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반딧불이들...남양주 대규모 서식지에 골프장 들어서

지난해 6월 중순께 촬영된 반딧불이 무리. 해당 반딧불이 서식지에는 204만㎡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서식지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독자제공
지난해 6월 중순께 촬영된 반딧불이 무리. 해당 반딧불이 서식지에는 204만㎡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서식지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독자제공

 

남양주 수동면 내방3리에서 매년 반딧불이 수천마리가 목격되는 가운데 인근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반딧불이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양주 수동면 내방3리 일대에는 반딧불이 서식지가 형성돼 있으며 매년 6월 중순부터 시작해 8월 중순까지 반딧불이가 짝짓기를 위해 출현하는 등 매년 같은 기간 반딧불이 수천마리가 목격되고 있다. 남양주 일대에서도 가장 큰 반딧불이 서식지인데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근에 27홀에 넓이 204만㎡ 규모의 골프장 건설이 예정돼 서식지 파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해당 골프장의 시행사는 토지주인 신한성개발이고 시공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착공 및 준공 시점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골프장은 지난해 12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반딧불이 서식지가 포함된 보전관리지역 150만㎡가 개발이 가능한 생산관리지역으로 변경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반딧불이 서식이 확인됐으며 골프장 건설공사가 시작되면 서식지와 개체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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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서식지를 포함해 개발 예정 중인 204만㎡ 규모의 골프장. 한강유역환경청 제공

 

주민 이모씨(45·남양주시 수동면 내방3리)는 “우리 마을 인근에서 매년 6월 중순 이후 밤마다 반딧불이 수천마리가 목격되는데 인근에 골프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반딧불이 서식지가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희원 반딧불이보전회장은 “해당 반딧불이 서식지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제주도 곶자왈, 전북 무주 등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며 “인근에 골프장 건설로 반딧불이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반딧불이는 생태계 지표종으로 경기도 보호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다.

 

시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시가 관여해 직접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여러 조정을 거쳐 전체 면적에 보전관리지역이 32%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딧불이에 대한 사안도 평가에 담겨 합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남양주 수동면 내방3리 골프정 건설 관련 전략환경평가는 용도지역 변경에 대해 조건부로 합의된 것”이라며 “해당 지역에서 반딧불이가 관찰됐고 반딧불이를 비롯한 법정보호종에 대한 보전대책 등은 차후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에서 세부적인 이행사항을 다시 평가하며 충족되지 못하면 반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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