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경기도 위상, 정치 지형 흔든다 [6·3 RE:빌딩]

경기도지사, 대권 직행 징검다리 루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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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 연합뉴스

 

커진 경기도 위상에 따라 경기도지사 출신이 유력 대선 주자로 잇따라 부상하면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현재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유력 대선 주자로 2차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선거 예비 후보의 공통적 경력은 경기도지사 출신이다.

 

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에 참여해 대선 주자급으로 체급을 올린 김동연 전 예비후보 또한 업무에 복귀한 현직 경기도지사이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는 서울시장 출신 인물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경기도지사 출신 인사들이 대선 레이스 중심에 서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신’이라는 새로운 대권 루트가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 경기도는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서울시장 출신과 경기도지사 출신의 대권 도전 성적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장 출신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통령에 오른 유일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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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 연합뉴스

 

반면 경기도지사 출신은 아직까지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가 없다. 이인제 전 지사는 1997년 대선에서 3위를 기록했고, 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 등도 각각 경선에서 탈락하는 등 ‘경기도지사 무덤론’이라는 자책성 징크스가 지역 사회와 정치권에 회자되기도 했다. 경기도가 서울을 둘러싼 외곽, 주변부로 인식되던 과거에 경기도지사 출신은 대통령 선거에서 ‘무덤’을 벗어날 수 없었다.

 

경기도지사 출신의 잇따른 대선 주자 부상으로 ‘경기도지사의 대권 직행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은 경기도의 달라진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 경기도는 인구 1천370만명(2024년 기준), 경제 규모 493조원(GRDP 기준)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으로 성장했다. 경제 규모는 세계 30위권 국가에 필적할 정도로 성장했다. 수원, 성남, 고양, 화성 등 주요 도시는 첨단 산업과 신도시 개발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더 이상 ‘서울의 그림자’가 아닌, 독자적인 정치·경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경제적 성장뿐 아니라, 경기도는 농촌과 첨단 산업, 청년층과 고령층, 다문화사회와 중산층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으로 변했다.

 

이 같은 복합성과 규모는 경기도지사가 전국 단위 정치 리더십을 검증받을 수 있는 무대가 되고 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기본소득, 지역화폐 정책을 전국적 이슈로 끌어올렸고, 김 후보는 자유경제구역 조성 등을 통해 보수진영 경제비전을 제시했다. 김 지사도 청년 기본소득, 지역 혁신 정책을 추진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높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과거 서울시장 출신이 대권 가도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졌다면, 지금은 경기도지사가 오히려 더 큰 무대를 경험한 리더십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도를 다뤄본 정치인은 국가 전체를 다룰 수 있다는 신뢰를 얻기 쉬운 구조로 변했다”며 “대권 도전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에게 경기도는 필수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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