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 전환해도 운동부는 지켜야”…부천고, 존속 대책 마련 시급 운동부 해체 위기, 학생만 피해…“부천고·부천시·교육청 함께 풀어야”
부천고의 경기형 과학고 전환으로 운동부 존속 여부 논란(경기일보 3월10일자 10면)과 관련해 운동부도 학교의 역사이므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부천고 운동부 학부모 및 동문이 목소리를 내는 데다 학교와 부천시, 교육당국 등도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최경연 전 교장이 운동부 존속은 단지 한 부서의 문제가 아니라 부천고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교육자산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부천고의 정체성을 계승하려면 운동부 역시 함께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전 교장은 운동부 존속의 당위성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한 학교 전통의 존중 ▲운동부 운영을 금지하는 법적 제약 없음 ▲경기형 과학고의 융합형 인재 육성과 운동부 연계 가능성 ▲운동부가 학교의 상징이며 동문의 정체성인 점 ▲학생의 교육권 보장과 자아실현 기회 제공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운동부 폐지가 과학고 전환의 전제조건이 아니라면 이를 지켜내는 게 학교의 책무”라며 “부천고뿐만 아니라 부천시와 부천교육지원청 등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운동부 소속 학생들의 학부모들도 가세하고 있다.
운동부 학부모 A씨(43)는 “과학고로 바뀌면서 운동부를 없애면 학생들의 진로는 어떻게 되느냐”며 “전학도 쉽지 않은데 대책을 안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48)도 “학생들이 받은 상처와 혼란 등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며 “학교와 교육당국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부천고 동문들도 운동부 존속에 힘을 보탰다.
졸업생 C씨(56)는 “운동부는 부천고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상징”이라며 “과학고 전환에 이런 상징을 없애는 건 학교 정체성을 스스로 지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운동부 존속 여부에 대해 존속과 전학, 부천시체육회 소속 팀으로의 전환 등 다양한 대책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시는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원론적인 견해를 유지하면서 구체적인 대응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부천고와 부천시, 부천교육지원청 등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 D씨(54)는 “운동부 존속 여부는 단순한 폐지냐 유지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스포츠와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라며 “부천고, 부천시, 교육지원청 등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천고에는 현재 야구부 28명, 사이클부 9명 등 총 37명의 운동부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들은 과학고 전환과 함께 해체 절차를 밟을 가능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 당국과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의 책임 있는 논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 관련기사 : 부천고→과학고로 전환 확정…운동부 해체 위기 ‘날벼락’
https://kyeonggi.com/article/20250309580140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