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인천지역본부장
계절의 여왕 5월이다. 전국 곳곳에서 꽃 축제가 이어지고 공원과 상권마다 가족 단위 인파로 북적인다. 프로야구도 개막 이후 주말마다 매진 행렬이다. 친구, 동료, 가족끼리 유니폼을 입고 응원가를 부르며 저녁 공기 속 힐링을 만끽한다.
경기 막판, 투수가 포효하며 스트라이크를 꽂고 타자가 고개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면 묘한 감정이 교차한다. 반면 씨름은 조금 다르다. 힘을 다한 후 이긴 선수가 상대에게 손을 내밀고 모래를 털어준다. 함께 박수를 받는 장면은 오래 여운이 남는다.
지금 우리 주변은 어떤가.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식당, 카페, 동네 슈퍼 곳곳에서 들려온다. 자영업자의 한숨은 깊어지고 여닫는 셔터의 무게도 더해진다. 외식업계는 배달앱 수수료, 광고비, 카드 결제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상승에 하루하루 버티는 중이다. 손님이 감소하지 않았는데도 수익은 점점 준다. 튀긴 닭은 팔리지만 손에 남는 건 없다. ‘잘돼도 힘든’ 구조다.
공공배달앱이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체감효과는 미미하다. 소비자는 익숙한 민간 플랫폼을 여전히 선호하고 소상공인은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비를 지출한다. 일부 플랫폼은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부담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다윗과 골리앗’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기술을 말한다. 거구의 골리앗에 맞선 다윗은 물매라는 강점을 활용해 승리했다. 과거 200년간 강대국과 약소국 간 전쟁에서 약소국이 게릴라 전술을 썼을 때 승률이 60%를 넘었다는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결단할 때다. 시장 흐름에 맡긴 채 거대 플랫폼과 전면전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유리한 방식으로 게릴라전을 펼칠 것인가. 자세히 살펴보면 내게 맞는 방식은 있다. 온라인 시장 진출, 업종 전환, 자금 융통, 인근 가게들과의 협업, 비용 절감 노하우 등.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기술은 결국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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