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헌진 서영대 ESG경영학과 교수
행정안전부는 2021년 10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시·군·구 중 89곳을 인구소멸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은 2020년 인구 증가율을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했고 인구소멸지역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저출산과 지역소멸 위기는 우리나라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멸 위기, 혹은 붕괴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은 대부분 부족한 일자리와 정주여건 등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그 지역이 가진 가치를 찾아내고 상품화해 지역 공동체와 함께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기업가다. 이들은 로컬 자원을 활용하고 비즈니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로컬(local)이라는 단어는 글로벌(global)과 대비되는 단어로 보편적이기보다는 독특함과 본연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 개념이다. 일반적이지 않고 지역만의 환경이나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브랜딩이 가능하고 아무데서나 사거나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집객 능력도 좋아 지역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공장이나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개발이 아닌 보존과 활용을 통해 지역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가꾸고 상품화하면 지역 발전에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장단콩으로 유명한 파주의 사임당두부협동조합은 법원읍 상인들이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설립했다.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한 두부 요리를 판매하고 장단콩 두부 체험 등을 진행하는데 해외 방문자가 늘어나는 등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경험을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 장산의 독수리 식당은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보호 운동으로 시작됐는데 수백마리의 독수리와 재두루미 등 철새가 찾아오면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생태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로컬자원은 발굴하기에 따라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로컬의 가치는 숨어 있고, 로컬크리에이터 같은 기업가의 발굴 노력도 필요하고, 지역의 공간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소멸될 것 같은 지역의 숨은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21세기 로컬 골드러시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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