구기관 및 도시와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도내 기업에 GPU 등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며 국산 AI 반도체 기반 개발도 지원한다. 특히 도내 대학 및 연구소와의 연계를 통해 연구 기반을 강화하고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선다.
■ 생활 속 AI 확대…복지·돌봄·행정 전 분야에 기술 접목
도민이 체감하는 AI 서비스도 크게 확대된다. ‘맞춤형 AI 도민 서비스’ 전략에 따라 AI·IoT 기반의 360° AI+ 돌봄 시스템이 구축되며, 고독사 위험 예측 및 대응 체계가 한층 정밀해진다. 스마트폰 활동 데이터와 IoT 센서 데이터를 통해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관제사가 즉시 출동하는 체계를 마련해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개선된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AI 영상분석 및 행동중재 컨설팅’ 서비스도 도입돼 도전행동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하고 보호자와 돌봄 교사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돌봄이 가능해진다. 이는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한 바 있으며, 올해는 의정부와 남양주 등으로 확대 설치된다.
복지 분야에서는 부천시가 개발한 ‘온마음 AI 복지콜’이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양방향 AI 콜을 통해 취약계층의 상태를 파악하고, 음성 분석을 통해 인지장애 여부를 선별해 조기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부족한 복지 인력을 보완하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행정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경기도는 공공행정 효율화를 위해 ‘경기 생성형 AI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이 플랫폼은 경기도 고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고, 공무원의 행정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문서 작성, 회의록 정리, 자치법규 입안 등 반복 업무를 AI가 수행하면서 공무원은 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RPA(업무자동화 시스템) 도입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광역버스 혼잡도 분석, 초과근무수당 자동 계산, 조례·법률 비교 등 다양한 반복 업무에서 연간 1만 시간 이상의 행정 효율성을 확보했다. 보고서 작성과 회계 처리 등 행정의 전반적 속도와 정확도 향상도 기대된다.
■ 공공의료와 교육으로 이어지는 AI 활용 확대
AI의 활용은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도 확장 중이다. ‘경기 AI 공공의료 실증 지원사업’은 수원, 안성, 이천의료원에 AI 진단보조시스템을 도입해 주요 질환의 영상판독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 AI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향후 의료AI 생태계 확산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영상 데이터 가명화 및 정제 기술은 국내 기업의 AI 학습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공공의료 솔루션이 마련되고 있다. 이 실증사업은 오는 11월 성과공유회를 통해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향후 정책 반영 및 사업 확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AI 교육도 강화된다. ‘디지털 혁신 기술 초단기 교육’은 일반인, 스타트업, 예비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5~10월 운영되며, 파이썬 실습, 생성형 AI 자동화, 온디바이스 AI 활용법 등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또한 장애인 정보화 교육도 9개 복지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AI 및 디지털 활용 능력 배양을 통해 정보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 생태계 전방위 확대…혁신클러스터와 창업까지 아우른다
경기도는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거점 인프라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경기 AI 혁신클러스터’는 기존 판교와 성남일반산단 외에도 시흥, 부천, 하남, 의정부 등으로 확대돼 총 6개 거점으로 조성된다. 이들 거점에는 스마트 오피스, 글로벌 스타트업 프로그램, 산업 AX 지원 사업 등이 연계된다.
또한 ‘2025 생성형 AI·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는 지난해 대비 2.4배 증가한 200개 팀이 참여하며, AI에 대한 청년과 스타트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선 진출자에게는 멘토링, 상금, 정부 본선 진출권 등이 부여되며,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현실적 창업 모델이 다수 등장했다.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은 “전 산업의 AI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도민이 체감하는 AI 정책을 통해 사회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기도를 세계적인 AI 허브로 성장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