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고→과학고로 전환 확정…운동부 해체 위기 ‘날벼락’

야구부 28명·사이클부 9명 존폐 위기…대안 마련 시급
부천시·교육지원청 “결정권 없다”…학생·학부모 불안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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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고교 교문 전경. 김종구기자

 

부천고가 과학고로의 전환이 확정되면서 야구부와 사이클부 등이 해체 위기에 놓여 학생 및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9일 부천교육지원청과 부천고 등에 따르면 부천고는 2027년 3월부터 과학고로 전환되고 과학고 특성상 운동부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고 현재 활동 중인 야구부와 사이클부 학생들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할 상황이다.

 

이 학교 야구부는 1985년 창단 후 현재 선수 28명(1학년 11명, 2학년 8명, 3학년 9명)으로 운영 중이고 2023년 전국고교주말리그 전후반기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안시후 선수를 배출하는 등 지역 야구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사이클부도 1981년 창단돼 현재 선수 9명(1학년 2명, 2학년 3명, 3학년 4명)으로 구성됐다. 2023년 제104회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1개를 획득했고 지난해 전국체전에선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야구부와 사이클부가 존속하려면 부천 내 다른 학교가 팀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운동부를 창단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고교 운동부 창단은 교장들의 부담이 커 꺼리는 경향이 있어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부천고와 교육지원청, 부천시 등은 해결책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으나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천고 관계자는 “과학고 전환이 확정되면서 운동부 해체 여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운동부 존속 여부는 학교의 결정 사항”이라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고 부천시, 역시 “운동부 운영은 교육청과 학교의 소관”이라며 직접 개입이 어렵다는 견해다.

 

이런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들은 운동부 해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 A씨(48)는 “운동을 계속하려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야 하지만 아이들이 갑자기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걱정을 표했다.

 

부천지역 유일한 고교 야구부와 사이클부가 사라지면 지역 스포츠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부천시, 교육지원청, 학교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체육계는 부천 내 다른 학교가 운동부를 재창단하거나 지역 내 스포츠클럽과 연계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훈련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체육계 관계자는 “부천고 운동부 소속 학생 37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속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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