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국가 과제를 말할 땐 아동부터”

여인미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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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아동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6월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국가의 미래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 복지, 안보 등 다양한 주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미래인 아동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정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는 지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에 대한 관심 역시 함께 깊어져야 한다. 단지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인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 지금이야말로 아동 문제에 주목해야 할 때다.

 

아동 곁에서 마주하게 되는 가장 절실한 과제 중 하나는 이주배경아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다. 이들은 이미 학교와 지역사회 곳곳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이주배경아동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어 교육과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도내 복지기관과 협력해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위한 한국어교실과 돌봄교실 운영을 도울 계획이며 진로 개발 프로그램도 마련해 공교육 진입과 안정적인 한국 사회 적응을 지원하고자 한다.

 

‘온라인 세이프티’는 지금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다. 요즘 아동은 아주 어린 나이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여러 정보에 노출돼 있으며 그중에는 해로운 내용도 있다. 해로운 정보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려면 어른들의 관심과 지도가 절실하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아동권리옹호단을 운영하며 ‘온라인 세이프티’를 주제로 활동해 왔고 디지털 환경 속 아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아동이 직접 만든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기도 했다.

 

위기 상황의 영아와 임산부에 대한 지원 역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제다. 최근 수원시에서 발생한 위기 영아 사망 사건은 그 심각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에게는 돌봄이 필요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위기에 놓인 임산부와 영아는 여전히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마음모아지원사업’을 통해 위기 임산부를 조기에 발굴하고 경제적·심리적인 지원을 제공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6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시선이 국가의 미래를 향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는 아동을 위한 준비가 더없이 중요하다. 정부는 아동이 행복하게 자라고 모든 아동이 차별 없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아동은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미래 그 자체다. 아동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은 곧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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