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봄날의 특별한 나들이, 현충시설

손애진 경기동부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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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과거의 희생과 용기를 기념하는 공간들이 있다. 이른바 ‘현충시설’이다. 현충시설이란 국권 회복과 자유 수호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시설물을 의미한다. 현충시설은 전국에 2천300여개가 있으며 그중 경기 동부 지역인 안성, 광주, 이천, 여주, 용인, 성남, 하남의 주요 현충시설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성은 3·1운동 전국 3대 실력 항쟁지 중 하나로 지역 독립운동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안성3·1운동기념관에는 독립운동가 328인의 위패가 봉안된 광복사, 그 당시 주재소와 우편소 재현 공간, 실물자료 전시관 및 체험형 영상실 등이 있다. 광주 남한산성 둘레길에는 광주시항일운동기념탑과 만해기념관이 있다. 남한산성은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공간으로 지수당, 현절사 등 다양한 문화유적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천 이수흥공원에는 군자금 모집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이수흥 열사 동상과 순국선열 유택수 추모비가 함께 조성돼 있어 인근 설봉공원과 함께 방문하면 뜻깊은 나들이가 가능하다. 여주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그리스군 5천여명을 기리는 참전비가 조성돼 있다. 그리스 신전을 형상화한 이 비는 인근 현충탑, 무공수훈자 공적비 등과 함께 보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용인 현충탑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기 위해 용인중앙공원 내에 세워진 추모 공간이다. 성남 3·1만세운동기념탑은 성남 만세운동의 주창지인 율동공원에 있다. 가는 길에 한순회 선생의 묘소와 한백봉 선생의 집터가 남아 있어 항일운동의 흔적을 체감할 수 있다. 하남 현충탑은 검단산 등산로에 있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현충시설이다.

 

국가보훈부는 ‘사적지탐방, 1학교-1현충시설 협약, 스탬프투어 등으로 청소년들에게 지역 현충시설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광복 80년을 맞아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사업을 통해 독립 관련 사적지를 연결한 보훈순례길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 3개 코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호국, 민주 코스까지 확대 예정이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듯 전국 주요 장소에 ‘보훈순례길’ 조성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알게 되는 의미 있는 길이 될 것이다.

 

현충시설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과 헌신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봄꽃이 만개하는 계절의 여왕 5월, 가까운 현충시설에서 특별한 나들이를 떠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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