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삼일고등학교장
청년실업과 기술 인재 부족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가 긍정적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와 기업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선진국형 직업교육 모델이다.
현재 경기도 관내 20개 특성화고와 476개 기업이 참여하며 약 1천20명의 학생이 도제교육에 임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초이론과 실습교육(OFF-JT)을, 기업에서는 현장 전문가로부터 심화기술교육(OJT)을 배우며 현장성을 갖춘 직업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월 40만~60만원의 훈련비 지원, 노트북 지급, 자격증 취득 지원 등 실질적인 혜택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인하고 있다.
이러한 도제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단순 현장실습과 달리 학습근로자로 인정받으며 전문적인 기술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청년들이 졸업 후 일자리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돕는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상생 모델로 평가된다.
유럽의 도제교육이 청년 고용률을 높이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한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도제학교도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다만 이를 더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학교와 기업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참여 기업의 다양성을 확대해 더 많은 직업군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학생들이 취업 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P-TECH, 재직자 특별전형 등 후속 학업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화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내 도제학교는 전기전자, 소프트웨어(SW) 개발, 기계, 자동차정비, 세무회계, 헤어디자인, 조리과정에 예산이 집중돼 있다. 앞으로는 서비스 문화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해 더 많은 학생이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미래지향적 정책으로 정부와 기업, 교육계가 힘을 합쳐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다. 도제학교가 그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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