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골드라인 정비사들, 서울 신림선에 빼앗겼다

현대로템·市 ‘신림선 정비’ 합의... 7개월 전부터 인력 10여명 투입
2인1조 근무원칙 위배, 위험↑… 운영·근로자 안전 문제 등 지적
市 “부족한 인력 충원 계속 협의”

김포골드라인 근로자들이 신림선 차량 정비를 위해 분해된 차량에서 중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노동조합 제공
김포골드라인 근로자들이 신림선 차량 정비를 위해 분해된 차량에서 중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노동조합 제공

 

김포골드라인의 정비인력 부족으로 근로자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운영사가 서울 신림선 전동차를 중정비 중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김포시와 김포골드라인SRS㈜, 김포도시철도 노조 등에 따르면 김포도시철도 운영사인 김포골드라인SRS㈜는 지난해 11월부터 골드라인 정비인력 10여명을 동원해 ‘신림 SRS(신림선)’ 전동차를 중정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가 지난해 3월 새 위탁사 선정을 위한 입찰 시 운영사의 모회사인 현대로템㈜이 제안해 골드라인 시설을 이용, 부속사업이 가능하도록 시와 합의해 가능해졌다.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신림선을 운영 중인 현대로템은 김포골드라인 수익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워 신규 부속사업으로 ‘신림 SRS 전동차 중정비’를 제안해 시가 승인하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로템과 시의 이 같은 합의로 운영사가 ‘신림 SRS’ 측과 3억여원에 내년 11월까지 1년간 신림선 12편성에 대해 중정비를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골드라인 정비인력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는 철도근로자들의 2인1조 근무원칙이 무너진 속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근로자 및 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23일 오전 30대 근로자 A씨가 홀로 냉난방기를 조립하던 중 작업대 위에서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 2인1조가 원칙인 정비현장에 근로자 혼자 큰 부품을 들고 작업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인1조를 무시한 채 홀로 역사를 순회 점검하던 역무원이 낙상사고로 발목이 분쇄골절돼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며 4개월이 지나도록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 수익사업을 이유로 골드라인 정비에도 부족한 인력을 신림선 정비에 투입되면서 인력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포골드라인 근로자들이 신림선 차량 밑에서 바퀴를 정비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노동조합 제공
김포골드라인 근로자들이 신림선 차량 밑에서 바퀴를 정비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노동조합 제공

 

특히 신림선 차량 열차를 분해, 골드라인 차량기지로 이동해 정비를 진행하는데 신림선 차량은 고무차량으로 골드라인과 차량 자체가 달라 근로자들이 숙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정비기구도 별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골드라인 근로자들은 신림선 중정비는 승객 안전과 편의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돼야 하지만 정비인력을 수익사업에 투입하는 바람에 정작 적기 김포골드라인의 정비가 미뤄지고 근로자의 안전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며 부당하게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찬연 노조위원장은 “근로자 및 시민 안전과 골드라인 안정 운영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김계순 시의원은 “신림선 중정비는 중단되거나 별도 인력을 확보해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신림선 중정비는 당초 입찰 때 현대로템과 시의 약정으로 이뤄지고 있고 골드라인 운행과 정비, 시민 안전과 편의에 저촉되지 않는 별도의 기간에 하고 있다”며 “부족한 인력의 충원 문제는 운영사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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