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글로벌 인천의 매력적 관광자원 ‘전통시장’

강도윤 인천도시재생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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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각종 도시여행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야시장 등 먹거리 가득한 전통시장이다. 21세기 도시들은 도시 간 경쟁 속에서 도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천도 이를 위해 다양한 도시관광 전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 시대에도 여전히 전통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상업공간을 넘어서 지역공동체의 중심이자 역사와 문화의 보존 공간이며 도시관광의 중요 자원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본 와카야마현의 인공섬 ‘마리나시티’에 위치한 수산시장인 구루시오시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와카야마 시정부는 쇠락해 가는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1990년대 초에 약 49만m² 규모의 인공섬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그 중심부에 일본의 전통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전통시장을 배치해 지역경제의 구심점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핵심적 앵커시설로 계획된 구루시오시장은 풍부한 해산물과 특산품으로 유명한 와카야마현의 지역 자원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고, 참치 해체쇼 등 재미있는 이벤트와 함께 신선한 해산물을 현장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바비큐 코너 등이 마련돼 일본 국내뿐 아니라 한국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유명한 관광지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도시관광에서 멋지고 세련된 신도시의 현대적인 건축물에서보다 지역의 맛스러운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의 장소가 기억에 강하게 인식된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그래서 도시 여행객은 빠지지 않고 전통시장을 찾게 되는데 정작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그 정체성을 잃거나 도시개발 사업에 밀려 흔적없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통시장은 소상공인의 생계와 관련되는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있겠지만 이웃 간의 교류와 공동체 문화 형성 등 도시의 정체성과 역사 보존의 장소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시설 노후화나 접근성 등 현실적 한계를 지녔지만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마케팅 등 좀 더 계획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구도심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재개발사업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고 개발사업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사라지거나 소규모 슈퍼처럼 한편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또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전통시장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의 창업을 지원하고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목표로 청년몰 사업이 추진되기도 했다. 이러한 시도가 일부 지역에서는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저조한 매출, 상인들과의 갈등 등 여러 이유로 현재는 이렇게 조성된 청년몰은 빈 상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즐길거리와 문화적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매력적인 도시로서의 장소 만들기 핵심전략으로 전통시장은 소중하고 귀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구루시오시장처럼 도시를 계획함에 중심부에 전통시장을 배치하고, 특색을 살리는 공간디자인과 지역사회와 연계된 프로그램 등 아낌 없는 투자와 지원을 통해 도시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항과 항만을 지닌 글로벌 도시로의 전통시장은 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지역자원이며 정책적, 시민적인 측면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단순한 보존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으로의 재창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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