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현 안양대 음악과 교수
여러 안타깝고 반갑지 않은 뉴스들, 마음 아픈 사고들이 있었던 연말이 흘러가고 어느새 새해는 또 시작됐다.
매일 뜨던 해가 또 뜨는 것이지만 숫자의 바뀜과 함께 새로운 희망, 새로운 계획을 꿈꾸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음이 감사한 이때, 모차르트의 심포니 41번, ‘주피터’를 감상하며 새롭게 마음을 다져보면 어떨까.
모차르트의 음악은 대체로 밝고 순수하며 영롱하고 맑다.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선율이 귓가에 맴돈다. 특히 41번 심포니는 시작부터 희망차고 당당하고 기품이 있다. 그래서 신들의 왕인 주피터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그러나 천재 모차르트가 삶의 마지막 교향곡인 41번 교향곡을 작곡할 당시 그의 현실은 가혹하고 고통스러웠다. 더 이상 신동이 아닌 30대의 모차르트는 시들해진 인기와 부족한 경제 관념으로 빚에 허덕였고 빈 시내에서 변두리로 이사해야만 했다.
설상가상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잃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약 2주 만에 이 작품을 완성하며 당당하게 고통을 승화시켰다.
1악장에 처음 제시되는 오케스트라의 당당하고 위엄 있는 선율은 희망차면서도 기품 있게 느껴진다. 그런데 1악장의 중간 부분에는 그가 작곡한 서민적인 희극 오페라 아리아의 선율이 삽입돼 있다.
귀족적인 기품과 서민적인 코미디. 기악과 성악. 즉, 서로 이질적이고 반대되는 요소가 공존하는 세상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담겨 있는 듯하다.
2악장의 아름답고 가슴 저미는 시작 선율은 갑작스러운 포르테 음으로 재차 방해받는다. 불안하게 폭풍처럼 찾아오는 한 음의 격정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갈 우리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된다.
4악장은 중세시대 그레고리안 성가 선율을 푸가 형식으로 활용해 작곡했다. 모차르트 41번 주피터 심포니를 들으면 다양한 복합성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불안과 격정의 흔들림이 와도 평화를 유지하며, 과거의 일들을 교훈 삼아 화려하고 당당하게 새해를 살아갈 내면의 힘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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